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요약]
https://youtu.be/Vb9kGDGrupI?si=cZh4r0dz189eMqBV
최근 프랑스 최대 무슬림 교육기관에 대한 보조금이 끊겼다. 이슬람 극단주의로 발생하는 지속적인 테러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해, 무슬림 세력을 강화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해당 학교는 일반 학교와 다르게 정교분리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히잡 착용이 허용되는 등 이슬람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부정적으로 비춰진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학교 측의 주장은 다르다 : 이슬람 가치와 맞는 프랑스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적절한 사회통합을 위해 무슬림 학교의 존재성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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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 1부에서, 라이시테/솔리다리테/톨레랑스 의 정신과 함께 소개되는 이주민 문제는, 프랑스-이주민 간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전체적으로는 프랑스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으며, 해당 문화의 근본이 되는 ‘정신’을 이해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도서이다.
[용어정리]
정교분리 :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한다는 원칙이다. 특정 종교의 가치가 다수에게 강요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서 비롯되었다.
[나의 생각]
프랑스와 이슬람의 갈등은 왜 일어나는가? 기사가 제공하는 원인이 아닌, 온전한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싶었다. 그러한 목적에서 이번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첫번째 원인은, 프랑스의 확고한 문화적 정체성 때문이다. 사실 프랑스는 미국 못지 않게 다양한 민족이 모여 구성된 국가임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슬람 문화에 배척적일 수 있는가? 그 이유는 ‘동화주의 정책’에 있다. 프랑스는 동화주의 이민정책을 표방하며, 다른 문화를 수용하기보다는 수용시켜왔다. 따라서 이슬람의 문화, 특히 그들의 성차별적 문화에 대한 경계심이 만연한 상태이다. 이는 미셸 우엘벡의 [복종]이라는 작품에서 더 잘 드러난다. 작품의 주인공은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지닌 인물로, 아무런 경각심 없이 여자의 교육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다. 이렇듯 작가는 그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슬람 문화가 프랑스 문화에 침투할 경우 생겨날 ‘자유(liberté)’, ‘평등(égalité)’—프랑스 혁명 이래로 ‘박애’와 함께 프랑스를 지탱해온 가치— 의 가치 훼손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두번째는, 무슬림이 적절히 사회통합이 되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 세계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서는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마그레브 지역(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서사하라)에서 비숙련 노동자를 유입하기 시작했다. 무슬림이었던 이들은 프랑스 문화에 적응하는 법을 노동현장에서 습득해가지만, 30년 후 터진 경제 위기에 이들은 곧바로 일자리를 잃어버린다. 이는 곧 그들이 프랑스의 문화에 적절하게 동화되지 못한 채 소외계층으로 남겨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류에서 벗어난 소수집단이 생겨나는 것을 부정하는 프랑스 공화국은, 이민자 집단이 갖는 이슬람문화(히잡, 할랄음식)에 탄압을 가하며, 이들의 문화를 부정했다. 무슬림은 적절한 문화 통합을 이룰 기회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못한 채로 국가적 폭력을 당했다. 그 ’폭력‘의 일환으로, 프랑스는 영상과 같이 무슬림 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끊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해당 사안의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테러가 있다. 그러나 테러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가 SNS를 통해 이슬람 2세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자극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국가적 측면에서 제공되는 적절한 시민윤리교육이 더 큰 테러의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프랑스는 이제 동화주의 정신의 한계를 인정할 때가 됐다. 마셜 맥루한이 주지하듯, 매체의 보급으로 세계적으로 ‘지구촌‘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문화융합은 불가피하며, 이미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정치를 주도하는 기성세대만 인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문화융합의 양상에 무지한 채로 동화주의 원칙을 추구하기에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이주민들, 즉 무슬림을 탄압하는 결과가 생겨났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프랑스는 더이상의 동화주의 정책의 유지는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진정한 ‘톨레랑스’의 자세로 타문화를 대하길 바란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서는 ‘복종’이 떠나지 않는다. 이슬람 원리주의가 표방하는 반-보편윤리적 문화는 분명 프랑스 문화에 위협적이다. 따라서, 나는 해결책은 윤리교육에 있다고 여긴다. 무슬림 학교가 이슬람을 중심으로 집단을 형성하고, 교리를 전파/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테러의 주범을 양성하는 것은 큰 오해이다. 그들은 프랑스와 공존할 수 있는 사회통합지향적 자세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이민자 2세 혹은 이민자의 자녀로 분류되는 이들은 ‘프랑스인’ 으로,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한다. 이렇게 이슬람의 비율이 적지 않은 만큼 무작정 문화의 동화를 강요하기엔 적지 않은 수가 프랑스의 국민이 되어버렸다. 프랑스는 무슬림을 단순히 외집단 문제로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덧붙여 젊은 층일수록 이슬람교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풍요와 발전의 요소’를 발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프랑스에서의 사회통합의 가능성은 더욱 긍정적으로 시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