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패션유통 강자 부상
지난 2월 이랜드 흡수합병(M&A)의 서막이 올랐다. 이랜드월드가 여성복 전문업체인 네티션닷컴 발행주식의 35%인 조학수 사장의 지분을 210억원에 인수한 것. 이랜드는 지난 2003년에도 데코를 106억5천만원에 인수, 여성복 시장에서도 강자로 부상했다. 이랜드의 M&A 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5월에는 프랑스계 대형마트인 까르푸 인수전 막판에 뛰어들면서 1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까르푸는 9월 명칭을 홈에버로 변경, 2001아울렛, 뉴코아와 함께 이랜드 유통사업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이랜드의 M&A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글로벌 브랜드 잇단 상륙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스페인 인디텍스사와 계약을 맺고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를 도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라’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종합상사가 국내 파트너로 유력했으나 롯데가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면서 전세가 뒤집어진 것. 하지만 양사는 합작사 지분, 매장 위치와 규모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당초 법인 설립 예정 시기인 상반기를 지나 해를 넘기게 됐다. ‘자라’ 외에도 올해 국내에는 ‘유니클로’ ‘디케이엔와이’ ‘클럽모나코’ ‘에스쁘리’ ‘브룩스브루더스’ 등이 본격 전개되고,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의 도입도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브랜드 상륙이 가속화되고 있다. |
남성복 르네상스 시대
쌍춘년을 맞아 남성복이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남성 소비자들의 의식이 바뀌면서 복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캐주얼 착장의 보편화, 복종 세분화가 일어나면서 새로운 군이 등장하는 등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결혼 인구 증가로 예복이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특히 백화점을 제외한 대형마트, 가두점, 아울렛을 중심 유통으로 전개되는 중가 신사복들이 급증했다. 또 젊은층을 겨냥한 영캐주얼이나 맞춤 정장 등 새로운 군이 생겨나고, 프리스티지 브랜드, 해외 직수입 브랜드 등이 합류하면서 유례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은 타 복종 업체들이 가세해 전개 업체들도 다양해졌고, 중소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
롯데 VS 신세계 감정싸움
지난 4월 말 롯데가 경쟁 백화점인 신세계 본점에 입점한 일부 캐주얼 브랜드에 대해 일방적인 퇴점 조치를 내리면서 국내 패션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한 번 극명하게 드러났다. 사건의 발단은 롯데 고위 간부가 영업 외 시간에 신세계 본점을 방문한 것이 CCTV에 잡히면서 일어났다. 이후 롯데는 본점에 입점한 일부 캐주얼 브랜드에 효율 강화를 이유로 퇴점 조치를 내렸으며, 신세계는 롯데 간부를 고발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유통업계 정상의 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제는 퇴점을 무기로 입점업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구습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
월드컵 특수 희비교차
온 국민을 밤잠 못자게 한 독일 월드컵이 6월 9일 개막돼 한 달 간 지속됐다. 독일과의 시차로 경기가 새벽에 열리면서 국내 패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비해 적었지만 월드컵 효과는 여전히 재현됐다. 특히 캐주얼과 스포츠 업체들이 출시한 붉은색 티셔츠는 2002년 때보다 한결 다양하고 세련돼 전체적으로 수 백 만장이 팔려나가는 특수를 누렸다. 또 티셔츠 외에도 두건, 스커트, 각종 응원도구를 이용한 월드컵 패션이 거리를 강타했다. 반면 남녀성복은 월드컵 특수에 편승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자유분방한 복장이 거리에 넘쳐나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
톰보이 최형로 회장 타계
지난 8월 22일 국내 패션산업의 선구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형로 회장이 향년 62세를 일기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황해도 신천에서 (주)성도섬유의 설립자인 고 최무정씨의 장남으로 지난 77년 지금의 (주)톰보이를 설립한 패션 1세대. 최 회장 타계 이후 톰보이는 부인인 김명희 회장이 취임, 전문경영인인 정운석 사장과 함께 이끌고 있다. 최 회장 타계 외에도 올해는 비슷한 연령대의 패션 1세대인 네티션닷컴의 조학수 사장이 기업을 매각한 반면 오너 2세들이 전면에 부상하거나 경영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으면서 패션산업의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
미니멀리즘-블랙 열풍
미니멀리즘이 전 복종을 강타했다. 화려하고 다양한 스타일로 요약되는 로맨티시즘이 지나고 단순하면서도 모노톤의 감성을 담은 미니멀리즘이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서면부터 남녀성복은 물론 캐주얼, 스포츠, 액세서리까지 폭 넓게 유행했다. 여성복은 단품보다 셋업물 중심의 단정한 수트류가, 남성복은 메트로 섹슈얼, 위버 섹슈얼 등의 화려함에서 탈피한 슬림하고 심플한 정장류가 부상했다. 미니멀리즘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블랙 컬러가 동반 히트했다. 가을이면 블랙, 그레이 컬러가 대세를 이루지만 올해는 더욱 깊고 어두운 분위기의 블랙으로 변신, 기존의 단순하고 밋밋한 블랙이 아닌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로 무장한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
대기업 분사 합병
LG패션이 11월 2일 LG상사와의 분리를 완료하고 대표이사에 구본걸 사장을 선임했다. 이로써 LG패션은 자본금 1462억원, 자산 규모 4173억원, 매출 규모 7100억원의 패션업체로 새출발하게 됐다. LG는 이번 분사를 계기로 패션 업계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핵심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그동안 브랜드를 정비하고 인력을 재배지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FnC코오롱과 코오롱패션의 합병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코오롱패션은 11월 23일 기명식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했다. 감자 후 자본금은 219억원으로 줄어들어 내년 초 FnC코오롱과의 합병을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
세아상역 나산 인수
니트 수출 업체인 세아상역이 법정관리 업체인 나산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3504억원으로 11월 11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나산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부터 나자인, 마리오아울렛, 세이브존아이엔씨 등 중견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세아상역으로 최종 낙점됐다. 세아상역은 나산 인수와 별도로 아인스트랜드를 설립, 내년 춘하 시즌 캐주얼 브랜드 ‘테이트’를 런칭할 예정. 따라서 나산과 아인스트랜드 두 회사를 통해 내년에 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셈이다. 세아상역 외에도 올해는 비패션업체들이 패션 시장에 대거 진출, 주목을 받았다. |
대형마트 패션 비중 확대
대형마트들이 패션 부문을 확대, 브랜드 메이커의 중요한 유통 채널로 등장했다. 수익률 강화를 위해 매년 패션 비중을 강화해 온 대형마트의 올해 패션 부문 매출은 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작년에 비해 약 1조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전체 매출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전국 곳곳에 3백개가 넘는 점포망을 구축하고 자체 브랜드 런칭, 패션 특화 매장 운영 등에 나서면서 가두 상권 대리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았다. 또 패션업체들이 대형마트 전용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가두 상권 위주로 전개해 온 상설점을 대형마트를 통해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