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간 수요일
1독서: 에제 9,1-7; 10,18-22 <예루살렘의 역거운 짓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해 놓아라.>
복음: 마태 18,15-20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제목: 영원한 십자가 인장과 일치의 현존
1. 구원의 표식인 십자가 인장
구약성경의 에제키엘 예언자는 환시 속에서 예루살렘이 심판받는 비참한 광경을 봅니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심판에 앞서 천사에게 특별한 명령을 내리십니다. “너는 저 도성 가운데로, 예루살렘 가운데로 돌아다니면서, 그 안에서 저질러지는 그 모든 역겨운 짓 때문에 탄식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해 놓아라.”(에제 9,4)
이 표식은 고대 글자 중 십자가 모양을 한 ‘타우’라는 문자였습니다. 이 표시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세례를 통해 받는 구원의 인장이자 이마에 긋는 십자가 성호의 뿌리입니다. 십자가 표시는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겠다는 거룩한 약속입니다.
2. 십자가 희생과 화해의 권한
그러나 사람들의 계속된 죄악과 우상 숭배는 결국 거룩한 성전을 더럽혔고, “주님의 영광이 주님의 집 문지방에서 나와 커룹들 위에 멈추었다”(에제 10,18)는 말씀처럼 하느님의 영광은 성전을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가 죄로 인해 멀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멀어진 관계를 완벽하게 회복시켜 주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희생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을 뿐만 아니라, 교회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강력한 권한을 주셨습니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8,18)라는 말씀은 이웃을 배척하라는 뜻이 아니라, 잃어버린 한 영혼이라도 끝까지 자비로 품어 안으라는 뜻입니다.
3. 보편적 일치 안에서 완성되는 현존
이러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주님의 현존이 완성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거룩한 미사와 기도 안에서 주님께서는 지금도 실제로 함께 계십니다.
다만 이 모임은 우리만의 닫힌 모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수의 모임이라도 교황님과 주교단,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신자가 함께하는 보편 교회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마에 십자가 표시를 품은 이들은 개인의 기도를 넘어 미사 전례 안에서 세상 전체와 마음을 나누어야 합니다. 이러한 보편적 일치 안에서 우리 모두 주님의 참된 현존을 고백하며 구원의 기쁨을 세상에 전하는 삶을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