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퇴원 후 3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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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러운 입맛으로 대충 점심을 들고, 오후 산책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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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내렸던 천비 땜에 오후2시인데도 기온이 강하하여 겨울로 가는 느낌을 옷깃에 여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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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 웬 청승스런 동요가 흥얼거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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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아파트 뒷쪽에 멀쑥하게 자란 은행 나목하며, 얼마 전에 벗어 놓은 듯한 노랑 저고리들의 흩트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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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포기하여 키보드 앞에 앉아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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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주 만에 열어보는 컴퓨러라서... 동기님들께 답글 늦게 올림에 용서를 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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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대 병원 재입원 후 바로 찾아오신 이판술 회장님, 노병석 총무님, 그리고 예병태, 최원석, 장성호 교감님의 병문안에 감사드리며,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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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따로 찾아오신 황해경, 서호인 동기님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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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황해경 동기님의 투병때 변변한 위로를 올리지 못한 자신의 부끄러움을 절절히 반성하면서...(지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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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학교 시계는 10/24(금)에 멈춰버리고, 10/25(토) 동네 의원에서 폐쇄성 황달 진단 및 영대 병원 이송 소견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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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월) 영대 병원에 입원하여 3일째에 >암<이라는 진단이 떨어진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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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의료진이 좋은 서울로 가자고 채근하며, 직장제출용 진단서를 발급받지 못했다는 등 낌새가 이상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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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금) 구급차를 타고 서울 삼성병원으로 이송. 퇴짜 맞고... 병원이 어디 >삼성<뿐이랴 하고 강북으로 이송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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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에게 영남대병원의 소견서를 보여 달라니까, 두 어번 거절하다가 완강한 주장에 설마 암호같은 영어로 쓰였는데, 환자아 알랴? 생각하며 건네진 에이4 종이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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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ER이라는 말이 최종 진단에 포함하여 두어 군데 나오더구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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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 왜 진작 말하지 않고, 서울로 끌고 오느냐? < 고함치는 사이, 세브란스 병원 도착. 정말 참담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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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서울서 2주간 입원 동안 GB CANCER(담낭암 膽囊癌) 진단 확인. 배 가운데 걸친 물오징어(담즙 배출해 담는 비닐백) 제거. 담도(담관)에 금속제stent(관)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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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에 폐쇄성 황달로 입원했으니, 황달 잡는다고 투병 생활 4주는 지나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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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목) 암센터로 넘어가 방사선 치료 상담하다가 통원치료만 가능하다기에(입원실에서 밀려나) 대구로 내려가기로 하고, 상담은 종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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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금) 퇴원 대구로 낙향 그 사이 저의 투병 국가 기밀(?)은 누설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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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주간 병실을 방문하는 분들이 별로 없었으니, 내 마음은 오락가락. 정리할 시간을 벌었으면 다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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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있을 때 명퇴 신청 기간이라서 6개월, 1년의 여명을 농하는 의사의 협박(?)을 근거로 가족들의 채근에 마지못해(?) 일단 명퇴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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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수년간 쌓아올린 탑을 내손으로 허물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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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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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화) 영대 병원 재입원, 11/24-28(5일간) 항암제 투여-링겔로-월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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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수) 방사선 치료 시작 (매주 월~금) 약 6주 치료 계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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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수) 퇴원 (담즙백-속칭 물오징어를 오른 옆구리에 단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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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방사선 요법 통원 치료 중. 12/22-12/26 함암제 2차 투여 입원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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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로 위로와 격려를 주셨던 동기님들께 그저 고맙다는 말 뿐... 큰 위로가 되었고 많은 용기를 얻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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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는 우리 동기님들의 영광스런 해가 도시길 삼가 비오며, 전 건강을 추스리는데 진력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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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04년 가을에 임용 고시 칠 건강을 회복시켜 달라고 하느님께 빌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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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토중래(捲土重來)를,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기를 소원하며 투병생활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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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님들, 영광된 그날까지 건강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이만 줄입니다. 꿉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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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2. 6(토) 오후 3 :20 슬긔별 또는 愚角거사 배지태 사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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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긔별님 호가 너무 좋군요. 우리 삶이 모두가 뜻되로 안되는 것을..... 청천 벽력과 같은 암 선고 그 뒤에 겪은 마음의 갈등을 어이 우리가 알겠습니까만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또 새로운 건강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방사선 치료도 고통 스럽다는데 끈질긴 인내로 이겨내시길 빕니다.
배지태 교감선생님! 반갑습니다. 세상사 마음대로 안된다.그지요? 힘드신 중에도 잊지않고 올리신 고귀한 교감선생님 글을 뵈오니 절로 힘이납니다. 긴 마라톤의 시작입니다. 반드시 그길을 넘어 다시 더 힘차게 우뚝 서리라 확신합니다. 모두의 염원을 저버리지 마시고 부디 저희들 마음속에 영원한 횃불이 되어주소서...
배교감님의 글을 보게 되어 너무 반갑고, 감사하고, 아무튼 꼭 건강하실 수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으니 상심하지 마시고, 항상 밝은 마음, 좋은 생각만 하시고, 날마다 행복한 마음 간직하십시요.방학에 꼭 찾아뵙겠습니다. 할 말은 너무 많지만 ....
배교감의 건강이 꼭 회복되라고 맏으면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립니다. 멀리서 걱정만 했지 문병 한 번 다녀오지 못한 죄 용서를 구합니다. 투병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밝은 글을 올리셔서 역시 배공은 큰 그릇이시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꼭 회복하시어 다시 마납시다. 소백산의 백설을 바라보며.....
첫댓글 배지태님 쾌유를 빕니다. 황해경
슬긔별님 호가 너무 좋군요. 우리 삶이 모두가 뜻되로 안되는 것을..... 청천 벽력과 같은 암 선고 그 뒤에 겪은 마음의 갈등을 어이 우리가 알겠습니까만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또 새로운 건강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방사선 치료도 고통 스럽다는데 끈질긴 인내로 이겨내시길 빕니다.
배지태 교감선생님! 반갑습니다. 세상사 마음대로 안된다.그지요? 힘드신 중에도 잊지않고 올리신 고귀한 교감선생님 글을 뵈오니 절로 힘이납니다. 긴 마라톤의 시작입니다. 반드시 그길을 넘어 다시 더 힘차게 우뚝 서리라 확신합니다. 모두의 염원을 저버리지 마시고 부디 저희들 마음속에 영원한 횃불이 되어주소서...
배교감님! 반갑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굳건한 정신력과 의지로 오직 건강 되찾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배교감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지금은 외롭고 고통스럽겠지만, 참고 견디셔서 하루빨리 완쾌하시어 새로이 함께 교단에서 2세 교육에 전념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배교감님의 글을 보게 되어 너무 반갑고, 감사하고, 아무튼 꼭 건강하실 수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으니 상심하지 마시고, 항상 밝은 마음, 좋은 생각만 하시고, 날마다 행복한 마음 간직하십시요.방학에 꼭 찾아뵙겠습니다. 할 말은 너무 많지만 ....
하루속히 배지태교감선생님의 건강이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평상시 마음처럼 여유있는 모습이야말로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이겨냅시다.
배교감의 건강이 꼭 회복되라고 맏으면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립니다. 멀리서 걱정만 했지 문병 한 번 다녀오지 못한 죄 용서를 구합니다. 투병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밝은 글을 올리셔서 역시 배공은 큰 그릇이시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꼭 회복하시어 다시 마납시다. 소백산의 백설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