불교에 귀의 한 것은 대학시절이다. 그 전에는 ‘나 자신밖에 믿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노력한 만큼만 원한다’는 것이 내 방식의 종교관이었다. 이런 생각이 바로 부처님의 근본사상임을 깨닫게 되면서 불자가 됐다.
사실 나는 불자보다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 기독교재단 중학교를 다니면서 3년간 예배와 성경공부를 했고, 6년여간 교직생활도 했을 정도로 종교적 환경은 기독교 일색이었다. 적지 않은 세월을 기독교와 함께 하면서도 내 마음의 불심이 변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면 전생에 불법과의 인연이 대단했던 것 같다.
불교에 심취하기 시작한 것은 전북불교회관 원감 회일스님을 만나면서 부터다. 97년 전북불교회관 자원봉사자 총간사장을 맡아 불교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서 비로소 신행생활을 알게 되었고 내가 가야할 종교적 방향을 설정하였다. 먼저 불교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화엄불교대학에 입학했고, 아내와 함께 부부 포교사가 됐다.
지난해 우리는선우 전주지회에서는 초발심자경문 등 경전공부를 했고, 전주소년원 법회에 참여하는등 부처님의 정법을 배우고 전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련대회 도우미, 남원 실상사의 무공해 농산물 판매대행 등을 통해 참다운 불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니터 부문에서 제일 큰 성과는 우리나라 모든 국어사전들이 불기(佛紀)를 잘못 서술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잡은 것이다.
한글학회를 포함한 국어사전을 발행하는 출판사와 교계에 국어사전 정정운동을 전개하여 한글학회, 민중서림 등의 국내 최대의 국어사전 출판사들의 사과와 정정하겠다는 회신을 받아냈다. 이를 계기로 조계종 총무원에서 국어사전 검토팀을 운영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과 환희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천천클럽’을 조직하여 사회의 그늘진 곳곳에 자비의 손길을 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천천클럽은 관세음보살이 천수천안으로 중생에게 베푸시는 원력을 실천으로 행하기 위하여 한달에 천원씩 내는 소년소녀가장과 소년원 및 독거노인을 도우려는 운동이다. 앞으로 이 자비실천운동을 꾸준히 전개하면서 복지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쉽고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점심공양을 하는 자리에서 한 동료교수가 ‘불교가 무엇이냐, 왜 절을 하느냐, 불상은 우상이 아니냐’는 등의 질문을 해왔다. 그동안 배운 지식으로 차분히 설명해 주었더니 “불교도 이렇게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있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내가 불법을 전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언젠가 도법스님께서 법문을 하면서 “불교를 한다는 사람이 불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을 때 왜 불교를 ‘믿는다’고 하시지 않고 ‘한다’고 하셨을까 생각하면서 의문을 가졌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렴풋이 그 의미를 알게 됐다.
나는 불자로서는 늦깍기다. 그런만큼 다른 불자들보다 몇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최근 불교를 하려면 실천불교, 사회와 더불어 사는 불교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내가 가는 곳마다 지옥이 고갈되고, 아귀가 배부르고, 수라가 조복하는데 보탬이 되는 불교를 하고 싶다. 이 세상에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정열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과 같이 미력하지만 불교를 위하여 나의 정열을 바치며 무소의 뿔처럼 굳건히 정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