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은 지기님이 근거를 제시하며 하나하나 대답해 줄 것이니 저는 잠깐 저의 생각을 조금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종중의 나이 드신 어른들이 가장 큰소리치고 유식한 체 하는 것이 홀기입니다(큰소리치고 유식한 체한다고 표현해서 죄송합니다만). 홀기를 가지고 어른들은 젊은이나 무식한(?) 사람들을 꼼짝도 못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런 무시를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홀기를 직접 읽어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홀기를 읽어보지 아니한 사람은 아무리 박사이고 한문을 잘 안다고 하더라도 무슨 말인 줄 모릅니다. 직접 홀기를 보아야만 뜻을 알 수 있는데 홀기를 직접 보더라도 평소에 쓰지 않는 한문이 아주 많기 때문에 사전을 찾아보지 않으면 또 무슨 글자인지 모르는 자가 많습니다.
5~60년간 시제를 주도하고 종중을 자기집 드나들 듯하는 종회장도 홀기의 정확한 뜻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종중의 원로 한분이 “거멱작주”를 큰소리치며 설명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는데, 그분은 “거멱작주는 술병의 모가지(목)을 붙잡고 술을 따르라는 말이다”라며 당당하고도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입니다. "거멱작주"의 "멱"을 아마도 멱아지(모가지)로 아신 모양입니다. “거멱작주"는 한문으로 擧冪酌酒라고 쓰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 擧는 들 거, 冪은 덮을 멱, 보자기 멱, 덮개(뚜껑) 멱, 酌은 따를 작, 퍼낼 작, 酒는 술 주字입니다. 그러므로 "거멱작주"란 말은 술단지를 덮은 보자기를 떠들고 술을 떠내라는 말입니다. 영암종중의 홀기와 남원종중의 홀기도 서로 많이 다르고 같은 종중내에서도 각 소파끼리 다릅니다. 이것을 통일시키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영암종중도 대전에 사시는 분이 가지고 있는 홀기는 더 많이 다릅니다. 그분은 아마 서울 성균관에서 쓰는 것으로 보이는 홀기를 가지고 다니며 막 읽어대는데 한 번도 안 들어본 문구가 아주 많아 여러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고 그 홀기는 잘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제사를 지낼 때에는 북쪽에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하여 북쪽이 아닌 다른 방향에 신위를 모시는 경우에는 실제 방위와는 상관없이 신위를 모신 쪽을 북쪽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헌관이 신위전으로 나가서 신위를 향하여 서있다면 신위 계신곳이 북쪽, 헌관은 남쪽, 헌관의 오른편이 동쪽, 헌관의 왼편이 서쪽으로 보는 것입니다. 전주나 남원에는 헌관에게 "北向立”하라는 경우가 없는데 영암 영당제에서는 “북향립”이 몇 번 나옵니다. 그리하여 북향립의 의미를 여러분에게 물어보았으나 대답하는 분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향교 대성전이나 서원제 같은 경우에는 헌관이 관세위에서 관세(손을 씼음)를 하고 신위전에 나가기 전에 집례는 헌관에게 “西向立”하라고 합니다. 이는 헌관이 준소(술단지가 있는 중앙)에서 사준(술단지에서 술을 떠내는 사람)이 순단지에서 술을 떠내는 것(거멱작주)을 지켜보라는 뜻으로 “西向立”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헌관이 서있는 위치에 따라서 방향이 다르겠으나 서향립(서쪽을 바라보고 서있음)을 하게 되면 사준이 술을 떠내어 잔에 채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으나 북향립(북쪽을 바라보고 서있음)을 하면 사준을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영암 영당제에서 북향립은 헌관이 영당안으로 들어가 신위앞에서 영정을 바라보고 절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북향립이 옳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북향을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하나 예를 들자면 돌아가신 할머니의 묘는 할아버지의 왼편에 모시는데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왼편에 계신다고 아무리 설명을 하여도 요즈음 사람들은 묘소 아래에서 조부모의 묘를 올려다보면서 할머니가 오른쪽 할아버지가 왼쪽에 계신데 왜 할머니가 왼쪽, 할아버지가 오른쪽이 되느냐고 우겨대니 어찌해야 할지....
아무튼 아침님! 가지고 계신 홀기를 사진으로 한번 올려 놓아보세요.
그리고 인터넷에서 보았다는 연촌공종중의 홀기는 어디에 나오며 누가 올린 것인가요?
첫댓글 내용을 고려하여 자유게시판에서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