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金曜閑談(141)
1. 스웨덴의 아프게니 공주는 어느 날 마차를 타고가다 거지꼴의 한 할머니를 보았다. 공주는 마음이 아파 가지고 있던 동전을 모두 꺼내어 할머니에게 주었다. 그리고 궁전으로 돌아오자마자 시녀를 불러 말했다.
“내 보석을 모두 팔아라.”
“왜 값비싼 보석을 파시려고 하세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양로원을 지으려고 한다.”
“국왕 폐하께서 반대하실 텐데요.”
“내 말대로 모두 팔아라.”
마침내 스톡홀름 시내에 훌륭한 양로원이 우뚝 섰다. 공주는 양로원을 가리키며 시녀에게 말했다.
“저것 봐. 내 보석이 더 값비싼 보석으로 바뀌었어.”
아프게니 공주는 그 양로원 때문에 오랫동안 국민들로부터 추앙을 받았다. 만약 아프게니 공주가 그 보석을 팔지 않았다면 무엇이 남아 있을까?
2. 백 번 맞추기보다는 한 번 틀리지 않도록 주의하라. 세상의 비열한 평판은 그대의 성공을 칭송하지 않고 그대의 과실을 험담하리라. 한 사람의 평생 이룩한 모든 업적을 합해도 작은 오점 하나를 지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3. 자신의 명망이 높더라도 잘못이 있으면 이를 인정하라. 그게 최선이다.
4. 종교적 회의감 때문인지 세 사람이 유난히 나의 넋을 꼬집어뜯곤 한다. 정법도사 천공 이병철, 신천지 교주 이만희, 속옷목사 전광훈: 이 사람들은 왜 모두 TK출신일까? 50여년 전, 2년여 동안 머물렀던 대구에 대한 인상과 차이가 나는 까닭은?
5. 춘천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수필집은 처음인데, 멋지게 펴낼 작정이다. 책 제목은 『뚜벅뚜벅 전날까지』: 소제목으로 ① 어슬렁어슬렁 살펴가며 ② 느릿느릿 서둘지 말고 ③ 가끔은 뒤돌아보기. 수필은 55편을 실을 예정이다. (두툼하게 70편을 실을까?)
6. 다행히 허릿병이 우선하다. 강의 때는 언제나 꼬박 두 시간 동안 서서 하는 게 내 수칙인데, 저번 주에는 꼬박 앉아서 했었다. 아파야 죽는 건 진리인데, 허릿병은 삶의 질만 떨어뜨리고 죽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니 신경 쓰인다.
/어슬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