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걷고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 찰.칼.냉.
<2021년 10월 20일>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2018년 11월 24일 첫 방송 이후,
지난주 토요일 140회(행복이 물들다 치악산 동네 - 강원도 원주)가 방영되었으니,
그간 수많은 동네의 숨겨진 정보나 정겨운 얘기들이 숨은 맛집들과 함께 소개되었다.
지난 2019년 9월, 우연찮게 팔당호 마지막 어부 안호명님(당시 81세) 얘기가 나와
[동네 한 바퀴] 카톡방이 만들어지고, 소개되는 동네나 맛집을 골라 다닌지가 어언 만 2년,
오늘은 작년 1월에 방영된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에 있는 남해식당 가는 날.
걷기 코스는 덕수궁 경내를 한 바퀴, 다시 대한문을 나와
정동길과 고종의 길을 걷고 중명전에 들른 후, 남대문시장으로 ~~~.
♣ 덕수궁에서는 현재 [덕수궁 프로젝트 2021 : 상상의 정원] 행사 중.
(전시기간 2021. 9. 10. ~ 11.28.)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 남해식당 세자매의 구수한 입담과 친절에 모두들 과식,
주 메뉴는 보리밥 + 칼국수 + 냉면 세트와 찰밥 + 칼국수 + 냉면 세트,
그러니 주문은 '보'냐, '찰'이냐 만 결정하면 된다.
물론 칼국수 + 냉면 또는 수제비 + 냉면 등 다른 메뉴도 있긴 하다.
이른바, '찰.칼.냉'의 '찰'을 주문, 찰밥도 고봉밥, 칼국수도 한 그릇 가득, 거기에 냉면까지,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세자매들 미리 감을 잡고 찰밥은 그저 맛만 보시란다.
각자 남긴 찰밥에 서비스까지 추가하여 거의 3인분의 찰밥 봉지를 하나씩 주신다.
시장의 넉넉한 인심과 인정이 묻어난다. 이래서 세상 살만하고 살맛이 난다.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카페라떼 한 잔씩 손에 들고 [서울로 7017] 산책,
서울역에서 즐겁고 행복한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만남의 장소는 덕수궁 대한문 안쪽 금천교, 꼬마들이 귀엽다.
*** 대한문 앞쪽은 월대 복원 공사 중이라 매표소 입구만 협소하게 열려 있다.
[덕수궁 프로젝트 2021 : 상상의 정원] 전시기간 2021. 9. 10. ~ 11.28.
여러 곳에 분산 전시되는 상상의 정원, 함녕전에서 열리는 <성종상x이용배의 몽유원림(夢遊園林)>의 몇 장면
*** 1919년 고종황제는 이곳 함녕전에서 승하.
[중화전] 1897년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황제국의 위상에 걸맞게 중화전 기단의 답도에 용 문양을 새기고
창호를 황금색으로 정비, 1902년 중층으로 지었으나, 1904년 화재로 소실, 다시 지으면서 단층으로 축소되었다.
[정관헌] 한국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정자인 정관헌(靜觀軒)은 1900년경에 건립.
고종이 다과를 들고 음악을 감상하던 곳으로, 벽체에 석조기둥을 세우고 다양한 문양으로 장식.
*** 덕홍전 뒤편과 정관헌 사이에는 작고 아담한 후원이 있었다고 한다.
*** 사진 좌측 마당에 '상상의 정원' 전시. <김아연의 가든 카펫>
<김아연의 가든 카펫> '덕수궁 프로젝트 2021 : 상상의 정원' 전시. ***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거닐 수 있다.
덕홍전에서는 <이예승의 그림자 정원> 각종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태그(인스타그램 앱 필요)하면 상상의 정원이 펼쳐진다.
*** 덕홍전(德弘殿)은 1911년에 건립(덕수궁 내 현존 전각 중에 가장 최근 건조)된 전각으로 내외 귀빈이 황제를 알현하던 곳.
다시 찾은 정관헌엔 금천교에서 만난 귀염둥이들이 기념 촬영 중.
꽃보다 아름답다. 노박덩굴과의 [회잎나무] 로, 화살나무 종류 중 줄기에 화살 깃(날개 깃)이 생기지 않는 유일한 품종이다.
석조전 뒤 오솔길
평성문 안쪽 [가시칠엽수]의 수피(樹皮),
열매 표면에 가시가 있고 잎이 7장이라 가시칠엽수라 하며, 흔히 프랑스어 이름인 '마로니에(marronnier)'로 불린다.
*** 이 가시칠엽수는 1913년 네델란드 공사가 고종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해지니, 수령이 100년은 훌쩍 넘나보다.
***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의 칠엽수는 일본칠엽수로 열매에 가시가 없으며 꽃차례도 달라, '마로니에'와는 다르다.
*** 칠엽수라 하여 잎이 모두 7장은 아니며, 5 ~ 6장의 잎이 달리기도 한다.
뒷쪽은 일제강점기에 훼철된 [돈덕전(惇德殿)] 재건 공사 중(2019. 6. ~ 2022. 8.)
석조전 앞 서양식 정원, 좌측 나무는 수양 벚꽃
[석조전] 대한제국 고종 황제 집무실과 외국사신들의 접견실로 사용할 목적으로 1900년 기공 1909년 준공.
*** 2층은 황실 가족의 사적 공간, 지하층은 시종들의 생활 공간으로 설계.
[주목(朱木)]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이란 주목, 줄기나 가지가 붉은 빛을 띠어 朱木이라 불린다.
화살나무 단풍, 곱게 익어 가고 있다. 줄기에 화살 깃이 있어 화살나무라 한다.
사진 우측은 [석어당(昔御堂)] 선조 26년(1593년) 창건, 1904년 화재 소실 후 중건.
덕수궁 돌담길, 민주노총의 시위로 덕수궁길 입구는 경찰들이 장벽을 이루고 있으나, 차 없는 길이라 걷기에 안성맞춤.
[운교(雲橋 - 구름다리) 터] 경운궁(덕수궁의 옛이름)을 확장할 때, 외국공사관을 가는 길을 막을 수 없어 설치된 구름다리.
*** 덕수궁과 평리원(현 서울시립미술관)을 잇던 운교의 자리로 덕수궁 돌담장에 운교의 교대(橋臺)만 남아 있다.
정동 제일교회
[고종의 길], 정비 공사 중인 바람막에 사진들이 게시되어 있다. <영국공사관에서 바라본 흥덕전(1903년 3월)>
*** 흥덕전은 고종대에 건립된 건물로 순명효황후 민씨의 혼전 등, 빈전의 용도로 사용. 일제 강점기인 1920년경 철거.
고종의 길 보수 정비 공사 구간이 끝나면 이렇게 걷기 좋은 돌담길이 펼쳐진다.
*** [고종의 길] 을미사변(1895 -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1896년 고종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경복궁에서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길 때 이동한 길로서 '왕의 길'이라고도 한다.
*** 고종이 1896년 2월부터 1897년 2월까지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이 [아관파천]. ‘아관(俄館)’은 러시아 공사관.
정동근린공원
언덕 위에 舊 러시아공사관 터(현재 보수 공사중이다)
정동근린공원을 돌아 본다. 강희덕 작가의 [생명의 나무]
한국 카톨릭수도원 첫 자리 [정동 수녀원]에 대한 설명
덕수궁(경운궁) 구역 산책로 안내
1코스 배움과 나눔 : 조선시대 서학당, 근대 덕수궁 양이재, 성공회당 등이 위치한 배움과 나눔의 길
2코스 덕수궁 궁역 : 덕수궁 선원전 영역으로 일제강점기 훼손되어 사라진 아품의 길(복원 예정)
3코스 외교타운 : 근대 서양의 외교공관이 밀집되어 당시 '공사관 거리'로 불리던 외교역사의 길
4.코스 신문화와 계몽 : 정동교회, 배재학당, 독립신문 등 신문화와 계몽운동을 이끌었던 근대화의 길
5코스 대한제국의 중심 : 덕수궁, 환구단 등 대한제국의 탄생과 발자취를 간직한 근대국가를 향한 길
구 신아일보사 별관 건물(등록문화재 제402호)
1930년대 미국 싱거미싱회사 사옥으로 쓰이다가, 1969년 신아일보사가 매입, 1980년 5공화국의 언론기관 통페합으로
경향신문에 통합되고, 이 건물은 신아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붉은 벽돌 치장, 1층 출입구의 돌출부와 발코니, 벽난로 등 건축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란다.
[중명전(重明殿)] 1904년 덕수궁 화재 이후 대한제국 황궁의 편전으로 사용되었다. *** 사진 좌측은 예원학교 건물
1905년 11월 17일 늦은 저녁부터 18일 새벽까지 일본의 군대에 둘러싸인 이 곳에서 을사늑약 체결이 강행되었다.
열강들의 힘의 논리 속에 국제법상 원천 무효인 강제 조약은 묵인되고 일본에게 외교권을 빼앗긴 치욕의 현장.
다시 들어가 보고 싶었었는데, 코로나19로 실내 입장이 금지되어 몇 년 전 나의 사진을 다시 가져와 게재한다.
*** 빨간색은 체결 찬성, 파란색은 반대, 노란색은 반대후 적극 협조.
추억의 정동극장
"걸으면 바뀝니다. 서울이 행복해집니다."
덕수궁 권역을 벗어나 남대문시장으로 ~~~. 민노총 시위로 곳곳의 경찰병력 장벽을 뚫고 ~~~.
*** 코로나19로 이 위중한 시기에 모두들 고생이다.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으로 들어서면, 좌우로 칼국수집들이 나란히 ~~~. 우리는 [동네한바퀴 모임]이라 남해식당으로.
시장통의 음식점이니, 우아하고 고상한 분위기는 기대하지 말자. 쪽의자에 나란히 앉으면 情이 철철 넘친다.
'찰' 주문과 동시에 이렇게 좌악 깔린다.
실로 오랜만에 마주하는 고봉밥. 혹시나 배고플라, 인정이 한 가득. 찰밥이라 그런지, 서로 찰떡같이 붙어 흘러 떨어지진 않네.
어릴 때 엄마가 주던 그 음식들이다. 이모가 옆에 앉아 "많이 먹어라" 권하던 바로 그 맛이다.
찰밥에, 칼국수에, 냉면에, 막걸리까지 ~~~. 세 자매님들의 구수한 입담에 맛이 있어 자꾸 먹기는 하는데,
아, 글쎄, 과식은 누가 책임지나. 까짓거, [서울로7017] 걷다 보면 소화되겠지. ㅎ ㅎ ㅎ.
칼국수 담당 맏언니, 손님 오시는 대로 칼국수 미느라 바쁘다. 둘째는 밥 담당, 막내는 냉면 담당,
모두들 각자 임무대로 바쁜데도, 몸 따로 입 따로 ~~~. 정겨운 말쏨씨로 입맛을 돋운다.
맏언니 생활의 달인
가격표. '보'는 7천원, '찰'은 8천원. "맛있게 자~알 먹었습니다. 또 올게요." "찰밥도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카페라떼 한 잔씩 손에 들고 [서울로7017]로 ~~~.
오갈피나무 열매
흰좀작살나무 열매
좀작살나무 열매
쥐똥나무 열매
나무수국
참억새
서울역 광장, 강우규 의사 동상 앞에서 오늘 모임 마무리.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 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