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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풍부한 수자원과 안정적 물 공급 체계를 갖춘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1,200년 만에 발생한 대가뭄으로 인해 의무적 제한 급수를 시행되어 사회적 논란이 되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댐 건설, 수도시설, 지하수 관정 등의 수자원 공급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나 지구온난화 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가뭄이 발생할 수 있어서 체계적인 가뭄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수도권의 가뭄 현황과 대응체계, 수도권 거주민들의 인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수도권 가뭄 현황
미국 캘리포니아주, 1,200년 만의 대가뭄 발생
미국 50개 주 중 3,700만명의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 대가뭄이 발생했습니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 1년 동안의 강수량이 평균 강수량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과거 4년 동안 가뭄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사상 처음으로 농업 부문을 제외한 도시지역에 대해 의무적으로 물사용량의 25%를 줄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수도권 지역도 2년 연속 강수량이 줄어들고, 댐 저수량 부족
수도권의 지난 1년 간 강수량은 평년의 50~70% 수준이며 경기 남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심한 가뭄 상태입니다. 현재 수도권의 가뭄지수(EDI, Effective Drought Index)는 -1.5 이하로 심한 가뭄 상태이며, 이 중 경기 북부의 가뭄이 타 지역에 비해 심한 편입니다. 이는 수도권에 용수를 공급하는 소양강댐이 위치한 강원도의 강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임진강 유역은 EDI 지수가 -2.0으로 가뭄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 : 기상청. 부경대 방재기상연구실.
수도권의 주요 식수원인 소양강댐과 충주댐 두 곳의 수위 모두 매우 낮아졌습니다. 소양강댐의 유효저수용량(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용량)은 1,900백만㎥이며, 저수위(평상시 이용 가능한 댐의 최저 수위)는 150m인데, 2014년 4월 5일 기준 소양강댐의 수위는 158.0m로 과거 20년간 동일 날짜의 수위와 비교하였을 때 두 번째로 낮은 수위였습니다. 충주댐 역시 유효저수용량은 1789백만㎥이며, 저수위는 100m인데, 동일 시기 기준 117.6m로 20년 동안 세 번째로 낮은 수위였습니다.
자료 :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 시스템.
경기북부 지역과 소양강댐 및 충주댐 유역의 가뭄
임진강 유역은 2014년 기준 예년 대비 강우량 50%로 줄어들면서 파주 장단반도 일대의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심화되었습니다. 또한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해수가 유입되어 염분농도가 상승해 농업용수의 취수가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파주시 마정리, 운천리, 당동리 등 지역에 급수차가 동원되었으며 양수기를 이용한 비상급수가 실시되었습니다.
<염분 피해를 입은 파주 일대 양수장>
자료 : 송미영 외(2015). 『임진강 유량감소 실태와 대응방안』, 경기개발연구원.
소양호 상류의 극심한 가뭄으로 강바닥 위로 고깃배가 세워져 있고, 어망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 최악의 가뭄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양호 상류의 인공위성 촬영 사진에서도 2012년 12월 뚜렷하게 보이는 강줄기 모습과 달리 강의 모래바닥이 드러나고 물줄기가 흐릿하게 보이는 등 2년 전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양호 상류 인공위성 사진(2012.12) (좌) / 소양호 상류 인공위성 사진(2015.3) (우)>
자료 : “말라버린 소양호... 아리랑 3호가 촬영”, 동아일보(2015.4.1.).
충주호 상류 또한 가뭄 피해가 심화되어 강바닥을 드러내며 실개천이 되어 흐르고, 댐 건설 당시 수몰되었던 단양군 단성면 일대는 옛 건물의 터가 드러났습니다. 충주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내수면 어업, 관광업의 타격으로 지역 경제에 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내수면어업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주민들은 수위가 낮아져 배조차 띄울 수 없어 휴업 상태이며, 유람선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감소하였고, 인근 식당이나 상점 또한 영향을 받아 관광선 업체와 상인들 모두 가뭄으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기상청 전망에 의하면 4월과 6월은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을 예상하고 있으며, 온실가스의 증가로 100년 이상 기후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지금보다 앞으로 가뭄이 심화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기온 및 강수량 전망>
자료 : 기상청.
■■■ 가뭄 대응체계 및 주민 인식 조사
가뭄대응 모니터링 현황과 관리체계
장기간에 걸친 강수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물부족 현상인 가뭄은 기상학적 가뭄, 농업적 가뭄, 수문학적 가뭄 등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기상청,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기관에서 각각 가뭄지수를 정하여 가뭄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가뭄의 판단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가뭄 모니터링 기관도 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도권의 생활·공업용수 취수량이 총 취수량의 63%인 반면 경기도는 농업용수가 47.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뭄이 발생할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가뭄지역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며,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비상급수를 공급하고 지하수 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관별 가뭄 모니터링>
자료 : 한국수자원학회(2014). 『2014 가뭄심포지엄』에서 발췌.
수도권 주민들의 가뭄 인식 조사 결과
최근 이상기후현상에 의해 발생되는 잦은 가뭄으로 인한 수도권 주민들의 직⋅간접적인 피해 경험 유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14.2%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가뭄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주민들에게 해당 피해 내용을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142명) 중 가장 높은 비율의 34.5%가 '농작물 또는수산물/가축 피해'이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수도권 주민들의 가뭄 인식 조사 결과 - 가뭄 피해 종류>
현재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뭄 대응책이 적절한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불만족 63.6%, 매우 불만족 7.7%로 71.3%가 불만족으로 응답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잦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보완되어야 할 대응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안정적인 물공급 시스템 구축'이 44.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 극심한 가뭄에 따른 제한급수 시행 사례와 같이 우리나라 수도권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가능성이 다소 있다' 67.2%, '가능성이 매우 크다' 19.4% 순으로 수도권 주민들의 86.6%가 가뭄에 따른 제한급수 상황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향후 발생될 가뭄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물 절약 실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5.5%가 '그렇다'에 응답하였고, '매우 그렇다'에 27.0%가 응답함에 따라, 응답자의 대부분인 92.5%가 물 절약 실천에 참여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물 절약 관련 실천방안 등의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도권 주민들의 가뭄 인식 조사 결과 - 물 절약 실천 의지>
■■■ 선진적 가뭄 대응 체제
캘리포니아 가뭄 사례로 본 시사점
캘리포니아의 가뭄은 캘리포니아주 물 공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적설량 부족으로 수자원 공급에 차질을 빚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후버댐을 비롯한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 있고 수자원이 풍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수량부족, 기온상승 등의 원인으로 대가뭄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피해로 2014년 캘리포니아 농지 1,600㎢에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었으며 1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적설량과 가뭄상태>
자료 : “최악 가뭄에 지구촌이 타들어간다”, 서울경제(2015.4.2.).
이에 대한 조치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자체별로 가뭄 수준, 1인당 물사용량 등에 따라 10%~35%까지 차등 절감하는 방안을 시행하고자 하며, 인공폭포에 음용수 사용금지, 세차시 개폐노즐이 달린 호수 사용, 지역상수도 규제(매달 물사용량 정보 보고, 누수 통보) 등의 조치도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 사용량의 80%를 차지하는 농업용수가 물 절감 대상에서 제외되어 반발이 있으며, 향후 물 절감 세부안에 대한 합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가뭄사태 해결책 및 중장기적인 안정적 물 확보를 위해 지하수 사용 제한, 물 값, 수리권, 해수담수화 등의 대응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상태이지만, 가뭄이 201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캘리포니아 주는 물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장기적 피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뭄 대응을 위한 첨단기술 도입 및 유역 통합 물관리 체계 구축
현재 GRACE 중력 위성을 활용한 북한의 수자원 변화 및 부존량 정량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GRACE 중력 위성을 활용해 위성간의 간격변화를 이용하여 측정된 중력변화를 질량변화로 환산하여 지구상의 전반적인 물 순환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를 활용하면 북한 전 지역 및 광역수계에 적용시 수문/수자원 자료의 확보가 가능합니다.
<GRACE를 이용한 남한 지역 수자원변화량 추정 사례>
자료: 수재해정보플랫폼융합기술연구단(2015). “물안보 강화를 위한 선제적 가뭄/하천건천화 평가 및 예측기술 개발”.
국내의 경우 가뭄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었지만, 가뭄 전망 및 대응기술은 미흡한 실정인데요. 최근 웹기반 실시간 기상학적, 농업적, 수문학적 가뭄 모니터링과 가뭄전망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운영방안 제시를 위해 연구·수행 중입니다. 이후 2016년까지 통계학적 모형인 Bayesian Networks를 바탕으로 위성자료(MODIS,TRMM 등)를 활용한 수문학적 가뭄전망 모형 개발 및 검증 예정입니다.
최근 지역주민, 파주시, 경기도, 농림부의 요청을 국토교통부 및 수자원공사가 수용하여 군남홍수조절지의 운영 방식 변경하였습니다. 홍수조절지를 비우는 시기를 기존의 5월 15일에서 6월 21일로 연기하여 가뭄 발생시 농업용수 공급토록 시스템 개선하였으며, 이번 사례는 유역차원에서 물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합의한 의미있는 사례로 이러한 유역중심의 의사결정 체계의 제도화가 앞으로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우리나라는 가뭄모니터링, 가뭄전망, 가뭄대책 등의 주요 단계별로 통합된 시스템이 아니라 분산된 체제이므로 유역 차원에서의 통합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대통령 직속의 국가물관리위원회를 두고, 4대강 유역관리위원회도 함께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 재해를 대비한 물관리 조직도>
자료: 이기영 외(2014). 『유역과 지방정부 중심의 물기본법 제정 방안』, 경기개발연구원.
■■■ 정책적 시사점
2015년 가뭄피해 가능성 상존 및 캘리포니아 가뭄으로부터 과제 도출
4월 초에 수도권과 상류지역인 강원도에 40mm 내외의 비가 내려서 가뭄이 일시적으로 해소되었지만, 주요 댐의 수위가 아직 낮아 가뭄피해 가능성 상존하고 있습니다. 가뭄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될 때 피해가 커지므로,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관리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가뭄이 완전히 해소될 정도의 비가 올 때까지 가뭄상황의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 걱정이 없었던 캘리포니아의 제한급수 시행 이후 동향을 모니터링 하여 선제적 대응과제의 도출이 필요합니다. 경기도에 대가뭄이 발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여 물 관리 체계를 효율화 시킬 수 있는 과제 도출하여야 할 것입니다.
국토교통부 연구사업 추진 현황을 모니터링하여 경기도 적용 유도
북한과 접경지역인 경기도의 경우 ‘GRACE 중력 위성을 이용한 북한의 수자원 변화 및 부존량 정량화’ 과제에서 도출할 북한의 수문/수자원 자료는 활용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업단에서 가뭄지수 보정 시에 빅데이터 활용계획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기도의 빅파이 프로젝트와의 연계도 가능하며, 2017년 이후 공동 연구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합니다.
가뭄 대책을 위한 계획수립과 빗물이용시설 제도화 및 확대 필요
경기도 물관리기본조례에 의해 구성할 통합물관리위원회를 캘리포니아의 수자원통제위원회(WRCB)처럼 역할 할 수 있도록 구상하여야 합니다. 2015년 하반기 수립 예정인 ‘경기도 통합물관리 기본계획’에 가뭄관련 대책을 반영하고, 유역단위에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전문가, 지역주민을 포함한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여 지역의 물 문제 해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빗물 지하침투, 빗물이용시설, 물 절약 운동 등을 확대하여 가뭄을 대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주민설문 조사 결과 92.5%가 가뭄에 대비한 실천운동 참여 의사가 있으므로 생활 속 물 절약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절수기기 등을 보급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경기연구원 201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