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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엄마의 두 가지 착각
목요일 오후 3시.
늦은 점심을 마친 송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놀이터에서 전화를 했다.
현장희와 최 기사였다.
“장희야 준비 됐지?”
“응, 오늘 마침 보름달이 뜨네?”
“3마트 앞이다. 5시에 출발해서 엄마가 보셨던 돔 관측소에서 달 관측하고....”
“송이야 한번만 더하면 100번째다.”
“알았다 이하생략.”
“최 기사님 안녕하세요. 5시에 아시죠?”
“알지~ 고아라 사모님 기억 찾아 주기 프로젝트.”
“예. 감사합니다.”
송이는 약속된 마트주차장에서 과자와 음료를 사놓고 기다렸다.
아버지 25인승 버스를 타고 엄마와 별 볼일 동아리와 블루문을 보러 갔던 날 엄마가 사주셨던 과자와 음료수 였다.
송이는 엄마에게 블루문을 보면서 아버지와 행복했던 한때의 기억을 찾아 주고, 이제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일이 무척 부담이 컸다.
엄마는 일을 번거롭게 하거나 가족사를 누가 아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오랜 친구 현장희와 기억 찾기 소스를 제공한
경북이만 초대해서 시작한 그날의 재현이다.
엄마가 여행 중에라도 아버지 옆 좌석에 앉아 창밖 풍경을 보았던 그날 일이 떠오를까 동선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4시 40분. 대구 동선동 겨자씨교회 버스 로고가 박힌 차가 들어왔다.
송이는 봉지마다 각각 들어있는 먹 거리를 의자에 세팅했다.
최 기사는 송이의 하는 모습을 보며 무뚝뚝한 아들만 둔 덕분에 아기자기한 행복의 맛을 모르고 살아서 엄마의 기억을
찾아 주려는 기특한 생각에 나도 저런 딸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송이 양. 어머님이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슬픈 기억은 잊고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건강하게
살아 가셨으면 좋겠다.”
“예 제 생각도 그래요.”
“그래 내가 기도 많이 할게.”
“감사합니다.”
4시 50분. 도우미 아주머니와 엄마가 탄 택시가 왔다.
택시에서 내린 엄마는 주변을 둘러보며 무표정의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송이가 물었다.
“엄마 왜?”
“아니 그냥.”
도우미 아주머니가 말했다.
“사모님 안녕히 다녀오세요. 따님도.”
엄마는 아직도 어리둥절 말이 없었다. 장희와 경북이가 막 도착해서 인사를 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엄마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경북이에게 대답을 했다.
“저 학생 또 왔네.”
“예.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응 본 것도...아닌 것도 같고....”
현장희가 경북이만 알아본 것에 질투로 대뜸 물었다.
“엄마 저요 장희요~ 미장원을 하는 장미숙 딸이요~”
“장미숙?”
송이엄마는 기억에 없는 듯하였다. 송이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서둘러 가자고 했다.
“최 기사님 출발하셔요.”
“아 예~ 보현산 전시 체험관으로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경북과 장희는 전에는 뒷좌석에 앉았지만 오늘은 송이 엄마가 고개를 돌리면 잘 보이도록 건너편 뒷자리에 앉았다.
엄마는 전처럼 기사 옆자리에 앉히고 송이는 건너편에서 엄마를 살피기로 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아버지와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을 찾아 주려고 송이는 전에 하던 데로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과자와 음료수는 울 엄마 고아라 여사님께서 어렸을 때 먹었다던 추억의 과자인데 맛있게 드세요~”
맛 동산. 새우깡. 환타 오렌지. 사또밥 고래밥 인디언 3밥과 동부 콩 과자였다.
엄마는 송이의 말에도 무표정이었다.
장희와 경북은 그런 엄마의 모습을 깨려고 일부러 큰소리로 답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어?”
송이 엄마는 놀라는 말 한마디를 하고 돌아보며 고개만 끄덕였다.
5분쯤 침묵이 흐르고 버스는 신호등에 걸렸다.
갑자기 경북이 장희의 어깨를 톡 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 너네 엄마다.”
“어디 어디. 뭐야 너네 아빠잖아.”
“뭐야 너네 엄마 저기.”
불같은 장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도로 오른쪽에는 엄마가 걸어오고 왼쪽에서는 경북이 아버지가 걸어오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장희는 큰소리로 화도 내지 못하고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뭐야. 또 만나 아 짜증나.”
“쉿! 목소리 낮춰.”
작은 목소리였지만 앞에 앉은 송이는 귀에 들려왔다.
앞을 보니 경북이 아버지와 장희 엄마가 마치 데이트 장소에 동시에 도착한 연인처럼 반가운 손짓을 하고 있었다.
장희는 씁쓸한 기분에 동부 콩 과자를 콱콱 씹으며 화풀이를 했다.
경북은 얼른 장희의 등등 토닥이며 말했다.
“조심조심 천천히 천 천히 슬로우.”
“아얏! 아 짜증나....”
“봐봐 또 볼을 물었잖아~ 화난다고 그렇게 과자를 막 씹으니까 그렇지.”
“아야~”
장희는 손가락은 넣어 볼을 만져 보았다.
경북이가 말했다.
“이번엔 팥알이야?”
“아니 더 클 것 같아 동부 콩 과자만큼 아~ 짜증나.”
“그러니까 성질 좀 죽여.”
“.........”
장희가 대답이 없다는 것은 성질을 죽인 것이었다.
송이는 두 친구의 대화가 귀여웠다.
웃음도 나왔지만 참견도 마땅치 않아 모르는 척 하고 엄마만 살폈다.
엄마가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장희 엄마와 눈이 마주친 걸로 보였다.
엄마가 친구를 보았으니 어떻게 반응을 할까 조심스레 살폈다.
하지만 엄마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마치 모르는 사람이었다.
장희 엄마는 건너편에 경북이 아버지를 보고 거기에 서있으면 간다는 듯 손짓을 하고 버스 앞을 지나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경북은 장희 엄마를 보며 시선이 따라갔다. 화가 난 장희는 고개를 푹 숙이고 회피를 했다.
장희 엄마가 웃으며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경북이 아버지 앞으로 갔다.
하지만 송이엄마는 모르는 사람처럼 시선도 따라가지도 않았다.
송이는 찰나였지만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렇게 친한 친구인데 기억에 없나?'
'아니야 대전에 산다는 우리 이모 이야기를 나에게 입 싸게 발설 했다고 미워서 바라보지도 않는 거야.'
'만약에 그렇다면 엄마의 기억이 돌아 온 건데?’
창박의 두 사람은 만남을 기뻐하며 무슨 이야기인지 하하 호호 대화를 나누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장희는 고개를 들었지만 왼편 상황은 바라보지 않았다.
대구를 출발한 버스는 영천으로 영천에서 보현산에 이르는 정각길로 정각길에서 천문 전시 체험관 주차장에 도착했다.
송이는 엄마를 부축하고 내리려는데 엄마가 조금은 퉁명스럽게 뿌리쳤다.
“놔둬. 내가 무슨 환자냐?”
송이는 생각했다.
‘아까 장희 엄마를 보아서 기분이 나쁜 연장선일까?’
송이는 엄마 기분을 업 시키려고 주변 산책을 하고 관측실 돔으로 향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현실을 깨닫는 결정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아빠랑 손잡고 보았다던 달과 천체 관측을 하면 그동안의 기억이 되살아 날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했다.
잃어버리고 엉킨 엄마의 기억을 찾는 돔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들어서자마자 둥근 천정을 바라보았다.
경북과 장희는 조금 떨어진 곁에서 송이 엄마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
송이는 엄마 곁에 바짝 다가가 팔걸이를 했다.
엄마가 불쑥 말했다.
“송이야 너희 아버지는 오라고 해 놓고 왜 마중도 안 나오냐?”
“어? 언제?”
엄마의 꼬인 실타래가 다시 나왔다. 송이는 당황해서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뭐라고 하지?’
경북과 장희도 놀란 눈을 커다랗게 떴다.
돔 안은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예약이 된 듯하였다.
천정이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작 전이라 문 안 밖의 사람들이 작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엄마가 소리쳤다.
“아빠다. 송이야.....”
“어?”
“아빠가 마중 나왔다. 저기....”
엄마가 저기 라고 말끝을 흐리며 중심을 잃고 쓰러지려했다.
송이는 놀라서 엄마가 가리키는 문 쪽을 바라보기보다 엄마를 먼저 안았다.
“엄마 무슨 소리야.”
경북과 장희는 놀라 문 쪽을 바라보았다.
네 사람 중에서 가장 놀란 사람은 송이와 엄마보다 장희와 경북이었다.
아빠라고 가리키는 사람은 바로 환희 아버지였다.
장희와 경북이는 걸어오는 모습이 송이 아버지로 착각할 정도라는 생각이 번적 들었다.
장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경북아 환희 아빠야.”
엄마는 온몸을 떨며 아주 힘없는 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가...살아계신다.....”
엄마는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힘없이 연체동물처럼 쓰러져 버렸다.
송이도 힘에 부쳐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엄마, 정신 차려 엄마.”
경북이와 장희가 달려왔다. 사람들도 몰려왔다.
장희는 환희 아버지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환희 아버지는 이 사건과 무관하게 오던 길을 돌아 나간 듯 보이지 않았다.
실신한 엄마.
그 때.
별을 보러 온 사람 중에 한 청년이 급히 장희와 경북을 물리치고 무릎을 구부려 앉았다.
재빠른 동작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을 확인을 하더니 순환확보를 했다.
잠시 후 엄마가 깨어나고 청년이 말했다.
“나는 경북대 인턴이에요. 응급 처치를 했는데 편안하게 눕히고 안정이 되면 빨리 돌아가셔서 원인이 무언지 병원에
가서 알아보세요.”
웅성거리는 소리에 최기사가 달려왔다.
놀란 최 기사는 상황을 파악하고 엄마를 업고 버스로 달려갔다.
정신이든 엄마가 힘없이 말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엄마, 너무 피곤하지? 차를 너무 많이 타서 기운이 없었나봐 힘없이 주저앉아서 최 기사님이 업고 온 거야.”
“그래...”
송이가 둘러 댔지만 엄마는 말이 없었다.
송이는 최 기사에게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엄마를 의자에 눕히고 팔다리를 주물러 주었다.
엄마는 돌아오는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조용했다.
도착. 경북 장희 송이 셋이서 부축하고 들어와 침대에 누였다.
경북이 송이를 보며 말했다.
“베이커 밀러 핑크 벽이 참 좋다. 엄마가 안정을 찾았으면 참 좋겠다.”
“고마워.”
밤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엄마는 안정을 찾고 주무셨다.
아침에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전과 같이 핑크 벽을 보다가 세수를 하고 다시 들어와 도우미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또 핑크 벽만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엄마.”
“.......”
아무런 생각도 없이 송이는 엄마를 불렀지만 대답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을 두려워서 묻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말을 꺼내기 전에까지는.
저녁. 엄마는 전보다 더 말이 없었다.
초저녁부터 베개를 안고 잠이 들어서 베개를 살짝 치우고 엄마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엄마는 송이를 안았다.
엄마의 팔에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베개 자리에 끼워진 느낌이었다.
엄마는 가녀린 코스모스 같은 몸이었지만 온기가 다가왔다.
엄마는 힘이 없고 흐릿한 목소리로 송이를 불렀다.
“송이야.”
송이는 놀랐지만 침착하게 대답하고 고개를 비껴 안으며 말했다.
“응. 엄마.”
“니가 송이냐? 오랜만이다.”
“아까 봐 놓고.”
“그동안 많이 컸다.”
“.........”
엄마는 시간과 날짜 개념도 모르는 듯 했다.
송이는 더 이상 엄마의 이상한 물음에 대답을 하는 것이 두렵고 더 이상한 말이 나올 것 같아 대답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잠시 조용한 침묵이 흐르자 엄마가 다시 말했다.
“너희 아빠를 보았다.”
송이는 두려운 생각에 오싹 솜털이 일어섰다.
귓속에서 ‘징~징~’소리가 들리는듯했다.
뭐라고 대답할까 생각을 하기도 전에 엄마가 다시 말했다.
“아빠가 오다가 갔다.”
“엄마~아니야.”
“봤다.”
송이는 엄마가 도대체 누굴 보고 아빠라고 착각을 했는지 아니면 돔 안에서 아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혼돈을 일으켰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대답을 할지 모르고 망설이는 사이에 엄마는 조용해지더니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대답하는 잠꼬대였을까?’
송이는 엄마 품에서 살짝 빠져나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왔다.
장희에게 전화를 했다.
“장희야 할 말이 있는데 너희 엄마에게 말하지 말고 우리아파트 놀이터로 와 줄래?”
“어 알았어.”
장희와 송이는 놀이터 그네에 나누어 앉았다.
“장희야 우리 엄마 이야기 아무에게도 말 안했지?”
“그래 우리 엄마한테도 안했어. 니 맘 다 알지.”
“고마워. 근데 우리 엄마가 왜 놀라며 쓰러졌지 넌 아니? 난 모르겠어.”
장희가 살짝 놀라며 말했다.
“어? 그 그건....”
“뭐야 안다는 거야?”
“어? 아니 그게~”
“너 알지? 뭐야 빨리 말해봐 어서.”
장희는 전에 셔틀버스에서 만났던 환희아버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저번7월7석 때 환희 아버지를 봤는데 너 네 아빠와 너무 닮았더라.”
“그래?”
“얼굴은 물론 신체 조건이 거의 쌍둥이라고해도 믿을 것 같았어.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경북이에게 물어봐.”
“진짜야?”
“그렇다니까? 너도 아빠가 돌아가신 줄 알고 있었는데 살아오셨다고 생각해봐라
충격이 크지 않겠냐?”
“그래.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또 하나 이상한 게 있어.”
“뭔데 뭐가 또 있어?”
송이는 조금 전에 엄마와 나누었던 대화를 들려주었다.
“엄마가 베개를 안고 주무시는데 내가 살짝 빼고 안겼거든? 그랬더니 나를 안더라고.”
“그래서?”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나더러 ‘오랜만이다. 처음 본다. 그동안 많이 컸다’ 하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어? 그건 나도 모르겠는데 혹시 니가 말을 하니까 대답하시는 잠꼬대 아닐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았어 분명히.”
“그래? 어우....답답해 나도 도저히 모르겠다.”
두 번째 문제는 그렇게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송이는 환희 아버지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많이 닮아서 엄마가 착각을 했는지.
엄마는 그 사건을 아는지 모르는지 묻어두고 전처럼 일상생활로 접어들었다.
사고 후 처음으로 교회를 갔다. 엄마는 교인들과 많은 교재도 없었다. 그나마 가까운 권사님이 물었다.
“권사님 그동안 어디 다녀오셨어요? 해외라도?”
“예.”
“그래서 그런지 살도 조금 더 빠지고 조금 피곤해 보여요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되었나 봐요.”
“아 예.”
겨울방학이 왔다.
보현산 천문대와 천문 과학관이 활기를 찾았다.
박하순 별 해설사와 환희는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에 마주 앉아 녹차를 마시고 있었다.
“환희야 방학인데 좋지?”
“예. 그럼요 날마다 여기서 살면서 강의도 듣고 수입도 있으니까 참 좋아요.”
“그렇지. 근데 내일은 더 좋을 것 같은데?”
“무슨 말씀이세요?”
“내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누가 온다는 예약이 있는데?”
“누구요? 별 볼 일요?”
“그래~ 하하하.”
환희는 누구라는 말을 하다가 송이 생각이 났다. 집에 돌아와서도 설렘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설친 이른 아침.
환희는 커튼에 달아 두었던 이니셜별을 떼어 점퍼 주머니에 넣었다.
“송이에게 이니셜별을 주고 뭐라고 말하지?”
첫마디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무언의 약속으로 송이에게 주려고 만든 별이 빛을 보는 날이건만 말문은 시도도 하기 전에 막혀버렸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맨 끝집에서 나와 마을을 지나 큰 길에서 셔틀 버스를 탔다.
“안녕 하세요~”
“오 환희야~새 점퍼 입었네? 별 무늬 트레이드마크는 여전하고 하하하.”
“예. 이모님들이 몽땅 사주셔서요.”
“아~김인숙 유성이 이모님 참 좋으신 분들이지 하하하하.”
“예.”
오후. 별 볼일 동아리 친구들이 셔틀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경북이형의 큰소리가 들려왔다.
“별 볼일 전원참석 20명 와~”
환희의 눈에는 송이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