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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박하 런던미술관 여행기 12
영국최고의 인상주의 콜렉션 코톨드갤러리
런던미술관 여행기는 오늘로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아요.
런던박물관이나 하우저앤워스, 국립초상화박물관, 또 몇몇 갤러리들이 있긴한데 문을 닫아 못가본 데나
그렇게 비중있게 머물다 오질 않아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정리해 드리기로 하고, 일단 박하와 런던여행은
이걸로 마쳐야할것 같아요. 다음 가실 곳은 파리이구요, 큼직하게 가본 곳들을 돌고
올해 갔던 동경미술관 여행을 가볼께요.
올해는 일단 여기까지 해보고 한소끔 쉬었다가 신변정리가 되는대로 세계 다른 나라 미술관 여행을 가보도록 할께요.
진짜 여행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런던에 싫증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난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박하와 런던미술관 여행 어떠셨나요
런던은 다음에 또 가보고 싶어요. 공원도 많고 언젠가 영국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1. 인상주의의 보고 코톨드갤러리
코톨드인스티튜트아트는 런던대학의 소속으로 런던중심가 서머셋하우스에
위치하는 화려한 콜렉션을 가지고 있어요. 바로 오늘 가려고 하는 코톨드 갤러리예요.
코톨드갤러리는 1932년 주요기증자인 'Samuel Courtauld'의 이름을 따서 설립된 사설 미술관이예요.
실크를 대체한 레이온으로 큰 돈을 벌었던 그는 미술에 조예가 깊었고 특히 프랑스 인상파 후기 인상파
작가들의 명작을 수집했어요.
동생인 스티븐 코톨드 경과 여러 콜렉터들이 기증한 윌리엄터너,로저프라이 등의 영국작가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뒤러,브뤼겔 등의 르네상스 작품과 루벤스, 렘브란트의 바로크 작품들도
보유하고 있어요. 대표작으로 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고 있는 자화상,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드가의 무대위 두명의 댄서, 세잔의 생빅투아르 산, 고갱의 네버모어 등이 있어요.
지하에 카페와 쉬는 공간이 있고, 지상층이 있고 우리나라로 치면 2-3층에 전시공간이 있어 요.
르네상스부터 20세기에 걸쳐 시대별 지역별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등 나뉘어져 있고 방별로 루벤스나
고흐, 쇠라 등 특정 작가의 방으로 꾸며진 공간들이 나뉘어져 있어요.
트라팔가 광장에서도 10분 정도 걸어서 갈수있고, 가까운 지하철도 있고, 바로 앞에 서는 버스도 있어요.
접근성이 아주 좋은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고, 웅장한 성 같이 커다란 성같아서 써머셋하우스에서 코톨드
찾는게 약간 헷갈리실 수 있어요. 겨울엔 스케이트장도 생긴다고 하는데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들이 년중 펼쳐지는
아주 멋진 곳이예요. 비교적 관광객들도 적은 편이고, 미술 좋아하는 우미갈 님, 만약 런던에서 두군데만 꼭 가야한다면
내셔널갤러리와 전 여기 코톨드를 가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런던의 다른 미술관들이 거의 무료인데 반해 코톨드는 입장료가 있는데요. 예전엔 어느 요일에 무료기도 했는데
지금은 월요일에 3파운드, 다른날은 6파운드예요.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작품들이 좋아요. 인상파 화가들 작품하면 파리 오르세가 최고겠지만 그걸 제외하면 유럽 최고의
인상주의 컬렉션이 아닐까 싶어요. 파리를 구지 안가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 많았구요,
눈 안좋은 저같은 사람도 충분히 다가가서 볼 수 있도록 거리도 가깝고, 후레쉬 안하고 사진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찍을 수 있어요. 마네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그림 앞에서 지나가는 어느 잘생긴
이탈리아 오빠한테 부탁해서 인증샷 잘나올때까지 찍었어요.
2. 코톨드의 보물,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오르세미술관에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가 있다면 코톨드에는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이 있다고 할 정도로
코톨드의 보석같은 대표작이예요. 제가 미술관여행기 쓰면서 구지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는 않았어요. 미술관마다 대표작들이 있긴 한데 그림이야기까지 하다보면 넘 길어지기도 하고 해서요.
하지만 이번 마네의 그림은 워낙 특별하고 중요해서 꼭 보고 가려구요. 이 그림 하나만 보고 와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아요. 마네가 살롱전에 출품했던 생애 마지막 작품이구요, 마네가 일생동안 추구했던
모든 예술관과 생각들이 모두 담긴 작품이라고 보셔도 좋아요. 인상파 화가들의 맏형격이었던 마네는 정작
인상파화가들이 놀던 인상파전보다는 샬롱전에 20번이나 출품을 꾸준히 하게 되요. 늘 파격과 일탈로
대중과 비평계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그이지만 정작 정통 미술계의 인정을 받으려고 무던히 노력했어요.
6번이나 낙선하고 19세기 미술사 최고의 혹평을 받으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을텐데,
그 나름의 철학과 신념이 있어서 한 행동이었겠지만 시대를 앞서갔던 그를 제대로 평가해줄 혜안들이 없던 때
참 고독하고 외로운 아티스트였겠다 싶어요. 개인적으로도 그리 평탄한 삶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아버지의 정부였던 여인과 결혼하고 정작 정인이었던 베르트모리조는 동생 외젠과 결혼하고, 51세 나이에
매독으로 왼쪽다리를 절단하는 고통과 각종 병으로 병상에 누워 생을 마감했다고 해요.
그의 일생을 돌아보면 그의 작품만큼 그리 혁명적이거나 멘탈이 강한 인물은 아닌것 같아요.
장남컴플렉스인지 뭔지 몰라도 운명에 순응하려는 면도 보이고 다만 미술에 있어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공하려는 미련하리만큼 성실함과 의지는 높았던것 같아요.
무엇을 그려야 하고 그림에서 대상과 해체에 관한 생각이 기존의 전통 미술을 뒤엎었고, 주제와 양식의 폭이
넓어 마네만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이 되는 작품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은 현대적이고
혁명적인 작가로 기억되고 있어요.
1860년대 파리에서 그가 시작한 혁명은 인상파를 거쳐 세잔과 큐비즘에 까지 영향을 미쳤어요.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은 파리에 있는 큰 규모의 술집 겸 공연장이 있는 대형 유흥업소였어요.
19세기 프랑스 자본주의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이기도 했구요. 근대 자본주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일 수도 있어요. 그림은 실제 거기서 근무했던 쉬종(Suzon)이라는 여종업원을 모델로 했어요.
공간 스케치를 하고 쉬종을 집에 데려와서 테이블 셋팅을 하고 그녀에게 포즈와 표정을 주문하여 그렸어요.
그림 속에 곡예사 발이나 수많은 관객들은 거울속에 반사되는 모습이고, 그녀는 지금 왁자지껄한 손님들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그림속에 그녀의 뒷모습과 모자 쓴 남자의 얼굴이 보이는데요. 예리한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그녀의 뒷모습이라면 좀더 그녀와 더 가까이 그려져야 하고 남자가 거울에 보이는 거리라면
왼쪽에 남자의 뒷모습이 그려져야 맞는거겠죠, 그리고 테이블에 병 모양을 보셔도 원근법이며 제대로 그려진게
아닌걸 보실 수 있어요. 술집 종업원은 드가의 그림의 발레리나 처럼 몸을 파는 일까지도 했었고 지금 그림 속 남자와
흥정을 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멍하고 심드렁한 그녀의 표정은 그리 밝거나 행복해 보이지 않고 들떠 있고 흥분된
거울 속 관중들과도 대비되는 모습이예요. 돈쓰느라 즐거워죽겠는 무리들과 달리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과
달리 쳐진 어깨로 몸도 팔아야 하는 초로한 노동자의 뒷모습이 엉뚱한 구석에 비쳐지고 있어요.
그림이라는게 관객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보이는게 맞는지라 마네의 그림 이야기는 요기까지 할께요.
암튼 코톨드에 가시면 꼭 눈에 담아 오시면 좋을 듯 해요. 미술사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그림이거든요.
종로스터디에서 공부할때 이 그림에 대한 부분나왔을때 보고 온거 완전 뿌듯했어요.
런던미술관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기도 해요. 내셔널에서 본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과
호메바의 '미델하르니스의 길'을 만난 것도 매우 좋았어요.
계단모양이 위에서 보면 엄청 이뻐요. 팜플릿에도 나와있길래 찍어봤는데 좋은 카메라 가져가시면 제대로 찍어보세요
리움 계단도 생각나실거에요
큰 성처럼 써머셋하우스가 커요. 고풍스럽고. 코톨드 입구가 헷갈리실건데 구경삼아 여기저기 보시는 것도 괜찮아요
그 유명한 고흐의 귀잘린 자화상이예요
뒷배경으로 후지산과 일본여인들도 자세히 보실 수 있어요
고갱전 가보신분들도 계시지요, 고갱그림 이거 말고도 많이 있어요. 고갱을 많이 좋아하지 않아서 한국에 왔을때 보진 않았는데요. 코톨드나 파리에서도 실컷 보실 수 있어요
드가의 유화나 파스텔화 많이 있어요. 물론 오르세에 더 많아요
코톨드의 대표작이자 마네의 명작인 폴리베르제르의 술집이예요
세잔의 그림도 엄청 많아요 ㅎ
크라나흐의 아담과 이브인데요. 자세히 보니 사지으로 못봤던 디테일한 부분들이 보여 신기했어요
그림은 역시 직접 눈으로 보시는게 좋아요
후기 인상주의 쇠라의 그림을 위한 방이 따로 있을 정도로 작품들이 꽤 있어요
모딜리아니 그림도 빠질 수 없죠
그밖에 코톨드에 있는 그림들이예요. 엄청 나죠
써머셋에 다른 공간에서 패션전시도 많이 열리는데요 제가 갔을 때 발렌티노 전이 열리고 있었어요
입장료도 쎘고, 전 패션은 별로 관심없어 패스했어요
다음 전시가 피카소 특별전이어서 미리 팜플릿들이 놓여져 있었어요
써머셋 바로 옆에 킹스컬리지가 있고, 거기 출신 학자나 유명한 분들 초상이 주욱 있었어요
역사 깊은 학교라 자부심을 가질 만 하겠더라구요
첫댓글 좋은 아침이요~~* 런던 미술관여행기가 어느덧 12편을 달렸군요! 새로운 약속으로 아쉬움을 달랩니다.^^*
인증샷 굿!!
첫번째 댓글은 항상 두근두근 기대되고 짜릿해요. 넘 감사드려요. 한시간차 나는 파리로 넘어가볼께요. 파리 도착부터 에피소드가 있었고 비내리는 목요일 밤 카페의 엄청난 파리의 수다들과 정각에 반짝이는 에펠탑의 감동 전해드릴께요^^봉쥬르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인생이란 삶에 있어 우린 모두 나그네예요. 여행은 계속됩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시리즈로 다 읽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제가 아는 구오사님 맞죠? 시간이 멈춘듯 그리 늘 여행을 꿈꾸는 삶이요^^
그림은 역시 직접 보는게 최고라는 말이 가슴에 팍!!!
박하님 웃는 얼굴 보니 갑자기 보고 싶어집니다.
글 정말 잘보았습니다.♡♡
제 인증샷은 조만간 내릴거예요. 디아인님도 박하한테 반했구나 ㅎㅎ저도 디아인님 보고 싶음요. 그림은 내 눈에 비춘 그대로 보는게 진실인 듯해요. 미술은 삶을 아름답게하는 기호예요^^*
@박하 얼굴 작아서 잘 안보이는데요...!
@차근 차근님 그거 칭찬이지? ㅎㅎ
감동의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감사해요^^
코톨드의 주인공 마네님^^ 감동의 눈물은 아껴두셔요. 직접 가서 보셔야죠^^
박하님만 누릴수 있는 호사를 포장까지 해서 나눠주시니 감사~감사~
시나브로님 기쁨은 나누면 두배, 슬픔은 나누면 반이요^^
드디어 영국 여행 끝이군요....직접 여행을 한듯한 생생한 미술관 여행기였어요. 까페글을 이리 정독한 것도 처음인거 같네요
감사드려요, 담엔 런던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한시간만에 파리로 갈께요^^ 봉쥬르
아까비~오늘 읽다보니 박하님,인증샷을 보는 행운을 놓쳤네요ㅜㅠ 여튼 박하님 덕분에 행복한 영국 여정이었어요! 다음 파리편도 기대만빵 입니다♥
파랑새님도 함께 해주셔서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파리는 많이들 가보신데라 어찌 얘길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곧 떠나볼께요^^
곧 런던가는데..많은 도움되었습니다.
파리편도 기대할께요...^^
우와 런던가시는군요^^ 제가 소개한 몇 곳은 들러보시겠네요, 도움되시길 바라고 파리편은 써야는데 맘 짬을 못내내요 조만간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