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QUEEN FOREVER 원문보기 글쓴이: 몽쁘띠
활활 타올랐던 퀸, 그들은 절정에 달해 있었다.
퀸의 최전성기
1980년과 1981년의 퀸은 ‘지존’이었다. 농익은 음악적 아이디어로 최고의 히트 앨범을 만들어냈고, 공연장에서의 연주력과 카리스마는 10년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1980년 6월 퀸 최초로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The Game>이 발매되자 영국에서는 세 번째, 미국에서는 첫 번째 넘버원 히트를, 캐나다에서는 5회의 플래티넘을 기록하는 등 전지구적인 ‘대박’을 터트렸다. 앨범에서 커트된 싱글 'Another One Bites The Dust'는 빌보드 차트의 록, 소울, 디스코, 전체 차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였다. 그래미를 비롯한 여러 상의 후보에 오르고, 빌보드의 탑 크로스오버 싱글 부문을 수상했다. 12월에는 영화 사운드트랙인 <Flash Gordon>이 발매되었고, 그때까지 퀸이 전세계에 판매한 앨범 수는 4500만 장, 싱글 수는 2500만 장으로 기록되었다. 캐나다에서 6월부터 시작된 월드 투어는 연말의 유럽 투어로 이어졌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981년에는 일본 투어에 이어 메이저 록 밴드 사상 최초로 남미 투어를 감행하였다. 아르헨티나에서 8일 동안 다섯 차례나 거대한 스타디움에서의 공연을 매진시켰고, 이어 브라질에서는 하룻밤에 13만 명, 이틀 동안 25만 명이 넘는 유료관객을 동원했는데, 이것은 단독밴드로서는 당시 최고 기록이었다. 공연을 관람한 후 이름을 'Freddie'로 바꿔버린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로 인기절정이었던 아르헨티나에서는, 투어 내내 퀸의 모든 앨범(9개)이 차트 10위권 내에 머무는 기적을 연출했다. 퀸이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남미에서의 스타디움 투어를 처음으로 해내자, 이후 다른 밴드들의 남미 투어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한편, 로저는 첫 솔로 앨범 <Fun In Space>를 발매하였다. 세계 최초의 프로모션 비디오 모음집인 <Greatest Flix>와 사진집 <Greatest Pix>, 히트곡 모음 앨범 <Greatest Hits>가 동시에 발매되었는데, <Greatest Flix>와 <Greatest Hits>는 영국에서 각각 비디오 차트와 음반 차트 1위를 기록하였다. 특히 <Greatest Hits>는 2006년까지 판매량이 540만 장을 넘어, 영국 ‘UK차트’에 의해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67년 발매, 480만 장)를 제치고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We Will Rock You>에서 <Rock Montreal>로
본 공연은 촬영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것이었다. ‘모빌 비전(Mobile Vision)’은 건물 5층 높이의 화면 크기로 상영할 수 있는 촬영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촬영 대상이 될 밴드를 물색하고 있었다. 선택의 조건은, 비디오의 발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유지할 정도로 역량이 충분해야 하고 또 미국 내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공동제작자이자 감독인 솔 스위머(Saul Swimmer)의 말에 의하면, 퀸은 다양한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음에도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었고, 미국 내에서 열광적 반응을 얻고 있기는 했으나 관객층은 특별한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어서 그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켰다고 한다. 스위머는 1년 가까이 밴드의 투어를 쫓아다니며 촬영 계약을 성사시키려 노력했고, 마침내 미국 투어 중에 모빌 비전 시스템의 거대한 화면 크기를 확인한 프레디가 흔쾌히 승낙하여 공연이 확정되었다. 이렇게 해서 촬영은 결정되었고, 공연 장소로 미국, 멕시코 등지가 후보에 올랐으나 여러 사정에 의해 캐나다의 몬트리올로 결정되었다. 공연일은 1981년 11월 24일과 25일이었고, 이 이틀 간 18,000개의 공연석이 매진되었다. 촬영 후 편집에만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었는데, 여러 나라의 극장에서 상영되었을 뿐만 아니라 <We Will Rock You>라는 제목의 비디오로 발매되기도 했다. 게다가 대중음악의 공연 전체를 비디오로 발매한 것은 퀸이 처음이었다.
이 이틀간의 특별한 퀸 공연은 오랫동안 퀸 팬들의 타겟이었다. 여러 가지 버전으로 발매된 다양한 화질과 화면비율의 비디오들은 컬렉션의 대상이었고, 비디오에서 뽑은 음원으로 만든 부틀렉이 나돌기도 하였다. 들쭉날쭉했던 비디오들의 올바른 셋 리스트가 무엇인가와, 어느 관객이 녹음하여 부틀렉 시장에 돌고 있는 음원이 두 번의 공연 중 어느 것을 녹음한 것인가는 골수팬들의 ‘연구 과제’였다. 이 모든 노력을 허사로 만들어줄 고마운 정품이 바로 <Rock Montreal>인 것이다.
신작의 음질은 본 공연과 관련된 기존의 어떠한 음원보다도 우수하다. 잡음은 가셨고, 무미건조했던 분위기가 입체적으로 살아났으며, 각 파트의 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서 마치 스튜디오에서 연주한 음원을 듣는 듯하다. 이것은 공연 자체가 촬영을 위해 철저하게 기획된 점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촬영과 관련된 일련의 작업이 공연장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서인지 퀸의 다른 공연에 비해서 청중이 점잖은(?) 편이다. 이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볼 때 사운드가 깔끔하고 생생하게 녹음된 점, 모든 곡이 최전성기의 레퍼토리로 채워져 있다는 점, 보컬의 컨디션과 연주의 앙상블이 탁월하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현재까지 발매된 모든 퀸의 라이브 앨범을 능가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녹음은 이틀간 공연 중에서 잘된 것만을 뽑아서 만들었는데, 따로 발매되는 DVD와는 다른 음원들이 일부 선택되었다. 이것은, 존재하고 있는 영상 자료와 음원의 싱크를 맞춰야 하는 문제와 음반의 믹싱과 선곡을 주도했을 브라이언과 로저의 취향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퀸, 몬트리올과 ‘맞짱’ 뜨다.
녹음된 인트로가 흘러나오면서 공연장 분위기는 서서히 고조된다. 조명도 함께 밝아지고 있었을 것이다. <News Of The World>('77) 발매 이래 계속해서 공연 첫 곡으로 연주해 온 'We Will Rock You(fast version)'이 시작되고 프레디가 뛰어나와서 노래하기 시작한다. 베이스음이 잘 들리는 것에서 음질의 개선이 단번에 느껴진다. 연주를 마치자 프레디가 외친다. "Hello Montreal! Long time no see. OK! You wanna get crazy? Come on, let's do it!"(반가워요 몬트리올! 오랜만이야, 한번 미쳐보자고!) 언젠가 퀸은 공연의 성공을 위해 초반부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지는 <Jazz>('78) 수록곡인 'Let Me Entertain You'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달아오른 공연장의 분위기는 <The Game>('80)에서 처음 커트된 싱글인 'Play The Game'의 연주가 시작되며 잠시 차분해진다. 이어지는 곡은 'Play The Game'과 함께 프레디의 ‘피아노 원투 펀치’라 할 수 있는 'Somebody To Love'. <A Day At The Races>('76) 발매 이래 프레디가 특별한 애착을 가졌던 곡으로, 본 공연에서도 즉흥적인 보컬 애들립을 들을 수 있다. <Live At The Bowl>('04)의 버전과 비교하여 들으면 흥미로울 것이다.
이어지는 <Sheer Heart Attack>('74) 수록곡 'Killer Queen'은 공연할 때마다 연주해온 메들리의 첫 곡이다. 메들리의 레퍼토리는 투어 때마다 미묘하게 변해왔는데, 이 'Killer Queen'은 이어지는 <A Night At The Opera>('75) 수록곡 'I'm In Love With My Car'와 함께 끝까지 살아남았다. <Live Killers>('79)에서는 'Death On Two Legs'나 'You're My Best Friend', 'Bicycle Race'와 같은 곡들이 메들리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해를 거듭하며 모두 다 탈락했던 것이다. 로저는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나, 최선을 다해 자신이 작사·작곡한 'I'm In Love With My Car'를 드럼 연주와 함께 노래해낸다. 이후 프레디와 함께 한 퀸 투어에서는 이 곡을 더 이상 연주하지 않았므로 사실상 마지막으로 부른 셈이다. 이어지는 곡은 장엄하면서도 관능미가 넘치는 'Get Down, Make Love'이다. <News Of The World> 수록곡인데, 프레디가 작곡하였지만 브라이언의 실험적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며, 그 때문인지 오랫동안 공연에서 연주되었다.
다음으로 브라이언이 작곡한 <The Game> 수록곡이라며 프레디가 소개한 'Save Me'가 연주된다. 필자는 수없이 많은 퀸의 음원을 들어보았으나 'Save Me'만큼은 본 공연의 것을 최고로 꼽아 왔고, 그 믿음은 본작을 들으며 더욱 굳어졌다. 브라이언과 프레디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완벽한 앙상블, 신디사이저 없이 깔끔한 사운드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곡을 감동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프레디가 보여준 최고의 열창이다.
이어지는 'Now I'm Here - Dragon Attack' 접속곡은 공연 때마다 달라지는 브라이언의 기타 연주뿐만 아니라 프레디의 보컬 애들립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Live Killers>, <Live At The Bowl>의 버전들과 비교해서 들으면 감상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Dragon Attack'에는 브라이언이 약간의 연주 실수를 하고 프레디도 가사 일부를 헷갈리는데, 실수한 순간을 무난히 넘기는 멤버들의 능청스런 연주를 들으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잠시 후 프레디와 브라이언의 듀엣으로 <A Night At The Opera> 수록곡인 'Love Of My Life'를 피로하기 시작하는데, 프레디가 노래 부르다 중간에 "You don't know it."(여러분들 이 노래를 잘 모르시는군요.)라고 말하고,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관객에게 노래 부르고 싶냐고 물어봤던 브라이언이 "That's all right."(괜찮아요.)고 말해준다. 몇 달 전의 남미 투어 때 최고의 반응을 얻었던 곡이었으므로 열광하지 않는 분위기에 다소 실망했을지 모르겠으나, 프레디는 정성을 다해 열창했고 결과적으로 이 트랙은 스튜디오 라이브의 느낌을 주는 색다른 버전이 되었다. 전화위복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다음 곡은 이듬해에 발매될 <Hot Space>('82)에 수록될 'Under Pressure'이다. 초연(初演)이어서인지, 보다 원곡에 충실하고 또 신디사이저 없이 연주되어 <Live At The Bowl>이나 <Live Magic>('86), <Live At Wembley 86>('92)에 수록된 버전들보다 퀸의 연주를 보다 순수한 상태로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곡인 'Keep Yourself Alive'는 <Queen>('73)에 수록된 하드록 넘버지만, 전주에 <Hot Space> 수록곡 'Back Chat'을 연상시키는 펑키한 스타일의 연주가 일부 포함되어 있어 그들의 음악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곡은 로저의 드럼·팀파니 솔로와 브라이언의 기타 솔로로 이어진다. 로저는 이후 퀸 공연에서 드럼 솔로를 잘 연주하지 않는데, 그는 "드럼 솔로는 80년대 초반에 이미 진부해졌지요. 브라이언은 (솔로 연주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이라고 후에 말한 바 있다.
다음으로, 음질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본작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두 트랙이 연주된다. 그것은 바로 <Flash Gordon>('80) 수록곡인 'Flash'와 'The Hero'이다. 두 트랙은 기존의 비디오나 이번에 CD와 함께 발매되는 DVD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음원이다. 본 공연에서는 신디사이저를 일부 사용하는데, 이 트랙에서는 브라이언이 연주한 것으로 추측된다.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청중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이어지는 곡은 퀸의 첫 번째 미국 넘버원 히트곡인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이다. <The Game>에서 커트된 이 곡의 작곡자 프레디는 직접 기타를 연주하고, 브라이언은 늘 그랬듯이 석 대의 기타를 사용하는 수고를 한다. 이후의 공연에서와 달리 피아노 배킹이 없지만 프레디가 기타를 성실히(!) 연주하여 사운드를 꼼꼼히 채워준다. 곡이 끝나자, 본래 계획에 없던 곡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전적인 로큰롤 넘버 'Jailhouse Rock'이 곧바로 이어진다. 이 곡이 즉흥적으로 연주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브라이언의 네 번에 걸친 선동(?)으로 인해 곡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공연이 종반부로 치닫고 있음을 알리는 퀸의 최고 걸작 'Bohemian Rhapsody'의 도입부를 프레디가 연주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환호한다. 프레디는 조금도 지치지 않은 목소리로 발라드 부분을 열창하고, 오페라틱 코러스 파트를 레코드로 대체하는 부분에서 늘 그랬듯이 네 멤버는 모두 무대 뒤로 사라진다. 재등장한 그들을 보고 열광하던 청중들은 완벽한 퀸의 연주에 다시 한 번 큰 감동을 받고 연주를 마친 퀸 멤버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퀸은 <A Day At The Races>의 수록곡인 'Tie Your Mother Down'을 힘차게 연주하며 관객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The Game>에서 커트된 두 개의 미국 차트 넘버원 히트곡 중 하나인 'Another One Bites The Dust'가 시작되고 곡은 어느 때보다도 펑키함을 살려 연주된다. 'Sheer Heart Attack'의 하드함과 광적인 분위기가 휩쓸고 지나가자, 공연의 마지막 두 트랙인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가 연주되고, 공연은 'God Save The Queen'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현재 폴 로저스와 퀸의 두 멤버 브라이언과 로저는 협동 작업을 지속하고 있고, 조만간에 새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퀸이든 새로운 퀸이든 그들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 명의 음악팬으로서, 그들이 귀를 즐겁게 해 줄 탁월한 작품을 내놓기를 기원한다.
-자유기고가 이호상 ( http://queenworld.cafe24.com )
첫댓글 소수의 극장들에서도 단기간 상영되고 있는 씨네버전 관람할 시간이 났음 좋겠지만.. 어릴적 동경해 마지않던 쿠 -이- 인 ^^
제천영화제에서 상영목록에 있는 '퀸' 관련 영화가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군요.
음...지금 서울과 분당 4곳에서 상영중인걸로 아는데...지난번 서울 다녀 오면서 못보고 내려온게 못내 아쉽다는...june님 시간내서 꼭 보세요 친구가 너무 좋았다고 하더군요
광주 씨너스에서도 19일까지 한다는 데요? ^^ 저같은 저희들이 보기 좀 힘둘게 밤 늦게들 많이 하는 경향이 있지만요..흥행영화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