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딤
기원전 167년 예루살렘에는 야훼 하느님께 제사를 올렸던 자리에 이교도의 제단이 세워졌고 거기에서 올림피아의 제우스에게 바치는 희생 제물이 봉헌되었다.
유다인에게 있어 성소에 대한 모독은 곧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다인들이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는 성전이 이방인들의 손에 의해 더럽혀진 때였는데, 다니엘서 12장 7절에는 그 사실이 "한 때, 두 때하고 반 때"라는 비밀스런 표현으로 시사되어 있다.
또한 신약성서의 묵시록은 가장 괴로웠던 3년 반의 이 시기를 최후의 압박을 받는 상징적 시대로 묘사하고 있다.
이미 헬레니즘화된 유다인들은 시리아 왕의 정책에 호응했으며, 그 밖의 사람들도 자진해서 또는 두려움 때문에
그들의 뒤를 따르며 선조들의 신앙을 저버렸다(1마카 1,43-52 참조).
그러나 율법의 사소한 조항 하나라도 어기느니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거룩한 날, 곧 안식일에 전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려 하지도 않었고 결국에는 모두 군사들의 칼에 맞아 죽었다(2마타 6,11 참조).
인간이 참아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전대미문의 박해였다.
거룩한 땅, 선택된 백성은 이제 헬레니즘의 거센 파도와 풍랑 앞에서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마카메오 상권에서는 위기에 처한 이들 앞에 희미한 등불이 비춰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우리를 공격하는 자가 있으면 안식일이라도 맞서서 싸우자. 그래야만 피신처에서 죽어간 우리 형제들처럼 몰살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자 일부 하시딤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들과 합세했다.
그들은 용감한 사람들이었고 모두 경건하게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1마타 2,42-42)
여기에서 하시딤(Hasidim : '자비'라는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경건한 사람들을 가리킨다)이란 일종의 회개 운동 또는 저항 운동의 핵심체를 이루었던 사람들로 율법에 충실한 자들을 말한다.
후에 이들 가운데서 신약에 이르러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바리사이파와 에세네파가 생겨났다.
하시딤파와 그의 지지자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다짐하고 죽을 때까지 그 열성을 보존하기로 각오하였다.
- 김지영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