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새싹이 움트는 봄이 왔다. 코끝을 스치는 신선한 봄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충전이 되는 요즈음이다. 이 좋은 계절, 사랑하는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봄기운 듬뿍 느낄 수 있는 '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전북도가 2018년 전라도 정도 1000년을 맞아 선정한 '전북 1000리길' 가운데 봄에 걷기 좋을 만한 곳을 소개한다.
전주한옥마을 둘레길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오목대, 한벽굴, 전주천.
천년전주 숨결을 느끼다… 전주한옥마을 '숨길'
전주한옥마을 둘레길(7㎞)은 오목대, 향교, 치명자산 등 역사·문화 요소와 한옥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을 갖추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둘레길은 '한지길', '숨길', '선비길', '사랑길', '바람길', '꿈길', '돌담길', '사드락 사드락 슬로투어 코스' 등 다양하다. 이 길에는 유구한 역사의 이야기들이 녹아있다.
특히 오목대를 시작으로 전주천까지 이어지는 7054미터 '숨길'은 견훤왕의 후백제 부흥을 향한 염원,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의 기상, 판소리 가락과 고고한 묵향의 기품까지 천년역사숨결이 흐른다.
한옥마을 외곽을 둘러보는 숨길은 북적이는 한옥마을 중심을 벗어나 조용히 거닐 수 있는 코스다. 이름 그대로 크게 숨을 내쉬며 한적하게 걷기 좋을 듯하다.
군산저수지와 청정자연을 탐방할 수 있는 구슬뫼길은 구불길 중 으뜸으로 손꼽힌다.
자연생태의 보고, 군산 구슬뫼길
군산 고군산 구불길(11㎞)은 고군산군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옥산면 남내에서 시작해 자연생태탐방의 보고인 군산저수지 구부러진 수변 길을 지나는 '구슬뫼길'은 으뜸이다.
구슬뫼길은 군산저수지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 길이 나있고, 그 가운데 청정원시림과 같이 잘 보존된 자연을 발견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의 흔적과 동네 곳곳 벽화도 조화롭게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구슬뫼길의 청암산 호수 생태계는 1963년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이후 2008년 지정 해제까지 45년 간 보존됐다.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을 비롯해 600종 이상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어 남녀노소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변을 끼고 걷는 감동벼룻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으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첩첩산중 고원바람이 나부끼는 곳, 진안 감동벼룻길
감동벼룻길은 용담체련공원에서 금강을 따라 감동마을에 이르는 길이다.
진안고원길 14코스중 하나인 11코스 금강물길에서 갈라지는 길로 용담댐 아래에서 감동마을까지의 3.7km 코스다. 11-1로 번외편 성격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전라도 1000리길 대표코스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이곳에서는 용담댐 물문화관과 공도교에서 용담호와 송풍리를 조망할 수 있고, 수몰되지 않은 본래의 금강이 휘어져 흘러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1시간 30분만 투자하면 감동벼룻길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