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이렇습니다] Q: 신종플루에 한 번 걸렸다 완치되면 항체가 생겨 다시는 안 걸린다는데?
신종플루를 가볍게 앓고 지나가면 항체가 생겨 다시는 안 걸린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예방 백신을 맞으면 유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 서울 영등포구 독자 허제행씨
A : 한 번 감염된 뒤 완치되면 건강한 사람의 경우 80~90%에 항체가 생겨 다시 감염될 확률 낮아
신종플루에 감염돼 가볍게 앓고 지나가거나 타미플루를 먹고 완치됐다면 체내에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깁니다. 항체는 항원(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항해 혈액이나 호흡기 점막 등에 형성되는 물질입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또 다시 체내에 침투할 경우, 항체는 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에 부착되거나 다른 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면역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의 공격성을 약화시키는 '맞춤형 방어기구'인 셈입니다. 따라서 항체가 생기면 다시 감염될 확률이 낮기 때문에 한 번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은 예방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은 신종플루에 한 번 걸리는 것과 원리가 비슷합니다. 백신을 맞을 경우, 몸의 면역 시스템이 이를 바이러스로 인식해 항체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임상시험 결과 백신 접종 후 8~10일이 지나면 항체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플루 예방 백신은 철저한 임상시험을 거친 안전한 약입니다. 임상시험과 지난달부터 시작된 의료진들에 대한 예방접종에서도 큰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고려대 구로병원 간호사들이 지난달 27일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맞는 모습.
하지만 본지가 보도한 대로 가볍게 앓고 지나갔거나 예방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신종플루 감염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의 항체 효과는 6개월 정도이고, 일부의 경우엔 아예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박승철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계절독감의 경우처럼 신종플루도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80~90%, 지병이 있거나 65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에는 60~70%만 항체가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다시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넘어갈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으며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계절독감이 1년 주기로 유행하는 것처럼 신종플루 역시 내년 동절기에도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종플루 백신을 내년에 따로 접종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년에 접종할 계절독감 백신에는 신종플루 예방백신 성분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국민 다수가 감염 후 완치됐거나 예방백신을 맞아 항체가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처럼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신종플루가 변이를 일으켜 변종으로 바뀔 경우 이미 형성된 항체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변종 바이러스를 발견했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