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가 달라졌다 2 |
입력시간 : 2015. 02.13. 00:00 |
'재래무기를 관광자원으로' 루키스 섬
동해항서 25시간 소요…웅장한 루스키대교 환영인사
출입통제 섬 APEC 개최 후 급속 개발 최고 관광지로
포병벙커 등 군사시설 박물관·관광자원 활용 인상적
러시아를 여행할 때면 시차 때문에 헷갈린다. 러시아의 국토가 넓어 동서 길이만 9천㎞에 달하는데, 서쪽의 칼리닌그라드에서 사람들이 퇴근을 서두르는 시간이면, 동쪽의 캄차카 반도에서는 이제 출근 준비를 한다.
모든 세계가 그리니치 표준시(Greenwich Mean Time, GMT)를 적용하고 있다. 24개의 세계 표준시간대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11개의 표준시간대가 한 나라 안에 존재하는 러시아에서는 행정적 문화적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간 5시간차가 나며 모스크바가 빠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근하면 모스크바는 점심을 먹고 오후 일과를 시작한다,
러시아에서 국내 여행을 할 때면 시각에 신경을 써야 한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표를 구입하러 역에 가면 모스크바 시간으로 열차시간표가 쓰여 있고, 그 곁에 현지시간이 쓰여 있으며, 열차표에도 모스크바 시간을 기준으로 쓰여 있어 신경을 쓰지 않으면 열차를 놓치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국내선 항공을 타고 여행하면서는 꼭 현지 도착시간을 도착지 현지시간으로 알려줘 상호 불편함을 해소해야 한다.
필자가 블라디보스토크를 맨 처음 찾았던 것이 지난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무렵 통신회사 홍보실에 근무 할 때 연해주로 여름 휴가차 방문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 열기 끝나고, 한국의 이미지가 최고로 상승돼 있었던 시기로 월드컵의 응원복 붉은 티셔츠가 유행해 티셔츠 20여벌과 스카프를 준비해 무작정 직장동료랑 속초항에서 동춘호를 타고 러시아를 들어간 것이 나와 첫 인연이였다.
동춘호는 오후 3시인가 4시쯤 속초항을 출발했는데, 배에는 따이콩으로 불리는 보따리 무역하는 소무역인과 중국 훈춘을 경유하는 백두산을 등산가는 원색 등산복을 입은 여행객과 조국을 다녀가는 고려인 그리고 러시아 여행객 일부가 타고 있었다.
배는 밤새달려 다음날 오전에 9시 무렵에 북조선과 러시아 국경근처 외항에서 근 1시간정도 출입국, 검역소 관계자들이 선박에 올라 조사하고, 그리고 10시께에 자루비노항에 도착했다.
핫산스키군 포시예트 만의 항구로 1928년 10월18일 개항했으며, 엔지니어 이반 이바노비차 자루비나의 이름을 따서 자루비노로 명명했고, 도시 타입의 정착촌은 1940년대에 만들어졌다.
속초에서 자루비노까지는 출항에서 입항까지 585㎞의 거리에 있는 곳으로, 자루비노에서 훈춘은 63㎞, 훈춘에서 연길은 116㎞이며, 보따리 무역상은 훈춘에서 물건을, 등산객들은 연길에서 백두산까지 180㎞로 다녀온다, 우리는 그곳의 완행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길 자루비노에서 블라디보스토크 104㎞ 달리면 저녁 무렵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다.
그 당시만 해도 출입국관리소 직원과 국경수비대의 직원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보통의 도가 넘어서 있었다, 출입국 업무를 까다롭게 굴었으며, 업무를 보다 잠시 아무 말도 없이 나가버려, 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답배를 피워 물고 희희낙락거리며 휴식시간을 핑계삼아 쉬고 있어. 우리의 정서하고는 영 딴나라 정서로 보여졌으며, 그럴 수가 있나 할 정도였던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달리고나 나와 버스를 타고 나가면 울창한 살림의 숲속을 지나고, 다섯 여섯 시간정도 타면 어둑어둑해질 무렵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속초와 자루비노 항의 여객선은 없으며 동해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 까지 다닌다. 입국장의 모습은 옛날보다 훨씬 친절해 졌으며, 블라디보스토크가 너무 변하여 10여차례 이상 다녔어도 이렇게 변한모습이 이상했다.
특히 2012년 제2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새로운 블라디보스토크는 개항이후에 최고의 변화라고 하고 있다.
동해항에서 배를 타고 25시간정도 가면 블라디보스토크 외항에 도착하면 프랑스 건축가가 디자인한 웅장한 모습의 루스키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며, 배는 그 대교 밑을 지난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진 육지와 루스키섬을 3.1㎞나 뻗어 연결하고 있다. 지난 제2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를 준비하며 건설한 이 다리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사장교로 알려지고 있다. 루스키 섬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몇 ㎞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으로 동해연안에 위치해 있다.
이 섬은 소련시절에는 군사기지가 있었던 곳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던 곳이었는데, APEC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리면서, 급격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주 핀란드만(灣) 깊숙이 위치한 코틀린섬 안에 있는 러시아 발틱 함대의 중요한 해군기지와 비슷해 러시아 사람들은 극동의 크론슈타트라고 자랑도 하는 곳으로, 민간에게 최근에 공개되는 곳으로 한국의 유학생이 많다는 러시아 연방 극동대학교 분교도 세워지면서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안개가 자주 끼는 곳이다. 간혹 겨울에 안개가 너무 심해서, 섬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섬의 이름은 동시베리아를 통치한 니콜라이 아무르스키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가장 큰 산은 중부 지역에 위치해 있는 루스키흐 산(279m), 글라브나야 산(279m), 첸트랄나야 산(255m)이 있고 바닷가와 수로에서 낚시질하는 러시아 배불둑 인심 좋은 아저씨들과 말은 안통해도 한나절 정도 주변의 바닷가 정취와 함께 즐길만한 곳이다.
각종 편의시설들도 막 짓고 있는 중이며, 이곳의 소련의 군사시설은 러일전쟁 때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으로 그대로 박물관으로 이용되어 루스키 섬의 곳곳의 벙커들이 소련이 붕괴될 때까지의 이용했던 요새를 박물관으로 변화시켜, 재래무기를 활용하여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바라쉬띠브스카레 빠따레이라는 포병 요새는 최근까지 근무했던 포병 벙커로 지하 250m의 요새로 움직이는 회전포신과 무기고, 탄약고 등이 소련의 국기가 찍힌 채로 관광객들이 만지고, 체험 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이곳의 야경은 이방인들을 설레이게 하고 있어 밤바다와 함께 즐기는 명소가 됐다.
필자는 얼마 전 중부전선 DMZ를 방문했다. 수년간 사용했던 벙커들이 그대로 폐허화 되고 있었으며, 그냥 흉물스런 폐건물로 방치되고 있었다, 우리의 분단된 땅덩어리에 있는 사용하지 않은 군 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 한다면 생각이 든다.
사진 설명 / 1,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루스키 섬으로 가기 위해서 금각만 대교. 블라디보스토크 내항에서 보면 바로 보인다.
2 루스키대교.
3 극동대학교 분교 내에 있었는데, 루스키섬 개발계획에 따라 이전했다. 러시아는 현재 루스키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2년 APEC 정상회의를 이 섬에서 개최하기 위해 대교를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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