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Tara's Theme OST
'그를 이대로 보낼 순 없어.
그를 돌아오게 할 방법을 생각해야지.
지금은 생각할 수 없어, 그랬다간 미칠 것만 같아.'
'그래, 그건 내일 생각하자.'
'하지만, 생각해 내야 하는데...
꼭 생각해 내야 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정말 중요한 게 뭘까.'
'타라,
오, 내 고향
타라에 가자.'
'거기에 가면 그이를 되찾을 방법이 생각날 거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거야.'
차갑게 마음이 식어버린 레트가
냉정히 등을 돌리고 자신을 떠나버리자
덩그러니 혼자 남은 스칼렛 오하라는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외침 같은 독백을 읊조린다 .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거야.'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유명한 마지막 장면의 대사다.
가장 스칼렛 다운 면모가
짧은 그 한 마디에 녹아있는 것 같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면서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와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강인한 여성으로서의 스칼렛.
드넓은 목화밭을 가진 대지주의 딸로서
스칼렛은 제멋대로 구는 구석이 많은
이기적인 성격에 인생 최대의 고민이라고는
파티에서 어떤 색의 드레스를 입고
누구와 춤을 출지가 전부였던
초록색 눈의 철부지 소녀였다.
자신을 둘러싼 숱한 남자들은
스칼렛이 그 이름을 한 번만 불러줘도
몸을 배배 꼬며 좋아하기 일쑤였고
만약 스칼렛이 심부름이라도 시켜준다면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오라 해도
망설임 없이 돌고 왔을 것임에
틀림없는 남자들이 스칼렛의 주변을
둘러싸고 모여들었다.
누가 뭐래도 그녀는 남부 조지아 주의
소문난 인싸에, 최고 인기녀였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도 태산 같은 강적은 있었다.
남부 귀족 특유의 신사 티가 줄줄 배어 나오는
애슐리는 스칼렛에게 있어서 넘지 못할
철벽 중 철벽이었다.
세상 모든 남자들은 하나같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말리라는
자신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한 사람.
평소에도 말수가 적고 점잖아서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진 않는
사람이라 설마설마했었는데
애슐리의 눈은 스칼렛이 아닌
다른 여자를 향하고 있었다.
그건 멀지도 않은, 자신의 사촌 멜라니였다.
멜라니는 스칼렛과는 전혀
결이 다른 여자였다.
온화하고 우아하고 부드러운 여자였지만
스칼렛이 보기엔 그저 만만한 평범녀였다.
어떻게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지?
어떻게 매력이 철철 넘치는 나를 거부하고,
저런 밋밋한 여자를 좋아할 수 있단 말야?
스칼렛은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애슐리가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지금 그이는 뭔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래, 이럴 경우엔 정편 돌파가 정답이지.
스칼렛은 무소의 뿔처럼
용감하게 돌진했지만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조용한 서재에 단둘이 있는 시간을 틈 타
애슐리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돌아온 건 조용한 거절이었던 것이다.
.
"이제 당신이 비틀거리지 않았으면 좋겠소.
더 이상 내가 가려는 행복의 전설을
깨뜨리려 하지 마오."
"더 이상 내 가슴에게 청하지 말아 주오!"
"그대는 나의 붉은 심장 안에
결코 머물 수 없으니
부디 나를 잊고 내 부재 속에서 살아주오.”
이렇게 길게 줄줄 시를 읊어대며
돌려 말했지만 결론은 버킹검,
거절이었다.
행복의 전설, 붉은 심장 등등
이런 찬란한 단어들이 거절과 이별을 위한
표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부재 속에 살아달라니.....!
이런 당혹감과 모욕과 실망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고
결코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었기에
도도한 스칼렛이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는 앙칼진 표정으로
애슐리의 뺨을 후려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트의 때아닌 등장으로
이 모든 장면을 생방송으로 시청한
목격자가 있었음을 알게 된 스칼렛은
심한 수치심으로 견딜 수가 없었고
숙녀를 놀려먹는 레트의
신사답지 못함을 경멸하게 된다.
레트는 예의와 격식이라고는
옆집 개나 줘버린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남부 귀족 사회의 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 같았다.
대놓고 남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그의 태도에 진작부터 사람들은 외면하였고
은근히 따돌림을 받고 있던 터였다.
잔뜩 실망한 스칼렛은 충동적인 결단으로
멜라니 오빠, 찰스와의 결혼을 강행해 버린다.
인생 뭐 있어? 이대로 가보는 거야.
이런 자포자기의 심정도 섞였겠지만
이렇게라도 애슐리와의 인척 관계를 맺어
인연을 이어보고자 한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라지만 그이 곁에 맴돌다 보면
언젠가는 때가 올 거야.
나를 알아 보겠지, 나에게 올 거야.
언제라도 자기감정에 충실한 여자,
그녀가 바로 스칼렛이었다.
하지만 레트는 그런 스칼렛이 사랑스러웠다.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는
레트는 흔한 남부 신사처럼 매너에
목숨 거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전통과 명예 따위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현실주의자였으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과감한 도전 정신을 가진 인물이었다.
레트는 스칼렛을 알아보았다.
그와 그녀는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 둘은 닮은 점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단지 지금은 스칼렛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으며
진득하니 때를 기다려 보기로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사랑놀음에나
마음을 빼앗기던 평온하고 풍요로운 시절은
급작스럽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곧이어 거대한 전쟁이 터진 것이다.
남부의 목화 산업은 흑인 노예들의
뼈를 갈아 넣은 피와 땀의 바탕 위에
세워지고 유지되어 왔다.
남부 여인들의 희고 고운 손은
흑인 노예들의 거친 손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남부와는 산업의 특성이 달랐던 북부에서는
노예를 해방 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쟁을 일으켰다.
링컨이 이끄는 북군은 파죽지세로
남부를 공격하여 곳곳을 유린하였고
남부는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었다.
며칠 안으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속 편한 짐작과는 달리 전쟁은
길게 이어졌고 결과는 처참했다.
수많은 부상병과 약탈들.
화려했던 저택은 무너지고 노예들은
어디론가 도망을 가버렸다.
첫댓글 여자가 그 정도의 깡다구가 있어야,,,,매력이ㅡ있지요,,,ㅎㅎ
이젠 글이 보이시나요?
책으로도 영화로도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시작은 했지만 중간에 지침..ㅠ
한가해지면 이어 쓰려고요 ㅋㅋ
아주 오래 전에 본 거라
희미한 기억을 따라 쓰다보니
군데군데 틀린 내용 있음 주의~^^
글 안바도 다 아는데요,,,ㅋㅋ
파이팅 하세요
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휴~~~
힘든 하루가 가는이시간
흑백영사기 돌아가듯
어럼풋이 영화속 그 여인이 그려지긴 그려지는데~
불금되슈~
가물가물 하시죠?
@무비 비온다는 날씨가
왜 이리 더위지는지
노가다 나왔는데
심들어유~
무비님
덕분에 희미한
추억속의 영상을 떠올려봐요
정말 오래된 영화죠~
안녕하세요 ^^ 무비님 의 글은 날 견인 하는 마력 같은 힘이 있어요.
찬란 하고 싱그러운 봄날들 을 멋지게 채색 하시길 바랍니다 !
아침숲님 오랜만이시네요
잘 지내시죠?
이젠 봄날이라 하기엔 여름이 조금 섭섭할 만한
더운 날씨가 계속 되네요.
봄을 더 누리고 만끽하고 싶었는데..
늘 그렇듯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봄은 가고
정신 차리고 보니 봄나무 꽃들은 다 지고 없네요. ㅠ
아침숲님 건강하시고 활력 넘치는
하루하루가 되시길 바래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동 까먹듯이라는 표현이 참 싱그럽네요^^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일단 시작을 하고
여기까지 쓰고 지쳐서 멈췄는데
언제 다시 발동이 걸릴지는 모르겠네요 ㅋ
발동이 걸려야 글을 쓰는 편이라서요~
마음에 뭔가가 가득 차오르면 그걸 퍼내는
작업이 글쓰기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