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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에 쓴 원고인데 이제서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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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주민 주도형 지역 발전을 위한 선진지 견학을 다녀와서
특별한 것을 보고 온 선진지 견학!
지난 2016년 12월 3일 아침 6시 50분경 안동 웅부공원 앞으로 작은 배낭을 맨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버스에 몸들 실었다. 일정보다 조금 늦은 7시 15분경에 버스가 출발했고 안동의 관광 활성화, 도시재생, 상권 활성화를 위한 선진지 견학의 일정표가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었다. 그리고 곧 김밥 한 줄과 생수 한 병씩을 나눠주고 일정과 본 선진지 견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선진지 견학은 안동상공회의소에서 준비한 것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좋은 코스로 짜여있었다.
작년 2015년 11월 12일 ~ 13일 양일간 약 35명 정도의 인원이 여수, 순천, 대구를 돌며 대상지의 관광, 상권, 도시재생 등에 대해 공부를 하고 왔다. 이번 견학과의 차이점은 11월 11일에 안동관광발전을 위한 포럼이 선행되고 떠났던 점이다.
작년과 동일하게 이번에도 20~70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지역의 각상인회 회원, 도시재생 지역의 주민, 게스트 하우스 등의 숙박업체 대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1인 창업자, 디자이너, 협동조합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견학팀이 구성되었다. 성별도 남녀가 섞여있었다. 이렇게 모인 구성원과 1박 2일 견학을 할 때에 좋은 점은 서로에 대한 익숙함이 적어서 그런지 목적에 충실하다.
올해는 3일에 광주의 송정역시장, 전주의 한옥마을과 남부시장의 청년몰과 글로벌 명품시장 추진 정도 그리고 야시장을 견학하고 전주에서 1박 후 4일에 군산의 도시재생을 둘러보는 코스였다.
상권 활성화를 보기 위해 시장을 2곳 정도 보고 도시재생 성공 사례인 전주의 한옥마을과 군산의 도시재생 지역을 둘러보고 숙박업소와 상권의 연계를 보기 위해 전주톡게스트 하우스를 방문하여 주변 상권과 함께 내부시설을 견학하고 전주아이(I)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하며 실제로 게스트 하우스를 체험했다. 70대분들도 작년과 같이 불평 없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셨고 견학 가운데 선진지를 보며 적잖게 놀라셨다.
사람이 찾지 않던 시장에 사람이 넘쳐난다.
우리의 첫 번째 견학지인 송정역시장은 최근에 아주 잇슈가 된 시장이다. 소문으로만 듣던 송정역시장을 직접 찾아가보니 안동의 북문시장이 떠올랐다. 북문시장처럼 쇠락한 시장이 상권 활성화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국에서 주목받는 시장으로 변한 것이다. 안동의 북문시장과 송정역시장의 대표적 차이라면 북문시장의 길이가 좀 더 길고 송정역 시장의 폭이 좀 더 넓다는 정도이다. 점포 건물도 오래되고 공점포가 많아 사람이 찾지 않는 죽은 거리 같던 곳이었는데 상인회에서 상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운 좋게 정부의 지원과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냈다. 송정역 시장이 있는 광주는 150만명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니 인구 17만의 안동과 비교대상이 되질 않지만 이미 쇠락한 상권의 공점포를 젊은 상인들에게 좋은 조건에 제공하고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넣음으로써 사람들이 찾고 그 가운데 인기 있는 점포가 생겨나고 이제는 인기 있는 점포에 줄을 서는 시장으로 완전히 변해버렸다.
송정역 시장의 거리는 낡은 2~3층 건물로 되어 있고 그 옥상과 옥상을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의 커다란 전구가 달린 전선으로 연결하였는데 야간에 이 전구가 켜지면 다른 상권에서 느낄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상인회장은 말 했다. 가까이에 송정역이 있는데 시장을 찾는 손님이 가능한한 천천히 역으로 빠져나가게 하기위해 공점포를 비우고 거기에 역에 걸려있는 열차 시간표를 알려주는 전광판과 똑같은 전광판을 달아놓았다. 이것은 송정역의 전광판과 연동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타지역에서 송정역을 찾은 열차 이용 관광객들이 이를 참고해서 움직인다고 했다.
송정역 상인회는 젊은 상인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지만 상인회에서 규칙을 만들어 기존 상인들에게 우선적으로 혜택이 가도록 한 부분도 많아서 새로 들어온 상인과 기존 상인 간의 트러블을 줄이고 있으며 기존의 전통을 지키며 새로움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우리는 점심으로 황태육개장을 먹고 버스에 올라 전주로 향했다.
그들의 관광 전략은 달랐다.
잠에 빠져 겨우 눈을 뜨니 전주 어느 골목 앞에 버스가 멈췄다. 버스 운전기사님이 이 골목 어딘가에 목적지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잠에 덜 깬 상태로 일행들과 함께 다음 목적지인 전주톡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좁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협소한 실내에 이층침대가 방의 빈 공간을 최대한 채우고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주톡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다음 목적지인 전주남부시장을 향했다. 남부시장으로 가는 도중에 한옥마을을 지나게 되어 있어 한옥마을 이모저모를 구경하면서 남부시장으로 이동했다. 작년에 왔을 때와 달리 한집 건너 한집이 한복을 빌려주는 집으로 변해있었다. 거리에는 20대 젊은이들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누비는 진풍경을 구경했다. 그리고 거리에 사람이 너무 많아 일행을 잃어버릴지 모르겠다는 걱정까지 했다. 어찌저찌하여 한옥마을 거리를 뚫고 풍남문 옆을 지나 남부시장으로 들어섰다.
남부시장 상인회에 전화를 걸었으나 받는 사람이 없어 일단 청년몰을 둘러보러 갔다. 청년몰은 지난번에 왔을 때 보다 사람이 많고 활기가 느껴졌다. 청년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와 청년들을 이용해 먹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모두 들은 상태라 다른 곳보다 더 세심히 보려했지만 이미 송정역시장의 성공사례에 취해서 더 깊은 곳까지 읽어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남부시장 옥상에 마련되어 있는 청년몰을 두바퀴정도 둘러보고 나자 남부시장 상인회와 연락이 닿았다.
안동의 구시장, 남서상점가, 문화의 거리와 함께 전주 남부시장은 글로벌 명품시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내고 청년몰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야시장의 성공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몇 년째 전주 남부시장을 찾아왔지만 설명만큼 시장에 사람이 많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한옥마을 쪽이 사람이 훨씬 많다는 느낌만 계속 가지고 있었다. 설명을 해주신 분은 상인회가 똘똘 뭉쳐서 계속해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상인회의 설명을 뒤로 하고 한옥마을에서 잠시 자유 시간을 가진 후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한옥마을의 관광객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인구 65만명의 전주의 기적, 전주는 도시재생사업과 상권 활성화 사업으로 관광에서 현재 독보적이 위치를 잡고 있는 곳이다. 작년 겨울 전주 한옥 마을에서 김밥 한줄 사기 위해 1시간을 기다렸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가고 있는 곳이 전주이다.
작년에 찾아갔던 순천의 경우에는 생태와 정원으로 관광도시로 자리매김을 했다. 요즘은 관광만으로 성공하는 예가 별로 없다. 그리고 개발로 성공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의 환경과 도심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저녁을 먹고 숙소인 전주아이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전주남부시장의 야시장을 구경갔다.
숙소에서 걸어서 5분정도의 거리의 전주남부시장, 남부시장과 한옥마을 인근에 엄청나게 많은 게스트하우스가 새로 생겨났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다는 뜻이다. 안동의 경우 관광객이 52일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한다. 1년 12달이 365일이며 52주이다. 그러니 주말 관광만 있는 안동의 경우 52일 관광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내일로라는 관광객들이 있다. 이들은 여름 3개월, 겨울 3개월 날짜로 180일을 움직인다. 이들이 찾아가는 여수, 순천, 전주, 군산은 365일 가운데 200일 이상을 성수기로 지낸다. 우리 안동과 아주 대조적이다.
남부시장의 야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엄청난 인파와 먹꺼리가 넘쳐났다. 안동에도 이런 곳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관광객 유치, 도시재생, 상권 활성화 등이 주민 주도형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야시장만 만들어 놓으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서부시장, 신시장, 구시장, 음식의 거리 등이 서로 다투며 야시장을 만들면 인구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연령대별 또는 기호별 야간 상권이 부서지면서 재생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야시장에서 기름 냄새만 엄청 맡고 숙소 근처에서 지인들과 맥주를 마시며 전주의 음식 이야기와 안동의 현실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보냈다.
도시재생으로 관광도시가 된 군산
4일 아침 숙소에서 일어나 전주콩나물해장국을 먹고 군산으로 향했다. 지난밤의 피로로 버스에서 자다보니 군산에 도착했다. 군산도시재생지원센터를 찾아가 이길영사무국장으로부터 군산의 도시재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첫째도 주민주도, 둘째도 주민주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역시 도시재생, 상권 활성화의 중심은 주민과 상인들이 주도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설명을 마친 이길영사무국장의 안내를 따라 동국사와 군산도시재생 지역을 견학하였다. 군산은 1915년에 철도가 들어온다. 안동의 1930년 경북선이 들어오는 것보다 15년 빨랐다. 호남평야의 쌀이 군산을 통해 일본으로 빠져나가면서 거대한 상권이 생겨났던 곳이 군산이다. 백제시대 공주, 부여의 금강 하류였던 군산은 삼국시대 이후 일제에 의해 최대의 호황을 누렸지만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였다. 그 시절 지어진 건축물이 남아있어 슬픈 역사를 근대 유산으로 활용하여 관광산업으로 연결하였다.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군산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바다까지 약 770미터의 거리를 가지고 있는 도시재생지역을 설명을 들으면서 이동하였다.
일행들도 어제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한 관계로 도시 곳곳에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숫자만 봐도 군산을 찾는 관광객 수가 대충 느껴졌다. 일제 강점기의 일본식 건축물을 구경하며 그리고 그 건축물을 활용하여 만든 여러 관광요소를 보며 770미터를 걸어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갔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최근에 만들어진 박물관인데 연간 82만명이 찾아온다고 했다. 82만명이면 겨의 하회마을에 준하는 관광지이다. 역시 구도심에 붙여서 박물관을 배치하여 시너지를 당겨내는 모습에서 한수 배웠다.
우리도 변해야하는 시기이다.
작년에 순천을 갔을 때 순천역 길 건너의 게스트하우스를 견학했다. 그 게스트 하우스의 이름은 길 건너 게스트 하우스 였다. 게스트 하우스 내 침대가 80개로 일년에 200일이 만실이 되는 곳이다. 침대 하나에 15,000~25,000원이니 평균잡아 20,000원으로 보면 하루에 160,000원의 수입을 연간 3억2천만원 이상(만실만을 계산해도)의 수입을 올린다. 그리고 매일 지하실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여 숙박객들과 이벤트를 하는데 참가비가 10,000원으로 숙박객이 10,000원을 거두어서 치킨도 사고 맥주도 사고 과자도 사고 그걸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고 한다. 인근 치킨집에 연간 200일간 매일 20마리의 치킨이 팔리며(만실만을 계산에 넣었다.) 인근 할머니가 운영하는 구멍가게에 저녁타임 매상이 200일간 매일 20만원 이상 오르고 있다고 했다.
버려진 여관을 재생시키고 버려진 건물을 재생시키고 젊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지역민들이 주도적으로 자신들과 관광객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며 도시 전체가 변하고 생활이 변해버렸다. 물론 여수 29만명, 순천 27만명, 전주 65만명, 군산 27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어 우리 안동과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성과는 대단하다. 호남권에 관광라인을 구축하여 한번에 길게는 4일 이상 연속으로 묵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리 인근에 영주도 도시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청송의 진보시장과 봉화의 춘양시장도 문화관광형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우린 지자체가 협업 등이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주민 주도형 사업도 약하다. 함께하는 선진지 견학의 기회도 늘리고 토론 등의 소통의 기회도 늘리고 관광만이 아닌 도시 전체를 살리고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상권 활성화 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참가자들의 한마디 시간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선진지 견학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담당 공무원과 과장, 국장, 시의원, 시민단체 등의 더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귓가에 남았다. 내년 2017년에는 연말이 아닌 연초에 선진지 견학과 토론회를 함께 진행하여 한해의 마무리가 아닌 새해의 활력과 변화의 단초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매년 선진지 견학과 토론회 등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는 안동상공회의소에 감사의 말씀드리며 선진지 견학 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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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긴글 잘읽었습니다.. ^^
이 긴글을 읽으시다니...... 감사합니다.
잘 보고 잘 읽고 잘 담아 갑니다...
다 읽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