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련활동은 국가인증 프로그램으로!
손순용
전남도립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외래교수
청소년수련활동 인증심사원
지난 7월18일(목)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푸른 꿈의 청소년 5명의 생명이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진 이 사건은 슬픔과 분노를 일으키게 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우리 자녀에게 재발될 수 있다는 현실입니다.
매스컴을 통해 본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공주대사대부고는 안면도 해양유스호스텔과 사설 해병대 극기훈련 캠프 계약을 맺었나, 실제 훈련 프로그램은 한영T&Y 업체가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오후 4시경 90명씩 2개조로 훈련을 받던 중, 구명조끼를 벗어준 휴식조가 교관의 지시로 바다가 들어갔다가, 앞서가던 23명이 갯골(거센 물살이 지나가는 바다 갯벌에 깊게 파인 골)에 휩쓸려 이중 5명이 실종되었으며 결국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교관은 2명이었으며, 참관 교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청소년 수련활동은 안전보다 경제성을 우선하여 운영되다보니, 씨랜드 화재 사건, 식중독, 성추행 등 각종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되어 왔습니다. 특히 학교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른 청소년의 여가시간 증가 및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활동이 증대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청소년수련활동 환경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습니다.
국가는 청소년수련활동이 안전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운영 될 수 있도록 2006년 3월부터 청소년수련활동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수련활동 인증제는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개인·법인·단체 등이 실시하고자 하는 청소년수련활동을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확인하고 인증해 주는 제도입니다. 2013년 7월 현재 1,162건의 인증 프로그램이 있으며, 광주의 경우 17건, 전남의 경우 31건의 인증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잇습니다.
프로그램 인증은 꽤 까다롭게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면 이번 해병대 캠프의 경우 총 17개의 항목을 통과하여야 합니다. 즉 활동 프로그램의 구성부문 5가지, 지도자의 자격 및 배치 2가지, 활동처 및 안전, 보험, 위생관리 등 활동환경 8가지입니다. 또한, 숙박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숙박관리, 안전관리인력, 영양관리자 관리 등 3가지가 추가 됩니다. 이번 안면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인증을 받기에는 너무나 많은 요인이 부족합니다.
학교나 학부모들은 국가로부터 인증된 프로그램에 우리 자녀들을 참가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부모들이 학교 행정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적인 방법으로는 운영위원회가 있습니다. 학교의 수련활동에 대해 운영위원회에서는 반드시 그 프로그램이 국가의 수련활동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련활동 담당 교사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운영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되면 교사는 확인을 하게 됩니다. 수련기관은 물론이고 프로그램도 인증된 것인지 알아보고 참여 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의 경우, 프로그램 진행시, 인솔교사 중 최소한 한 명의 교사는 꼭 참관해야 합니다. 수련원이나 수련관의 경우 프로그램 진행시 교사가 지켜보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있으면 학생들이 대접 받지만 교사가 없는 순간부터 푸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꼭 한 명의 교사는 현장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제도 개선 즉 사전허가제, 사전신고제 등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시급한 것은 학부모가 그리고 학교가 주도적으로 학생들의 수련활동에 대해 국가인증프로그램을 선정하고, 교사의 경우 수련활동 현장을 끝까지 참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2013.7.24.
첫댓글 예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닏. 우리 모두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