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배구 경기가 주5일제 중 딱 하루, 수요일로 경기가 몰리면서 좋은 점이 딱 하나 있네요. 월~화, 목~금요일엔 여자프로농구(WKBL)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단 겁니다. KOVO의 어느 놈(!)이 그딴 아이디어를 냈는지 다시 한 번 화가 나면서! 2019-20시즌엔 꼭 원상복구 시켜놓길 바랍니다. (널널한 주중에 수요일만 두 경기 겹치는 일정이 말이 되니?)
오늘(23일)은 청주에서 있었던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대 KEB하나은행 경기를 리뷰해봅니다.
4승1패로 2위를 달리고 있는 홈팀 KB와 2승4패로 출발이 좋지 못한 원정팀 하나은행! 저는 2쿼터가 7분 정도 지난 25대25 시점부터 중계를 시청했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 스타팅 라인업은 참고하세요.
■ 오늘의 경기 리뷰
2쿼터. 7분 흐르고, 3분 정도가 남은 시점. 박지수라는 확실한 무기(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KB로서 현재 점수가 25대25라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이었죠.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뛸 수 없는 2쿼터! KB는 이때까지 앞서나가지 못했고, 반대 입장에서 보면 KEB하나은행은 아주 잘 버틴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중계를 시청한 후 곧바로 KB 김민정과 심성영 선수의 불꽃같은 득점행진. 김민정 선수는 과감한 포스트플레이 2번, 외곽에서 심성영 선수는 3점슛 2방을 번갈아 터뜨려주며 점수차를 크게 벌렸습니다. 반면 하나은행쪽에서는 어이없는 패스미스(실책)가 둘 나오며 찬물이 확 끼얹어졌습니다. 2쿼터 종료시점 양팀 점수는 35대28입니다.
3쿼터에는 KEB하나은행 신지현 가드의 어시스트 장면 2개가 인상 깊었습니다. 쿼터 시작하자마자 KB 골밑에 노마크로 서있던 김지영 선수를 보고 찔러넣어줬던 패스 1개와, 52대42로 따라가는 점수를 만든 샤이엔 파커에게 내준 A패스! 그것 외에 눈에 확 띄는 장면은 없었던 3쿼터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실속은 챙겨간 KB스타즈입니다. 쿼터 중반에 외국인선수 쏜튼과 박지수 사이에서 번뜩이는 패스가 툭툭 나오며 조금씩 점수차를 벌려나간 KB! 쿼터 3분여 남은 시점에는 50대38, 12점차까지 벌어진 두 팀입니다. 3Q 최종 점수는 54대42.
4쿼터. 3분 8초 남은 시점에 터진 강아정 선수의 3점포(박지수 어시스트)로 59대46. KB스타즈의 기둥, 강아정 선수는 중계진 말대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득점은 저조했지만(2점슛 zero, 3점슛 2성공/7시도, 8득점) 리바운드 6개와 어시스트 8개로 그 안에서도 제 역할을 찾아나선 모습이었습니다.
5분 37초 남은 시점에서는 KEB하나은행 강이슬 선수의 돌파 득점으로 59대50. 다시 한 자리수 차로 간격이 좁혀진 두팀이었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KB 쏜튼 선수가 하나은행의 추격을 뿌리치는 3점포를 성공시켰고(62대50 시점), 다시 강아정의 3점슛과 쏜튼의 속공 득점으로 순식간에 점수는 17점차! 승기를 확실히 잡은 KB스타즈는 경기 종료를 2분 남기고서는 주전들을 다 벤치로 불러들였고. 최종 점수는 75대50. KB스타즈의 승리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이번 시즌 WKBL 경기는 두 번째로 봤네요. 제가 참 좋아하고 아끼는 KB스타즈의 경기도 올시즌 처음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의외로 잘 안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하나은행 경기력도 궁금했었는데, 마침 잘 되었습니다. 두 팀이 붙었습니다.
일단 오늘 패한 KEB하나은행부터.
팀 전체가 많이 쳐져있고 아무런 파이팅이나 동력이 안보였습니다. 새시즌 2승4패란 초반 성적. 그리고 오늘 경기도 패한 팀 안에서 뭐라고 희망적이고 밝은 요소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만은, 너무 심했습니다.
지난 시즌 101개의 3점포를 기록했던 주포 강이슬 선수는 올시즌 경기당 평균득점이 반토막이 났네요(지난 시즌 15.94점 => 올시즌 7.29점). 왜 이런지는 하나은행 경기를 몇 차례 더 지켜보면서 찾아보기로 하고. 지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 받은 샤이엔 파커(192cm, 센터)도 덩달아 축 쳐진 모습이었습니다. 13득점-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은 기록했지만 박지수 선수랑 매치업 되면서 힘이 많이 들었을까요? 공수에서 많이 무딘 느낌이었습니다.
부상을 딛고 확실히 부활한 듯한 모습의 신지현 선수(20분 출전, 5어시스트)는 아주 많이 반가웠고, 그 뿐이었습니다.
+ 강이슬 선수는 오늘 경기 기록지상 턴오버는 0개였지만, 확실히 이환우 감독의 화를 돋우는 안일한 플레이가 몇몇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시즌의 폭발적인 득점력. 그리고 견고한 수비력!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합니다.
반면 KB스타즈도 경기 막판에 점수차를 벌려서 그렇지, 최종 결과에 비해선 확실히 잘 안풀렸던 오늘경기(특히 전반부까지는 더욱 더)였습니다. 지난 시즌에 비교해볼 때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원활하게는 잘 안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하나은행 외곽에서 패스가 돌다가 쏜튼이나 박지수 선수의 개인기량에 의존해서 득점이 나오는 그런 패턴이었습니다.
3쿼터 말미? 4쿼터에는 10점차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며 그런대로 경기를 무던히 이끌어 나갔고, 결국 승리를 챙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을 넘어서 올시즌 우승을 차지하려면 오늘보다는 좀 더 잘해야 할 겁니다.
올시즌 1경기 개인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한 박지수 선수(19득점 8리바운드) 잘했고, 늘 한결 같이 투지 넘치는 모습의 김민정 선수(22분 출전, 8득점)도 잘 봤습니다. 또 아직까지도 염윤아 선수는 왜 데려왔는지 잘 모르겠지만(연봉 2억 5500만원에. 그것도 보상선수로 김보미를 내주면서까지), 그래서 염 선수는 좀 더 지켜보려고 합니다. 경기 막판 가비지타임(garbage time) 때 뜬금 터진 김진영 선수의 3점슛 2방은 아주 인상적인 마무리였습니다.ㅋㅋ
다시 한 번 KB스타즈의 승리를 축하하며, 하나은행 선수들도 좀 더 분발하길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백지은 선수와의 몸싸움을 딛고 날아오르는 KB 쏜튼(왼쪽). 하나은행 파커 선수는 부담스럽게 조여 입은 유니폼이 인상적입니다.
지난 시즌 멤버 그대로에 신지현 선수가 부활에 성공했는데, 5위에 머물러 있는 하나은행...강이슬 선수(중간)의 회복이 분명히 필요하고, 김지영 선수(오른쪽)는 언제쯤 유망주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