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여행은 땅의 역사를 찾아가는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이다. 바위에는 지구의 시간이 새겨졌다.
수천만 년 세월을 견딘 바위를 쓰다듬다 보면 오늘의 작은 고민쯤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더 먼 미래를 위해 지구를 좀 더 아껴야겠다는 기특한 다짐도 한다.
부산국가지질공원을 대표하는 태종대
부산 태종대는 공룡이 지배하던 백악기에 만들어졌다.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가 살던 시대다.
태종대 앞 푸른 물이 그때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다니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백악기 말 부산 일대에서 화산활동이 격렬했고, 휴식기에 들어가면 호수에 퇴적물이 쌓였다.
퇴적층이 굳어 바위가 되고,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씻기고 깎여 지금의 태종대가 탄생했다.
그 오묘한 모습에 반해 신라 태종무열왕이 한동안 머물며 활을 쏘았다고 하여 ‘태종대’라는 지명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