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다
그때는 몰랐다.
길을 걷는다는 것과
길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다른 일인가를.
사람들은 간혹 내게 묻는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
사니까 정말 행복하겠다고. 정말 보람있겠다고.
얼마나 좋으냐고. 근심걱정이 없겠다고.
얼추 맞는 말이다. 행복하고, 보람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길을 내면서도,
나는 종종 외로워하고, 때로 분노하고, 절망한다.
사랑에 대한 갈증으로 고통스러워한다.
- 서명숙의《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중에서 -
2주일전 지금은 익산 글라라 수도원에 계시는 김동준신부님과 식사를 함께 한적이 있습니다. 성서형제회를 창립한 최규업신부님에 대해 신부님과 절친이신 김동준신부님께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창립멤버였으며 지금까지 인준을 위해 길을 내고 닦았던 김치영 아나스타시아 누님, 박원석 팜필로 형과 다른 창립멤버들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그분들이 성서형제회라는 새로운 길을 내고 닦을때 느꼈던 외로움과 고독과 절망감을 그저 그분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잘 닦아진 길을 걷는 우리는 아직도 앞에 놓인 돌멩이만 가지고 불평을 할 뿐입니다. 그러나 현재 지도신부님이신 윤클레멘트 신부님이 예전 평화방송에서 하신 특강에서 소개한 영국의 신비가 줄리앙의 말대로 All shall be well done.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입니다.
잘 닦아진 길을 지금 걷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것은 감사와 겸손입니다. 체험나누기를 할때는 가슴속에 있는 체험을 나누고 서로 간접체험을 하면서 성령께서 우리안에 그 시간에 함께하시는것을 언제나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렉시오디비나를 전주교구에서부터 전국으로 펼치고 계시는 광주 카톨릭대학 총장이셨던 정태현신부님께서도 지적하셨습니다. 코이노이아를 하면서, 복음묵상을 나누면서 절대로 누가 누구에게 가르치려하지 말라, 성령께서 각자 각자에게 레마로 오셔서 어떤 한 말씀구절에 그 사람이 체험한 삶과 만나서 그 시간을 아름답게 이끌어 가신다는 말씀이 제 기억에 언제나 남아 있습니다. 성서형제회에 들어 온지 이제 6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저는 새내기입니다. 비록 김치영선생님 권고와 명령으로 매주 복음묵상을 전주교구에 보내고 있고, 매월 월례미사후 강의를 하지만 저는 그분들 앞에서 어린이아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 믿음은 그분들보다 형편없고, 제 신앙생활은 그분들에 비하면 풋내기입니다. 수많은 제자들을 신앙인으로 길러내시고 심지어는 문화부 장관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던 정동채장관이 전주에 왔을때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성서형제회 형제들을 주려고 요한바오로 2세 승천 사절단으로 가서 샀던 묵주들을 들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모임에 와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나이가 60대를 바라보는 광주의 이 재균 치과의사 제자가 선생님 말씀 한마디에 몇십년만에 지난 봄 성거산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성경을 100번이상 정독한 그분이지만 절대로 성경을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요한수도원에서 수사로 서원하고 수도생활을 살다가 기도생활이 몸에 밴 박다니엘형제도 언제나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재속삼회 회장을 지내신 이정혁보니파시아 선생님도 언제나 온유한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성서형제회 대변인역활을 하시는 박보나 자매님도 그 유명한 국문학 교수님 부인이신데도 언제나 겸손하신 모습과 아름다운 신앙체험만을 보여 주셨습니다. 전국적인 동양화가인 강요한형제는 형제들이 별로 없지만 언제나 겸손하게 참석하고 빛내주십니다. 항상 수고를 아끼지 않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육중한 아폴로니아 자매님과 동역자인 로사자매님, 그리고 가장 어리지만 성서형제회가 좋아서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영혼이 순수한 윤상희 실비아, 아이들을 데리고 성서형제회에 참석하는 사비나 자매님, 서신동 요셉팀 등등 하느님 보시기에 너무나도 아까운 소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곳이 바로 성서형제회입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먼곳에 있는 동생같은 형제들도 마음을 기쁘게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온유한 사람,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주님 말씀을 느끼게 해 주는 보나벤뚜라형제 바쁜 고3 선생님이면서도 언제나 바라보기만해도 온유한 모습, 그리고 긍정의 언어로 좋은 묵상글들을 실어주는 한바오로 형제, 지금은 참석을 잘하지 않지만 신학대학 부제까지 하셨던 시메온 회장님
성서형제회에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지난 세월 오랫동안 길을 닦느라 고생하셨던 김치영선생님과 박팜필로 형님 감사합니다. 말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저의 신앙도 당신들을 닮아 가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사랑하는 형제님의 글을 읽으며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깊은 감동을 느낍니다. 우리가 비록 작고 가난하지만 주님 보시기에 크고 아름다운 공동체임을 확신합니다.
이런 F,B와 함께 할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미니코 사비오 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담엔 좀 더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길 바래요 ^^ 기도 중에 기억할게요.
동계 묵상회가 기다려지네요...교만하지 않고 겸손할 수 있길 청하며...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늘 성서 형제회 회원들과 함께 할 거에요.
도니니꼬 사비오 형제님~!
맞아요... 사실 모든 실체와 진실은 시간이 지남으로써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안산원곡동성당에서 유일한 남자공동체는 많은 교육이 필요로합니다.. 아나윔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