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도 매스컴에 오르내리기를 극도로 회피하는 집이다. 겉으로 나서기를 꺼리는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음식의 질이 좋으니 가만히 있어도 손님들은 알아서 찾아온다. 원래는 부산 송도쪽에서 유명한 집이었다고 하는데 몇년 전에 서울로 진출했다.
회를 잘 써는 부산쪽 회 맛의 강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회를 써는 스타일은 전형적으로 깔끔한 세꼬시(3만원)다. 세꼬시 한 가지지만 칼 솜씨가 뛰어나 종종 찾아가게 된다. 아주 살짝 뼈를 붙여서 회 맛에 액센트를 주는 솜씨가 빼어나다. 칼질이 섬세하게 된, 잘게 썰어서 입안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도다리 세꼬시가 눈처럼 하얗게 깔려서 나온다. 살이 부드럽게 녹으면서 뼈의 여운이 가볍게 남으며 맛의 풍부함을 만들어낸다. 양이 적어서 몇 젓가락 뜨면 금새 회가 다 떨어진다. 이 집에서 세꼬시로 배를 채우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회는 매콤새콤한 초장이나 그보다는 거친 막장 아무 것에나 찍어먹어도 잘 어울린다.
세꼬시를 먹은 후에는 식사가 나온다. 남해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선미역국과 매운탕에 곁들여 밥이 나온다. 세꼬시의 맛이 강하다 보니 식사에 이르러서는 조금 허전한 느낌이 든다.
▶ 찾아가는 길: 서초역 근처 신한은행과 서초 우체국 사이 골목 안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9시 / (02)58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