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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CEO들의 노익장 퍼레이드… 원로 CEO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나이는 숫자…늙을 겨를도 없다”
이코노미스트 2005 /07/12 795호 글 이기수 기자
“우리에게 은퇴는 없다. 아직도 할 일이 많다.” 고희를 넘긴 고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영 일선에서 정열적으로 일하는 원로 CEO들이 적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힘이 솟는 비결은 뭘까. <편집자>
날마다 피 말리는 비즈니스 협상을 하고, 연간 수십 차례 국내외 현장을 다녀야 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은 나이가 들면 ‘삶의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너무 고달프게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60~70대에 이르면 CEO들은 명예회장이나 고문이라는 직함을 달고 뒤로 물러앉기를 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나이가 지긋하게 든 기업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CEO도 있다.
.70세를 훌쩍 넘기고도 현직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CEO들도 적지 않다. 경영 일선에도 직접 참여해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일이 흔하다. 임원진과 밤새워 미래와 경영전략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고, 해외출장을 떠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세한 결재까지 직접 챙기는 이들도 있다. 은퇴라고는 생각도 않고, 2세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지도 않는다.
.이코노미스트가 상장기업과 500대 기업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들의 연령을 조사한 결과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CEO들이 식품·의약 업종에 상당히 많았다. 전중윤(86) 삼양식품 회장, 김복용(85) 매일유업 회장, 박승복(83) 샘표식품 회장, 윤덕병(78) 한국요구르트 회장, 함태호(75) 오뚜기 회장 등은 식품업계 원로들이고, 강신호(78) 동아제약 회장(전경련 회장), 윤병강(75) 일성신약 회장, 김승호(75) 보령제약 회장, 김상조(69) 삼천당제약 회장, 최수부(69) 광동제약 회장 등은 제약업계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83) 회장도 식음료 대표그룹에 포함시킬 수 있으므로 최고령 CEO의 상당수가 식음료·제약업종에서 종사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홍명호(가정의학과) 박사는 “이들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부침이 심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덜 받을 가능성이 있고, 건강과 직접 연관된 업종이다 보니 CEO 스스로가 건강에 좋은 발효음식 등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다 보면 건강에도 도움이 될 듯싶다” 고 말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최근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난 점 역시 장수 CEO들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 자체가 건강 유지 비결
.은퇴를 미루고 현업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원로 CEO 중 거의 절반 가량이 북한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송인상 능률협회장, 김덕현 신일산업 회장,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 함태호 오뚜기 회장 등이 출신지가 북한이다. 흔히 개성상인들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북한 출신 기업인들은 연고지가 없는 남한 땅에서 먹고살기 위해 막노동, 좌판일부터 시작한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삶에 대한 치열한 의지를 갖고 성실하고 억척스럽게 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다. 치열하게 생을 살다 보니 아프거나 딴 짓 할 겨를도 없었고, 오로지 일 그 자체가 행복이요, 삶의 근본이었다는 것이다.
.외국어대 경영학과 서재명 교수는 “일 외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던 북한 출신 기업인들의 생존력은 비교적 편안하게 기업을 해온 다른 경영인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70~80대 CEO들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일에 대한 열정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고령의 CEO들은 일 자체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조직을 위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정시에 출근하는 규칙적인 생활로도 건강이 유지된다.
.서울대 경영학과 조동성 교수는 새뮤얼 울먼의 ‘청춘’이란 시를 인용,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은 아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면서 “나약한 20대보다 강한 의지와 불타는 정열을 가진 60대에 오히려 청춘이 있다” 고 말했다.
.강신호(동아제약)회장은 지난 2003년 전경련 회장(당시는 회장대행)을 맡으며 동아제약 경영을 겸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특히 70대 중반의 나이에 맡은 전경련 회장 일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 전경련 부회장 시절 친목을 다지는 수준으로 회장단 모임에 참여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경련 회관에는 1~2주에 한 차례 들르지만, 전경련 회장으로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와의 협력관계 구축 등 막중한 일을 해내고 있다. 전경련 회장이 맡는 당연직만도 수십 개가 돼 각종 행사에 참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다. 올 들어서도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랴,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랴 해외출장도 빈번했다.
.전경련 업무 때문에 자신의 회사인 동아제약 일을 소홀히 하지도 않는다. 강 회장은 지난해 가을 동아제약 사장을 맡고 있던 4남 강문석 사장을 부회장으로 임명,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게 했다. 대신 연구소장을 지낸 김원배 전무를 사장으로 전격 발탁하고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최근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개발 및 상품화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 기자 등 지인들에게 제품 브랜드에 대해 폭넓게 자문을 받기도 했다. 건강관리는 주로 골프로 한다. 골프 사랑이 남달라 매주 라운딩을 하며 레슨 프로로부터 자주 코치를 받는다.
.해방둥이 기업을 이끈 정진숙(93) 을유문화사 회장은 노익장 CEO의 맏형 격이다. 정 회장은 1945년 철학·종교 등 인문 교양서를 전문 출판하는 을유문화사를 설립하면서 대한민국 출판 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 현재는 정 회장의 손자인 정상준 상무를 중심으로 3세대 경영을 일궈나가고 있다.
.송인상(91) 능률협회 회장은 90이 넘은 고령이지만 아직도 ‘현역’이다. 금융인·관료·외교관·CEO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송 회장은 능률협회 설립 산파역을 맡았고, 현재까지도 능률협회 회장 직함을 갖고 있다.
.1980년대 초부터 효성그룹과 인연을 맺어 동양나이론 대표이사 회장(현재 효성 T&C) 등을 지냈다. 현재는 여의도에 있는 능률협회 사무실에는 출근을 안 하고 마포에 있는 효성그룹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오랜 인연으로 효성그룹 고문 직함을 갖고 있다. 송 회장은 매주 화요일 안양 베네스트 CC에서 재계 원로들의 골프모임인 장춘회에 참석,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라면 종가를 자부하는 삼양식품의 전중윤 회장. 전 회장은 수십 년째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의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술·담배를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건강 비결이라고 말한다. 회사 관계자는 ‘백발의 홍안’이라고 전 회장의 건강을 전한다. 예전엔 골프를 쳤으나 2003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원주골프장을 매각한 이후부터 골프를 안 한다.
.‘카페라떼’ 제품 직접 개발
.전 회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회사 업무의 세세한 면까지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다. 아들에게 경영을 맡기고 있으나 팀장 및 중역들로부터 직접 보고받고 결재도 한다. 전 회장은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부분 일본의 교육이나 경영 관련 서적으로, 좋은 내용은 메모를 해뒀다 후일 책을 엮어내기도 한다. 삼양식품 계열 이건식품문화재단을 통해 매년 1권 정도 책을 내는데 초·중·고교에 무료로 배포한다.
.올해 85세인 매일유업 김복용 회장은 지난해 새로운 모험을 시도했다. 전북 고창에 25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t 규모의 자연치즈 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자연치즈 시장 규모는 한해 120t에 불과해 당분간 적자를 감수해야 할 처지였다. 당연히 회사 임원들도 반대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생애 마지막 사업’ 이라며 밀어붙였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그는 1946년 공산당이 꼴 보기 싫어 월남했다. 생계가 막막해 서울 방산시장에서 좌판을 벌였다. 실향민 특유의 억척스러움에 납기·품질 약속을 꼭 지킨다는 평판을 바탕으로 사업을 늘려갔다. 제분업과 해외무역으로 제법 큰돈을 벌었다. 김 회장은 나이 쉰 살이 넘어 매일유업 전신인 한국낙농가공주식회사를 인수해 낙농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요즘도 치즈공장을 비롯, 전국의 7개 공장에 수시로 들른다. 또 1년에 두 달 정도는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을 돌며 신상품 동향을 파악하는 데 보낸다. 국내 ‘컵 커피’ 시장을 개척한 ‘카페라떼’ 등도 김 회장이 발굴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최근에는 일본을 방문한 뒤 제품 개발을 위해 코코아로 만든 두유를 가져와 직원들에게 시식을 권하기도 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몇 안 남은 창업 1세대다. 짝수 달엔 일본, 홀수 달엔 한국에서 일하는 신 회장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주요 20여 개 계열사로부터 업무보고를 직접 받는다. 롯데호텔 24층 신 회장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는데 요즘은 쇼핑과 호텔 등 주력 계열사 업무보고 자리에는 신동빈 부회장(그룹 정책본부장)도 배석한다.
.롯데그룹은 2세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이지만 신 회장은 여전히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제과·롯데칠성 등 20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고, 업무보고도 꼬박꼬박 직접 받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한국에 머물 때는 하루 1~2개 회사씩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며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한다” 고 말했다.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은 요즘도 30여 개의 굵직한 명함을 갖고 있을 정도로 대외활동이 왕성하다. 함경도 함주 출신인 박 회장은 이북 5도민회 각종 직함을 갖고 있고, 한국식품공업협회장·상장사협의회 회장 등 2개 단체 회장 일로도 빠듯할 정도로 바쁜 생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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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식품회사의 CEO로 알려진 박 회장의 경력은 다채롭다. 박 회장은 북한 함흥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산업은행을 거쳐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차관급)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이다. 이런 인연으로 국무총리실 관리들의 모임인 국총회 회장 직함도 갖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마친 박 회장은 샘표식품 창업주인 부친의 뒤를 이어 1976년 54세의 나이에 샘표식품 대표를 맡아 30년째 회사를 운영 중이다. 평소에 ‘나는 아직도 현역’이라고 강조하는 박 회장은 골프는 안 하고 일 자체가 건강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수십 년째 복용하고 있는 식전 식초 복용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며 주위사람들에게 적극 권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근검절약은 업계에 소문이 나있다. 박 회장은 지금도 달력 뒷면에 메모를 한다. 궁상을 떨려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냥 선친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워 몸에 밴 습관일 뿐이다. 샘표식품 박진선 사장은 최근까지 부친(박 회장)이 타던 96년식 차를 탔다. 무려 40만㎞를 뛴 차였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달력 뒷면을 메모지로 활용
.김상하(79) 삼양사 회장은 예전에 비해 근력이 다소 떨어지긴 했어도 경영활동만큼은 왕성하다. 김 회장은 88년부터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4연임하며 12년간 최장수 대한상의회장을 맡았을 정도. 지난해에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본사 건물도 리노베이션해 새로워졌고, 그룹 CI도 바뀌었다.
.김 회장은 아들인 김원 삼양사 사장에게 상당 부분 경영권을 맡기고 일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나 투자와 관련된 일은 아직도 직접 챙긴다. 대한상의 회장 시절 한때 각종 직함이 80개에 달했지만 요즘은 몇몇 모임·단체만 참여하고 있다.
.함태호(75) 오뚜기 회장은 요즘도 매일 대치동 사무실에 출근한다. 함 회장은 TV CF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 지금도 TV 방영이 결정되기 전 CF 데모 테이프를 직접 챙겨보면서 광고 컨셉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CF에 등장시킬 모델도 함 회장이 직접 고르고, 섭외를 지시한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함 회장은 남다른 애국심으로도 유명하다.
.80년대 초 베스트푸드가 국내 마요네즈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애국심 마케팅’으로 시장을 지켜낸 데 고무돼 오뚜기 직원들은 함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지금도 매달 1일 사업장별로 애국 조회를 열고,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 함 회장은 국내 세 곳의 공장을 순시하면서 직원들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외국 브랜드 제품을 먹일 수 없다”는 신념을 줄곧 강조한다.
.화장품 업계 대부인 유상옥(72)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일단 외모부터가 50대로 보인다. 화장품 회사 CEO답게 얼굴 가꾸는 일 자체가 경영이다. 자칭 화장하는 남자라고 소개한다. 멋진 남자가 되려면 화장을 하라고 주장한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유 회장 앞에서 섣불리 노익장을 과시하면 크게 실수하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33년 충남 청양 출신인 유 회장은 고려대에서 석·박사를 딴 학구파다. 동아제약 상무, 라미화장품 사장, 동아유리공업사장 등 전문경영인을 거쳤다. 남들이 은퇴할 나이인 55세에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 불과 5년 만에 3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요즘도 매주 경영자 조찬회에 나가 새 기술과 새 경영기법이 무엇인지, 세상의 변화를 귀동냥하기에 바쁘다. 중앙대·고려대 등에서 그의 CEO 특강은 인기가 매우 높다. 화장품 회사 경영인으로서 사회공헌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30여 년간 모아온 1000여 점의 장신구 등을 모아 화장 미술관을 열기도 했다.
.영업사원 정강이 걷어차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은 입지전적 인물이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초등학교 4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그는 담배장사·엿장사·찐빵장사·외판원 등 소년 가장으로서 안 해본 장사가 없었던 사람이다. 그러다가 26세 때 경옥고(경옥고:피를 맑게 해 주는 보약의 일종) 제약공장을 차려 연 매출액 1500원대에 이르는 굴지의 제약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최 회장은 뚝심이 좋고 고집이 세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는 제약업계에서 ‘최씨 고집’으로 통한다. 40여 년 동안 오로지 한방 의약품 개발에 매달리며 한 우물만 파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는 매일 오전 8시면 정확히 회사에 도착해 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거래처 등 현장으로 달려간다. 자사제품의 소비자 인지도와 불만사항 등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영업사원들 실적이 부진하면 말단직원까지 모아놓고 직접 정강이를 걷어차면서 훈시를 하는 등 제약업계에서 가장 정열적으로 일하는 CEO로 통한다. 건강비결에 대해 “일에 미쳐 살다 보니 아플 시간도, 늙을 시간도 없다”라고 털어놓는다. 92년 스스로 광고 모델로 나서 CEO 광고시대를 연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상조 삼천당제약 사장은 제약업계 각종 기록을 갖고 있는 CEO다. 그의 이름 뒤에는 제약업계 최고령 전문경영인,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란 명칭이 따라다닌다. 충남 천안 출신인 그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62년 종근당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84년 글락소 웰컴 사장을 시작으로 종근당 사장(91년), 삼천당제약 사장(94년~현재) 등 제약업계 근무 43년에 사장만 20년 넘게 하고 있는 인물이다.
.김 사장 집무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병 있는 자는 모두 삼천당으로 오라’는 내용의 족자다. 김 사장은 임원회의 때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결정은 임원이 할 수 있겠지만 아이디어는 현장에 있는 직원에게서 직접 얻으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