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강의 시간에 늦어서 죄송합니다.
안창호선생님이 구체적이고 작은 것들을 존중하고
거기서 시작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크고 위대해 보이는 것, 빛나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우리 곁의 작은 것들을 귀히 여길 줄 알아야하고 그곳에서부터 생명살림이 시작되는 것을 작게나마 텃밭 농사지으며 배우고 있거든요.
거짓은 ‘거죽’에서 온 말이고 이 ‘껍질’에 매여있는 게 거짓이라는 것, 참은 ‘알이 참’이라는 것도 들으며 우리말이 참 재미있어요.
안창호선생님의 “낡은 껍질 힘써 제거하고”라는
이말 자체가 생명철학적이라는 설명도
농사지으면서 깨닫는 바와 자연스레 연결이 되었어요. 조그마한 땅에 벼를 길러보니 볍씨 껍질이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며 그 속에 물이 차고 그것이 단단해지고 점점 알맹이가 차오르는 걸 봅니다.
그 즈음 구수한 숭늉냄새가 퍼지는데 참새들이 먼저 알고 다 쪼아먹기도 했어요.
이렇게 발 딛고 선 흙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데
농사가 삶 그 자체였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우리말과 글에 생명철학의 흐름으로 자연스레 녹아 있는 것을 보게 되네요.
껍데기를 계속해서 벗고 또 벗고 새로워지는 것이 생명인 것이라는 말씀들으며 제가 사는 동네가 아신역인데, 내가 새로워진다는 마을이름이 떠오르며 참 멋진 이름이구나 싶어요.
그렇게 날마다 새로워지는 마음으로 살아가보자 마음다잡게 됩니다.
이승훈선생님이 심부름꾼인데 일을 시킬 수가 없는 아이였다는 것, 이미 주인이 무엇을 시킬지 알고 그것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
그것은 주인의 눈치를 살핀다기보다
자기가 속한 장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주체적으로 앞서서 준비할 수 있는 안목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승훈 스스로가 그런 삶을 살아서인지
"씨앗도 흙과 비와 바람 속에서 때가 되면
스스로 땅을 들추고 올라오지
남이 도와줘서가 아니"라는 자립정신이 참 중요하구나 배우게 됩니다.
독립운동을 하는 흐름에서 어떤 이들은 민중을 멸시하고 어떤 이들은 존중하는데, 민중 씨알을 어버이 뵙듯하는 마음이 민중을 어떻게 자립시키고 성숙시키는지 역사 속에서 돌아보면서 그러한 정신이 지금 이 시대에도 꼭 필요하구나 생각했고,
애국가의 작사가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왜곡되이 가르쳐지며 고결하고 깨어있는 얼이 민족 정신으로 계승되지 못한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게 여겨졌어요.
학교에서 음악수업을 하는데 그 시간에 애국가를 함께 배우고 부르면서 제가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바를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