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 실크로드 기행(천산남로. 우루무치에서 카슈카르까지)-타클라마칸 사막의 종단
올 해도 몇 번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드디어 타클라마칸 사막을 종단(縱斷)하는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딱 작년 이 때 이른 바 ‘우루무치(烏魯木齊)유혈사태’라는 것이 벌어졌었다. 신강성(新彊省. 위구루 자치구)의 위구루족 독립 운동에 관련한 현지의 소요사태(騷擾事態)였다. 중국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막을 내린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현지에서 수 천 명의 사상자(死傷者)가 생기고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몇몇이 다쳤던 사건이었다. 그로 인하여 한국에서 우르무치로 직접 통하는 유일한 비행편인 대한항공 전세기가 몽땅 취소가 되어 오래 전부터 별러 왔던 실크로드의 ‘천산남로’를 가려던 계획이 수포가 되었다. 남로 행을 대신하여 동정호(洞庭湖)의 서남쪽에 자리한 ‘장가계(張家界)’를 여행하며 좋은 산수(山水)를 만나고는 왔다지만 평소 사막의 황량(荒凉)한 아름다움에 더 눈이 가는 나로서는 역시 아쉬운 일이었다. 이제 다시 한해가 지나 아직은 현지에 안정과 불안정이 섞여있다고는 하지만 비행편도 정상이 되어 재차 실행에 옮기게 되었으니 다행한 일이다.
타클라마칸 사막과 그 북쪽을 차지한 천산산맥의 눈 덮인 봉우리를 생각하매 벌써 마음이 설렌다. 열사(烈士)의 사막(沙漠)과 적설(積雪)의 고봉(高峰)들이 비현실적으로 조화된 가운데 사막을 이어주는 오아시스도시들이 절묘하게 배치된 고대국가의 터전을 실로 일곱 해 만에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그 당시는 실크로드의 시작점인 당(唐)나라 시절의 수도(首都) 서안(西安)을 출발하여 황하(黃河)의 중류(中流)에 자리한 서역(西域)의 길목 란주(蘭州)를 경유(經由), 만리장성(萬里長城)의 서쪽 끝인 가욕관(嘉?關)을 지나서 서역의 한 중심으로 불교석굴(石窟)의 도시인 돈황(敦煌), 그리고 사막 위에 솟아있는 손오공의 화염산(火焰山) 아래 울창한 포도밭을 자랑하는 투르판(吐魯番)을 거쳐서 신강성(新彊省)의 수도(首都)인 위구르족의 우루무치(烏魯木齊)까지, 그 ‘하서(河西)주랑’과 ‘천산북로’를 열이틀에 걸쳐 기차를 타고 다녀왔었다. 황량한 사막 끝자락의 지평선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설봉(雪峰)을 바라다보면서 친우(親友) 가범(加帆)과 함께 갔던 길이다. 이제 그 길을 잇대어서 우루무치로부터 파키스탄의 국경에 인접(隣接)한 카스카르까지, 천산의 남로(南路) 길을 통하여 세계에서 둘째 크기의 사막을 종단(縱斷)하게 되었으니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현지의 일기예보에 의하면 우루무치와 그 인근 지역의 수은주가 섭씨 40。를 웃돈단다. 작렬(炸裂)하는 태양의 눈부심 속에 견디기 힘들 정도의 기온이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런 점이 도리어 색다른 풍광을 제공해 주리니 바로 그것이 나를 불러들이는 매력(魅力)이다.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荒蕪地) 위에 자리한 오아시스 도시들과 그 곳에 선 키 큰 백양(白楊)나무 가로수가 눈에 선하다. 곳곳에 휘돌아 오르는 돌개바람 속에서 목동에게 이끌려가는 양(羊)떼와, 황량(荒凉)한 사막 안에서 믿기 어려운 수량(水量)을 자랑하는 물줄기와, 손에 잡힐 듯이 낮게 드리운 밤하늘의 별빛 아래 고대국가의 수많은 유적(遺跡)들이 폐허(廢墟)로 널려있는 곳. 이제 그 전설(傳說) 속으로 떠난다. |
출처: 우보조아 원문보기 글쓴이: 牛步 yyun bird
첫댓글 멋진 인생 - 잘 운영하십니다. 늘 행복하세요 -합장- "스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