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고)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2세로 태어나 그 부친의 재산을 상속하여 수 천 억 원의 재산을 소유한 재벌2세 정몽준 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강력히 반대한다. 1992년 고 정주영 회장의 대선 출마로 인해 현대자동차 등 현대그룹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홍역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최고 경영자부터 말단 노동자까지 국민당 가입을 강요당하고 가족과 친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업체 직원들까지 국민당에 가입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기억, 그리고 한겨울 국민당 유세장마다 동원된 현대그룹 임직원들, 대선 패배 후 김영삼 정권의 현대그룹 보복행위 등 한마디로 기업경영권을 이용해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불태운 과는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그의 아들인 정몽준 의원이 현대중공업 1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면서, 동시에 현대중공업의 고문이라는 지위에 있으면서 대선에 출마한다는 그 자체는 결코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 그룹의 순수한 기업경영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확실한 판단 속에 우리는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를 강력히 반대합니다.
2.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 지분 1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면서 동시에 고문직을 맡고 있다. 이러한 현대중공업에서는 129일 파업, 89년 2월 식칼테러, 노조 총회 파괴, 무차별 해고 등이 자행되었으며 지금까지 13명의 해고자들이 정문 출입조차 봉쇄 당한 채 최고 10년이 넘게 해고생활에 시달리는 등 회사측에 의한 노조탄압은 끊임없이 악랄하게 자행되어왔다.
뿐만 아니라 죽음의 공장이라는 현대중공업에서는 2000년 304건, 2001년 469건, 2002년 7월말 현재 306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올해만 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작년의 11명 사망 등 최근 몇 년 동안 수십 명의 노동자가 작업현장에서 죽어나가고 있다.
이런 현대중공업의 실상을 낱낱이 알고 있는 우리들은 정몽준 의원이 결코 이 나라 노동자 민중 등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의 대표가 될 수 없다는 확실한 신념으로 그의 대선 출마를 강력히 반대한다.
3. 정몽준 의원은 네 번째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시민, 사회단체들이 평가한 정몽준 의원의 의정활동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후광을 등에 엎고 막대한 자금줄을 이용해서 울산 동구지역을 정몽준 아성(?)으로 만들면서 내리 4선의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능력은 어느 부분에서도 검증되지 않았다. 다만 축구협회 회장과 국제축구협회 부회장으로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른 후 높아진 인기(?)에 편승해서 대권까지 넘보는 현실은 가히 이 나라 정치수준이 코메디 수준임을 반증하는 모양이다.
4. 우리는 이상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는 현대그룹, 자동차그룹, 중공업그룹 등의 건전한 기업경영을 위해서 또한 정몽준 의원이 실제 지배하고 있는 중공업내의 노동운동 탄압과 참혹한 산업재해 현실을 볼 때, 그리고 그 동안 정몽준 의원이 보여준 정치적 능력 등을 종합할 때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를 강력히 반대한다.
우리는 오늘 노동조합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몽준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여 과거 국민당과 같이 그룹 및 계열사 임직원을 동원하거나 기업경영에 털끝만큼이라도 영향을 끼친다면 모든 조직력을 총동원해서 강력히 응징해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나아가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면서 금권정치, 인맥정치, 지역정치 등 모든 썩어빠진 정치 행태를 종식시키고 진정한 이 나라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