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독주시대다.
요즘 CF는 ‘전지현 천하’다. TV를 틀면 전지현이 쉴 새 없이 나와 울고 웃고 춤춘다. 드라마에는 통 출연하지 않지만 어쨌든 브라운관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여배우는 전지현이다. ‘너무 많이 나오는 게 아니냐’ ‘광고마다 비슷한 컨셉트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의류 카드 샴푸 음료 등 출연작마다 히트고 광고주들도 대만족이다. CF전문사이트 TVCF(www.tvcf.co.kr)의 5월 월간 인기순위에는 전지현의 광고가 5위 안에 무려 4개나 올라 있다.
전지현은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이라는 남성들의 이상형에 꼭 들어맞는 스타일로 다양한 연령층의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에게도 닮고 싶은 ‘워너 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눈물을 뚝뚝 쏟아내는 멜로 여주인공의 청순함에다 빗자루를 들고 춤을 춰도 예쁜 신세대 특유의 발랄함, 큰 키와 늘씬한 몸매에서 뿜어내는 섹시함까지 두루 갖춰 어디에도 어울린다는 게 광고인들의 평가다. 한 광고인은 “나이가 어려 혼수용 가전제품 모델로 쓰기 어려운 게 안타깝다”고 말할 정도다. 게다가 ‘여배우 기근’까지 맞물려 전지현의 CF 독주가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이영애와 장나라에 이어 최근에는 ‘전지현의 하루’가 네티즌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출연 광고들을 엮은 ‘전지현의 하루’는 이렇다.
●아침에 눈을 뜬 전지현, 쏟아지는 여름 햇살에 타고난 뽀얀 피부를 지키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정성들여 바르고 외출준비를 한다.(유니레버코리아 폰즈 더블화이트)
●전지현은 압구정동에서 남자친구 지진희와 만나 내일 친구들과의 모임에 입고 나갈 지진희의 옷을 사주다 싸움을 벌이게 된다.(광고속 전지현은 명품과 할인을 동시에 챙기는 딱 요즘 부유층 신세대다) 돈이 없는 지진희는 “나를 있는 그대로 소개하는 게 창피하느냐”고 화를 내고 전지현은 “그럼 그 차림으로 입고 나올 거냐”며 맞받아친다. 남산계단에서 “가난하지만 이수일의 따뜻한 가슴이 사랑”이라는 지진희에게 “여자에겐 김중배의 다이아반지도 사랑”이라고 반박한 뒤 헤어진다.(2%부족할 때)
●지진희와 싸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전지현은 요즘 유행하는 복싱(지오다노)과 검도(엘라스틴 샴푸)로 땀을 뺀다.
●취침 전 다시 나이트용 미백 화장품으로 피부를 손질한 뒤 잠자리에 든다. 주말로 예정된 다른 남자친구와의 그림 같은 제주도여행(LG카드)을 미리 꿈꾸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