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선생님
오동선(이리영등초 ohdsun@hanmail.net)
1. 올해 처음 1학년을 맡게 되면서 좌충우돌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교사마다 학년을 새로 맡으면 자신만의 특색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진행하며 실천해 볼 것이다. 해서 비록 동화구연에 자신은 없지만 아침독서와 더불어 아침시간을 활용하여 조금씩 꾸준히 책 읽어주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지적 정서적 발달을 도모해 보고자 하였다.
2. Jim Trelease는 부모나 선생님이 직접 책을 읽어주었을 때 다음과 같은 교육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하였다.
첫째, 아이들이 그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된다. 책은 무엇보다도 읽는 아이의 흥미가 유발되어야 한다. 책을 읽게 하거나 책을 사주기만 하고 그대로 두면 그 날 이후에는 흥미를 갖지 않게 된다.
둘째,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크게 발동한다. 아이가 혼자 책을 읽으면 모르는 부분도 많고 집중이 되지 않아 책 내용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면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고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이끌리게 된다.
셋째, 아이들이 차츰 책과 가까이 하게 된다. 선생님이 매일 재미있는 책을 잠깐씩이라도 읽어주면 아이들의 태도는 금방 달라진다. 아이들은 금방 선생님을 따라서 책을 가까이 하게 된다.
넷째, 언어 표현력과 사고력이 크게 늘어난다.
다섯째, 집중력이 생긴다. 학습은 먼저 잘 듣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숙달시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이끌리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주 재미있는 책을 읽어주면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에 빠져들고 이것이 반복되는 동안 집중하는 습관이 저절로 길러진다.
여섯째, 아이들의 정서가 풍부해지고 성격이 좋아진다.
3. 독서심리
1) 초등학교 1․2학년(6-8세기)
문자를 깨닫고 스스로 책읽기를 좋아하면서 그림 이야기, 동화에 특별한 흥미를 갖게 된다. 감정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생활주변에 흥미를 나타내며 부모나 교사의 모방을 잘한다.
4. 책읽어주기
1) 입학 후 5월까지
이 시기에는 초기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기간으로 아주 초보적인 집중능력과 관심분야에만 흥미를 느끼는 단계라 생각하고, 아주 짧은(약 2-3분내외) 명작 단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 6-7월
어느 정도 수업집중시간이 늘어나고 안정적인 생활태도를 형성하는 시기이므로 이전보다는 길며(약 4-5분)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창작동화를 중심으로 들려주었다.
3) 2학기부터 현재
1학기와는 다르게 한권의 동화책을 하루에 약 10분 내외로(1주일정도면 다 읽어줄 수 있을 만큼 되는 분량의 책-도서 전문가인 사서선생님의 추천동화를 중심으로) 읽어주었다. 또한 2학기부터는 하루 분량을 읽어준 후 ‘이어질 내용 상상하기’, ‘책 읽는 중간 중간 핑퐁식 문답하기’ 등도 병행했으며, 한권을 모두 읽어준 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예를 들어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느낌 기록하기, 독후감쓰기 등) 피드백활동을 진행하였다.
4. 아이들의 반응
체계적으로 설문조사나 여타의 방법을 활용하여 조사해보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읽어주다 보니 아이들이 책읽어주는 시간동안 집중력과 흡인력이 차츰 강해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독후활동에서도 활발한 자기표현능력이 향상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리해보면
첫째,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모방하고 싶은 인물로는 단연 선생님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교사의 책 읽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모방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독서에 대한 흥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독서에 대한 흥미와 책 읽는 것이 즐겁다는 내적 요인의 변화를 통해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어린이들은 책 읽어 주는 시간을 기다리며 독서에 흥미와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아침에 교사가 무심코 지나치면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어 달라 요구한다.
넷째, 책을 읽는 시간이 늘었으며 특히 아침시간에 조용히 자리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늘어났다. 이는 독서하는 습관이 서서히 형성되어 감을 알게 해 준다.
5. 마치며
지금까지는 유치원 교육에서만 일반화되어 오던 동화 들려주기 활동은 초등학교에도 적용해 볼만한 일일 것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서구에서는 부모의 책 읽어주기나 교사의 책 읽어주기 활동이 많이 퍼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활동 사례가 많지 않아서 안타깝다.
초등학교 저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들도 교사의 책 읽어 주기 활동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며 그 확대 적용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