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264억 달러 규모 우주산업
2034년 1조 달러 넘을 것으로 전망
스페이스X, 매년 수천기 위성 운반
미국 115만기, 중국 20만기 계획
한국, 재사용 차세대발사체 개발 중
'시장 확보도 중요, 정부가 길 터줘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을 위해 2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투자설명서(S-1)를 재출하면서
전세계가 흥분하고 있다.
S-1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1조7500억 달러(약2627조원).
하지만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가치를 최대 2조달러(약3000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는 2019년 나스닥 상장 직후 시총이 2000조원에 달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스페이스X를 두고 '지상 최대의 기업공개(IPO)'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아람코는 상장을 위한 IPO 이전에도 세게 최대 석유회사였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좀 다르다.
스페이스X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7억달러(약 7조1000억원)로 19억 달러(약 2조9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스페이스X의 초대형우주선인 '스타십'은 아직 상용하지 못했고, 대규모 위성 배치를 위해서는 통신 규제 당국의 승인이라는 높은 장벽도 넘어야 한다.
올해 초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합병했는데, xAI는 AI 모델 학습과 인프라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도 스페이스X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건 '우주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윌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이스X의 IPO에 대해 '중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머스크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열광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약 1만 기의 네트워크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은 위성을 활용한 '인터넷 연결 사업'(스타링크)에서 나온다.
스페이스X는 특히 자체 개발한 재사용 우주 발사체를 통해 매년 수천여 기의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고 있다.
스페이스X 스타십 등 현재 실적은 미비
이 같은 우주산업은 폭발적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유럽의 우주 시장 분석업체인 노바스페이스는 1월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수송 같은 서비스로 확장해
2034년에는 1조100억 달러(약 15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텐리 등 글로벌 투자 은행도 2040년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1조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우주가 21세기 최대의 미래 먹거리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은 일찌감치 이 시장을 놓고 영토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에 따르면 2월 현재 활성 위성 수는 미국이 1만2094기로 독보적 1위다.
중국(1235기), 영국(662기.유럽연합(510기).일본(216기)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위성 발사 신청 격차는 더 벌어지는데, 미국은 115만 기를 발사하겠다고 신청했고 중국은 20만5000기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1800기를 쏘아 올릴 예정이다.
2022년 12월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된 한국의 활성 위성 수는 50기가 채 안된다.
한국은 앞선 2023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세 번째 시도 만에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 누리호 후속으로 재시용이 가능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4년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달착륙-표면 탐사-자원 활용-기지 구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달 탐사 전략을 시행 중이다.
주요국이 이미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아직 연구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여눅위원은 '연구.개발에서 벗어나 이제는 시장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며
'가령 위성 데이터 활용 등 상대적으로 쉬운 분야부터 정부가 첫 구매자로 나서서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일본은 민간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되 , 정부가 '첫 고객' 역할을 하며 시장과 경제성을 키우고 있다.
과거처럼 정부가 직접 운주선을 개발.운영하는 게 아니라 민간 업체에 발사와 수송, 위성 서비스 이용 계약을 체결해
상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상업궤도 수송서비스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나사는 목표만 제시하고, 기술 개발과 운영은 민간에 맡긴 뒤 나사가 서비스를 구매하는 구조다.
한국 정부 주도 연구성과 민간 이관 단계
민간업체가 개발한 달 착륙선에 나사의 과학장비를 실어 보내는 민간 달 탑재체 서비스(CLPS)도 마찬가지다.
CLPS에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와 인튜이티브 머신스, 블루오리진과 같은 민간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도 일본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우주전략기금을 통해 우주 수송과 위성, 탐사 분야 민간 업체를 장기 지원해
사업 경험과 시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2022년 누리호 기술의 민간 이전을 계기로 우주 생태계를 기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화하는 '뉴스페이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 성과를 민간에 이관하고 있는 단계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4차)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달 초 미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축적한 위성 기술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축적한 위성 기술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차세대중형위성 2호가 발사됐다.
한 민간 우주 기업 관계자는 '상업 우주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기보다는 정책 방향이 점차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우주 개발의 방향성 자체는 민간 중심의 상업 수요 확보가 맞지만 현실적으로 현재로서는 미국 외에는 상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한국은 누리호나 차세대발사체 기술 고도화와 이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우주산업은 로켓이나 위성 외에도 반도체 등 여러 분야가 복합적으로 관여한다'며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다른나라에 비해 잘하는 부분부터 상업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