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쉬고 싶을 때가 있다.

[햇살편지]

무슨 이유로든

오늘은 한가하게 쉬어질 일요일이 아니었기에

무설재를 찾아 든 그들의 발걸음이 고맙기만 하다.

바쁘게 다닌 엊그제의 취재원고와 사진 정리, 기타 소소한 기록들...

그것들의 후유증들은 언제나 몸으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어서

쉬어야지 싶다가도 일상에 내몰리면

본의 아니게 서둘러야 할 시간들만 남아 있다.

그렇게 시간의 노예가 되어 하루를 보낼 즈음

불쑥 찾아와 준 이들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 한잔 할 시간을 내어 본다.

안성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시는 최원룡 쌤과

동아 자동차 학원을 운영하시면서 길치들의 조련사와

지칠줄 모르는 예술의 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찬 안성의 자칭 지킴이,

또한 안성 청소년의 바른길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시는 유병칠님이 그들이다.

내가 아는 한 최원룡 쌤은 자팅타팅 종합예술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사시는 분이다.

왕년의 신성일도 울고갈 저 외모와

섬세하기 짝이 없는 감성과

예인이라면 누구나 갖추고 있을 넘쳐나는 끼를 항상

자신의 내면 안에 감추어 두고 있는 듯 없는 듯 삶을 관조하고 있으니 때론

그 경지가 부러울 때가 있다.

그런 그에게 한때는 괴로움과 아픔의 나날이 있었다고 하는데

오랫만에 찾아온 오늘에서야 비로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한다.

그의 아들이 초딩 6학년 때 골육종이라는 말하자면 뼈에 암이 생기는 병에 걸려

생사를 넘나들고 기로에 서 있었을 때 부모가 죄인같았었다는 말씀에 울컥...

하지만 이제 그의 아들은 장애를 가졌지만 -무릎관절에 암이 자라고 있어 무릎부터 대퇴부까지 잘라내어

다른 피부를 이식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성장판이 몽땅 무너져 버려 더 이상은 온전한 다리를 유지할 수 없다-

그 시절에 삶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독려하며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말씀을 전하시며

동양인 보다는 서양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육종이라는 휘귀병에

자신의 아들이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그 어려운 시기에는 가톨릭 신앙의 힘이 보탬이 되어 주었고

절친한 친구들의 도움이 인생의 한 고비를 쓰러지지않고 간신히 넘길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되었었다는데

그중의 한 친구가 바로 유병칠님이란다.

또한 그이들의 인연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사연을 들으며 폭소만발이었으나

긴 이야기 글로 다할 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긴다는 햇살....

물론 무설재 홍보대사임은 이미 눈치채셨을테고 더불어 정신적 후원자이신 유쌤은

안성 오기전 부터 알았으니 인연의 옷자락이 길긴 하다.

이제 그 세월이 함께 지나고 있음에 유병칠님 조차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고 싶다는데

바쁘게 살아온 날들을 이제는 접고

뭔가 문화의 향기 쪽으로 자신을 추스려서 삶의 방향을 바꾸도록 노력하고 있다는데

지금이 터닝포인트, 인생의 전환점을 이룰 시기가 아닌가 한다고...

스스로 자신의 잣대를 지니고 삶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

잘 살아내고 있다는 징표 아닐까 싶다.

그들의 인생 여정에, 길목에 무설재가 있고 더불어 함께 할 친구가  동행한다면

그들의 나머지 인생은 이미 행복으로 이르는 첫 걸음을 떼었다고 볼 수 있으니

아, 괜시리 기쁜 햇살이다.

그런 그들의 앞길이 순풍에 돛단 듯 하소서.

[pinks]

아픔이 없이 사는 이웃은 없군요~! 서로의 경험을 통해 또 다른이 들의 아픔을 덜어 줄수있다지요~!

[햇살편지]

그렇죠? 누구에게나 들여다 보면 한가지씩이라도 아픔이 있다는 것이고 언제나 내 아픔이 최대치 일 것 같아도 사실은 별 것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더불어 아픔을 겪어낼 때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힘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님을 더더욱 고마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