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2011.8.28
#.어디로:설악산 노적봉 '한편의 시를 위한길'
#.누구와:club 암벽산책 자일 파트너 9인1조
계절이 지나가는 늦여름의 휴일날,
오랜만에 설악산에 들었습니다.
소공원 입구에서 소통왕골로 접근하는 '한편의 시를 위한길'은 어프로치가 짧은
등반 코스로 당일 등반이 가능해 클라이머들에게 인기가 높은 릿지길입니다.<최고난이도 5.6>
1989년 경원대 산악부가 개척한 길로 오르는 내내 화려한 설악의 절경들을 조망할 수 있고
특히 노적봉 정상에서 굽어보는 웅장한 토왕폭포와 수려한 설악의 절경들은 클라이머들의
가슴을 뛰게하는 멋진 등반 루트입니다.
'한편의 시를 위한길' 이라는 루트 이름은
사흘간에 걸친 처절한 개척등반 당시
소나기가 내린 후 울산바위와 달마봉 사이로 쌍무지개가 걸쳐지고
노적봉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건너편 토왕성 폭포의 선경에 취해
'한편의 시를 읊조리지 않을 수 없었다'하여
'한편의 시를 위한 길'로 이름 지었다는 후문이 전해오고있습니다.
오전까지는 날씨가 맑아 조망이 활달했지만
오후의 산정에는 구름과 안개와 비로 인해 시계가 매우 불량했으며
변화무쌍한 날씨는 등반 속도를 더디게해 어두운 소토왕골을 따라 렌턴을 켜고 하산을 했는데
칠흙같이 어두운 너덜지대에서 비를 맞고 똬리를 틀고 앉아있던 살모사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너무 무서워서 사진도 못찍었다는...^^
소공원입구 켄싱턴호텔 주차장에서 바라본 노적봉<한편의 시를 위한길>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발급 받은 등반허가서 입니다.
설악산의 출입 금지된 등반 루트는 사흘전까지 등반 계획서와 세부적인 장비등을 기재한 후
암장 등반허가 신청서를 이메일이나 팩스로 접수해서
승인을 받아야 입산이 허용됩니다.
국립공원의 입산료 징수 폐지가 된지 꽤 지났는데
여전히 등산로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통행료<?>를 받고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속화되고 권력화된 종교 집단이 바로 그들입니다.
산속에 문화재가 있다면 사찰앞으로 요금소를 옮겨 사찰에 드나드는 관람객들에게만
요금을 징수하면 합리적일 듯 한데 사찰 근처에도 가지않는 애꿎은 등산객들에게까지
관람료를 내라고하는 것은 참으로 불합리하다는 생각입니다.
x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 피하 듯 수로를 따라 소토왕골로 접근을 합니다.
수풀을 헤치고
계곡을 건너
늦여름의 숲을 휘돌아 흘러온 계곡물은 어느새 가을속으로 흐르는듯합니다.
징검다리를 건너 소토왕골로 접근을합니다.
비교적 접근로가 짧은 '한편의 시를 위한길'은
시작부터 흥미롭습니다.
2피치 세컨 빌레이 중
2피치
한편의 시를 위한길 3피치 등반 중
사진 작가 '水雲'박명서 선배님과 함께.
사진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열정으로 가득한 분이십니다.
특히 직접 암벽 등반을 하시면서 산악 사진 작품을 많이 담으시는 분이신데
안따깝게도 그동안 수많은 바위를 오르내리시면서 무리를 일으켜 무릎 관절 수술로
약 1년여만에 함께 등반을 하게되었는데
변함없이 멋진 사진으로 험난했던 등반을 기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5피치 피너클 지대에서 올려다 본 노적봉 정상
좌측 암릉은 '별을 따는 소년들'길
5피치 피너클 지대 등반 중
피너클 지대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입니다.
오금이 저릴정도로 소토왕골이 입을 쩍 벌리고 있습니다.
마가목 열매가 있는 '한편의 시를 위한길'
봄에 돋는 새싹이 말의 이빨처럼 튼튼해서 지어진 이름이 마아목(馬牙木)인데 이것이 음이 변하여
'마가목'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5피치 피너클 지대 등반중인 대원들
문대장님<무와 님>
산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신 분이십니다.
특히 희생적 리더십과 기본에 충실한 안전한 등반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등반 철학을 가졌으며
등반 경험도 풍부하여 등반의 안정감을 주시는 분입니다.
강송(剛松)찬미/박희진
“강송의 숲에는 일체 잡념을 버려야 한다.
오직 자연에의 외경(畏敬) 하나로 마음을 채우도록.
강송을 본떠 허리를 편 다음 가슴을 열고 심호흡 해야 한다.
뿌리를 깊숙이 대지에 내렸기에 확고부동한 긍정의 자세와
찬미의 정성을 배워야 한다.
온갖 협잡의 유혹을 물리치고
상승일념의 집중과 지속력, 그 드높은 기개의 도덕성도.”
에델바이스
구절초
손으로 비비면 오이 냄새가 난다는 '산 오이풀'
마가목 열매
?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絶交다!
무식한 놈/안도현
노적봉 정상
사진을 제공해주신 박명서 선배님과 문경석 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함께한 자일파트너분들 수고하셨고 다음 등반을 기약합니다.
-끝.
첫댓글 헐 대단합니다... 암벽등반도 하시고, 아주 멋지네요..^^
부럽습니다. 잘봣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