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프로젝트 에세이
이나윤
작년의 나는 페미니즘을 알아가며 많은 분노를 느꼈다. 여성이 얼마나 많은 차별을 겪고 있고, 우리 사회는 그다지 평등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답답함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과 페미니즘과 퀴어, 성차별, 젠더와 섹스(sex)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내가 느낀 분노와 답답함에 대한 다른 이들의 생각이 궁금해 페미니즘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페미니즘 프로젝트에선 다 함께 페미니즘에 관련된 영화인 ‘서프로제트’,‘82년생 김지영’,‘거꾸로 가는 남자’를 시청하기도 하고, 대전에 있는 대전 여성단체 연합을 방문해 대전 여성단체 연합의 역사를 알아보기도 했다. 페미니즘에 관심은 있었지만 몰랐던 1세대 페미니즘을 알아가는 것과 여성단체를 방문하는 활동은 즐거웠다. 생리대 체험과 니플 패치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니플 패치 착용 소감은 별 느낌 없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나는 월경을 하는 여성인지라 생리대 체험 후기가 궁금했는데 생리대는 따뜻하게 데운 알로에 젤을 생리대에 뿌린 후 착용해보는 체험이어서 그런지 찝찝하고 불쾌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페미니즘 캠프와 프로젝트 집중 기간의 일정을 프로젝트팀에서 세우는 활동은 힘들었지만 설레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해나갈 배움을 우리가 계획해서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만든 계획을 실행하며 프로젝트 집중 기간을 보낸다는 게 흥미로웠기에 그런지 모든 일정을 마음 내서 더욱 열심히 계획한 것 같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수업이란 걸 몸소 느꼈다.
프로젝트 집중 기간에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 집중 기간의 일정대로 일요일에 홍대에서 다 같이 모여 집중 기간을 시작했다. 우리의 계획은 일요일부터 프로젝트 집중 기간을 가지고, 목요일 밤에 집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서울에서 지낼 동안 머물 곳을 제공해주시고 라면과 생필품을 사주신 민재네 부모님과 스타벅스 쿠폰을 보내주신 필립이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
일요일엔 「지구에 커튼을 쳐줄게」 전시를 관람하고 저녁에 제비다방에서 차세대의 공연을 관람했다. 「지구에 커튼을 쳐줄게」 전시회는 인간이 망가트린 이름다운 지구에 관련된 환경 관련 전시회였다. 빙하가 녹고 있는 모습을 담은 빙하 사진은 인간으로서 지구를 망가트린 존재가 인간이란 게 무척이나 미안해지는 모습이었다. 다음 일정으로 간 제비다방에서는 차세대의 공연을 봤는데 모든 노래가 내 취향이었다! 특히 ‘Get on the bus’라는 노래와 ‘해방촌’이라는 노래가 너무 좋았다. 좁은 공연 장소였지만 아티스트들의 아지트 같아 공간도 참 멋있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 까진 서울에 있는 여러 여성단체를 방문했다. 여성의 전화에 방문해 여성의 전화 창립 과정을 알아보기도 하고,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 청소년 성매매(성착취)에 관련해 예방 방법과 성착취 신고 방법을 배웠다. 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 중에 있는 「한양 여성 문밖을 나서다」를 관람했다. 전시는 조선시대의 일하는 여성들에 관련된 전시였다. 신분에 따라 옷도 다르게 입고, 다른 일을 했던 과거의 여성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환경과 관련된 전시도 봤다. 「지구에 커튼을 쳐줄게」 전시와 「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은 모두 환경과 자연에 관련된 전시였다. 특히 「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은 인간과 자연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에 관련된 전시였는데 고래와 사람들이 함께 헤엄치는 모습의 사진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아주 잘 나타낸 것 같았다.
체험형 전시인 「어둠 속의 대화」는 어둠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체험하는 전시였다. 어둠 속에서의 일상은 상당히 어색했고, 불편했다. 시각이란 존재가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란걸 깨닫게 해준 전시였다.
프로젝트 집중 기간의 마지막 날인 목요일엔 산청 간디 고등학교의 성평등 위원회를 방문해 성평등 위원회가 하는 일과 회의 과정을 배웠다. 성평등 위원회는 학교 내 평등한 문화를 만드는 부서라고 한다. 현재는 학교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프로젝트 집중 동안 여성의 역사와 여성의 삶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 페미니즘을 배우면서 ‘나에게 페미니즘 이란?’이란 질문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한 페미니즘이란 그래야 한다는 말과 싸우는 학문이자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고, 성차별, 필수적인 요소,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무해한 존재가 될 수 있게 도와준 존재이자 세계 평화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나에게 페미니즘이란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들과 배려하고 존중하며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페미니즘을 배우는 것 같다. 페미니즘을 알아갈수록 가끔은 분노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기도 했지만, 여성으로서 여성의 인권을 배우는 과정은 몹시 즐거웠다. 여성 인권에 대해 배우게 해준 페미니즘 프로젝트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