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여유 있게 집안 청소도 한다.
미뤄 두었던 내 빨래도 직접 손세탁을 한다.
흐~^@^
기분이 쾌 즐겁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깐.
그냥 뒹굴었다.
신문도 폈다가 책도 몇 장 넘겼다가......
남편이 커피를 타온다.
둘이서 홀짝이며 모처럼 여유롭게 한 모금씩 즐기면서 마신다.
아침 햇살이 따사롭다.
그래. 가을이지.
감미로운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 속으로 나서보자.
'아테네 하우스'에서 뷔페식 점심을 먹고
띨띨한 나의 잘못으로 큰아이의 동복 바지를 잃어버린 지라
교복바지를 새로 사야했다. (세탁소의 불찰도 절반은 있다. 이름표를 붙이려면 바지에도 붙일 것이지 ㅠㅠ)
큰 아이는 오늘부터 동복을 입는 날인데 낭패스런 날이기도 했다.
참으로 다행하게도 하복 바지 색깔과 거의 비슷한 색깔이라 아이는 상의는 동복을 하의는 하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
학교 가기 전에 허리띠로 허리둘레를 재고 긴 자로 바지 길이도 미리 재어두었다.
허리 80 센티미터, 길이 106 센티미터.
짜아슥~ 제법 많이 자랐다.
교복을 구입한 후, 가까이에 있는 두류공원 대구관광정보센타에 들러 기웃거리면서
진열된 상품들에 눈독을 들여 본다.
물건이 대체로 비싸서 눈요기만 하고 스타킹 두 켤레와 남편 열쇠고리 장식을 하나 샀다.
그래도 남아서 주체하기 힘든 시간들......
할 일없이 하루를 보내기도 생각보다 힘들다.
잔디밭에 앉아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서로 찍어주다 찍힌 모습들을 확인하고는
실망스러워서 서로 낄낄댔다.
- 오늘 사진 빨 안받는다. 더 이상 찍지 말자.
사실은 요즘 살이 좀 불어서 뚱뚱한 모습이 그대로 찍혀서 보기 싫었다. ^@^
공원에 앉아서 가을 햇살에 온 몸을 맡긴다.
아~ 또 지루해졌다.
이제 겨우 오후 3시.
오늘 하루는 시간이 참 느리게 간다.
집으로 바로 갈까? 쇼핑이라도 할까?
남편의 제안에 백화점으로 향했다.
명절 끝이라 손님이 별로 없고 한산하다.
1층 매장에서 검은 색 가방을 하나 골랐다.
여름 내내 들고 다녔던 반짝이는 분홍색 가방이 너무 튀어보였는데 잘 되었다.
내일은 새 가방을 들고 모처럼 긴 옷을 입고 출근해야지. ^^
내일은 새로운 달. 10월이니 분위기를 바꿔 보는 거야.
3층으로 올라왔더니 겨울 코트가 내 눈길을 끈다.
우아한 분위기와 세련된 디자인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가장 젊어 보이고 깔끔한 것을 골라 입어보니 사이즈가 작다.
기계수가 화려하게 놓인 코트가 또 내 눈길을 끈다.
이것도 입어본다.
매장에 있던 나이 지긋하신 손님 두 분이 나하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난리다.(흐~! 믿어? 말어?)
기분 좋은 날이니 믿기로 했다.
또 다른 것도 걸쳐보고 나서 수가 놓인 코트로 마음을 굳히고 검은색? 고동색?
어느 색이 잘 어울리는 지 조언을 구하니 고동색 쪽의 의견이 많다.
카드로 계산을 했다. 그런데 주차장 영수증으로 보여주고 나서야 알았다.
처음 입어보았던 것보다 내가 결정한 코트가 10만원이나 더 비싼 것임을......
가격도 안보고 물건 사는 사람이라고 남편이 옆에서 놀려댄다.
에구~~쩝^^;;;
어쩐지 물건이 좋아 보이더라니...... ㅋㅋㅋ
매장 직원의 말로는 저기 앉아있는 여성분의 동생은 20~30% 세일가격으로 80만원에 구입한 지라 싸게 파는 게 괜히 찔린다고 한마디 했었다.
내가 생각해도 물건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세상물정에 나보다 더 어두운 남편은 백화점 물건들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다시는 오지 말자고 한다. 붙어있는 가격에서 세일하는 줄 알았대나 뭐래나. ^^
그래~ 오지 말자구......
그래도 난 올거야 메롱 ~@~
와서 오늘처럼 비싼 것을 싸게 팔 때 사면 되지롱~!~
첫댓글 그러셨군요...소문내고 다니기로 하셔 놓고는 거의 통기없이 관광정보센타까지....헉! 이건 배신이닷~ 부부의 정이 아름다이 느껴지는 ...그래서 저까지 기분 좋아지는(사실은 억수로 부러워서 질투가 날려고 함) 예쁜 모습들입니다...
ㅋ~ 질투쟁이..헉..취소요~! 사실 교복 살 때 산골님 생각이 났답니다. 산골님 사무실 앞에서 구입하면서...오늘은 출근 했을까? 추석은 힘들게 보내진 않았을까? 하고 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