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의 다른 이름은 소망입니다 ♧
우리 민족 고유의 큰 명절 중의 하나인 설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19년 달력의 첫 장을 펼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고 자고(自古)로 진짜 새해라고 일컫는 설날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고 한동안 묵었던 포부를 다시 펼치며 본격적으로 새롭게 한 해를 계획하며 부푼 희망에 사로 잡힙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설날이지만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기쁘고 설레는 마음은 늘 한결같습니다. 아마도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부여잡는 시간이기에 그럴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올해는 우리 마음을 늘 설레게 하는 이 <설날>이라는 말의 의미와 <설날>에 담긴 숨은 이야기를 찾아 간단히 정리해 보기로 합니다.
설날의 어원에 대하여 검색해보면 다양한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뉴스방송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J방송사의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도 <설날의 기원>에 대하여 브리핑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난무하는 설날의 여러가지 어원 중에서 일단 공통적이고 설득력 있는 것들을 골라 보랐습니다.
첫째 의견으로 앵커 브리핑에서도 언급을 한 바 있지만 설날의 <설>은 <설다, 낯설다>등의 의미에서 나온 말로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의 처음이 낯설어 아직 서투르고 익숙하지 못하다는 뜻으로서 한 해의 첫 번째 날을 지칭하게 되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설>이란 말의 어원은 <서럽다>는 의미의 <섧다>라는 말에서 그 유래를 찾는 견해입니다. 새로운 한 해가 되어 나이가 먹으니 서러운 마음이 든다는 의미에서 한 해의 첫날을 맞는 느낌을 의미한다는 견해인데 제 개인적으로 이 견해는 설득력이 좀 떨어져 보입니다.
세 번째로 설날의 <설>의 어원은 장이 서다, 바로 서다, 출발점에 서다 등의 말과 같이 <서다(立)>라는 동사에서 온 말로 새로운 한 해가 바로 서기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견해입니다.
설날의 어원을 좀더 들여다보니 다음과 같이 해석하는 흥미로운 견해도 있었습니다.
우리 말에서 <설>자가 들어가는 말을 찾아보면
설장고 : 농악대의 우두머리, 장고 치는 사람 중의 우두머리
설북 : 농악대의 우두머리, 북잡이의 제 1 주자
설소리 : 앞 소리
등이 있는데 이러한 단어들로 유추해볼 때 <설>의 의미는 <우두머리, 앞, 처음, 으뜸>등의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며 이런 의미에서 <설날>은 한 해의 우두머리요 으뜸이 되는 새로운 첫 날을 의미한다고 보는 견해인데 설득력이 꽤 있어 보입니다.
<설>의 의미가 <처음> 또는 <새로움>이란 뜻으로 해석되면 설날이란 말을 한자어로 원단(元旦), 세수(歲首), 정초(正初), 연초(年初), 연시(年始)로 표현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게 됩니다.
이상에서 살펴 본 <설>이란 단어의 어원을 종합해 볼 때, 설다, 낯설다, 섧다, 서다, 또는 처음과 우두머리, 시작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 개연성이 있었고 그 뜻 속에 담긴 말의 공통적인 어의를 한 단어로 생각해 보니 <설레다>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었고 <설레다>에서 파생한 명사 <설렘>은 유사한 뜻의 다른 표현으로 <기대> 또는 <소망>같은 뜻으로 쉽게 의미 연결이 됩니다.
즉, 설날은 한 해가 시작되는 날로 새로움이란 소망을 짓는 날이 되는 것입니다.
지난 해보다 더 나은 한 해를 만들기 위해 저마다의 소망이 시작되는 한 해의 첫날!
바로 설날이 가진 의미입니다.
다음은 설날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음식인 떡국에 대해 알아봅니다.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에는 떡국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멥쌀가루로 찌고 떡메로 쳐서 길게 만든 떡을 가지런히 썰어서 장국에다 넣고 쇠고기나 꿩 고기와 함께 끓인 음식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꿩 고기로 국물을 우려냈지만 점차 꿩이 귀해지면서 꿩 대신 닭을 떡국에 넣고 있는데 여기서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유래되었음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설날에 우리가 떡국을 먹는 이유에 대하여 알아 봅니다.
설날 아침에 흰떡을 먹는 이유는 하얀 떡처럼 나쁜 욕심 없이 마음이 깨끗해지라는 의미이며 또한 긴 가래떡처럼 오랫동안 장수하며 복과 건강을 누리는 기원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가래떡을 둥글고 가늘게 썰어서 떡국을 끓이는데 둥글고 가는 모양은 동전 모양의 화폐를 상징하여 이런 모양의 떡국을 먹음으로 한 해 동안 풍성한 재물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떡과 함께 넣어 먹는 만두 역시 복주머니 형태를 띠고 있어 ‘복을 싸서 먹는다’는 조상들의 간절한 마음과 지혜의 한 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내일이 우리들의 진짜 설이며 예부터 설날 하루 전(前)인 오늘을 <까치 설>이라고 불렀습니다.
문득 어릴 적에 멋모르고 불렀던 친숙한 노래, 윤극영 선생의 <설날>이란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까치 설날>에 대한 의미도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우리 민족은 서양과 달리 아침에 행운을 상징하는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설을 맞이하는 기쁨을 담은 동요에 이러한 행운을 상징하는 까치를 등장시켜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까치설>에 대한 유래는 정설이 없고 의견이 분분한데 그 중에서 두 가지를 골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어학계에서 가장 힘을 얻는 설은 ‘작은 설’이라는 뜻을 가진 ‘아찬설, 아치설’이 세월이 흘러 ‘까치설’로 변했다는 민속 연구 권위자였던 고(故) 서정범 교수의 견해입니다.
추석이 ‘한가위’라고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력 정월 초하루인 큰 설날은 ‘한설, 한첫날’로, 하루 전인 섣달 그믐날은 작은 설로 ‘아찬설, 아치설’ 불렸는데 <작은>이란 의미를 지닌 <아치>라는 말이 <까치>로 바뀌면서 정착되었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입니다.
다음으로 알려진 다른 설은 고려 때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가 그 배경입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승려와 내통하여 왕을 죽이려고 했으나 왕이 까치와 쥐, 돼지, 용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했다고 합니다. 쥐, 돼지, 용은 모두 십이지에 드는 동물이라 공을 인정받았으나 까치만은 여기에서 제외되어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왕이 설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하여 까치설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설이 정설인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윤극영> 선생이 일제치하에서 민족의 명절 <설날>이란 곡을 만들면서 행운의 상징인 <까치>라는 길조(吉鳥)를 노래가사에 넣음으로 우리민족의 독립과 해방이라는 소망을 노래한 것이 아닌가 상상해 봅니다.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을 맞이하여 설날이 담고 있는 의미의 일부를 알아보면서 설날이라는 의미가 한 해의 새로운 시작임을 밝히면서 새로운 시작은 곧 희망 또는 소망이라는 단어로 연결하며 한 해의 첫 출발을 힘차게 시작해보고자 하는 의미로 오늘의 아침편지를 마련합니다.
우리들의 진짜 새해입니다.
황금돼지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