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적자를 무엇으로 감당하려고 숨기려 하는가

그 많은 적자를 무엇으로 감당하려고 숨기려 하는가김용수한국스포츠사랑연구소장 불 보듯 번한 진실을 왜 시간을 벌면서 숨기려 하는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엄청난 적자와 함께 국제적 실패한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3년도 남지 않은 현재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방안과 사후 관리도 불확실하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보면 현재 341명이며, 운영 예산은 2조 540억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직무 특성상 알면서도 모른 척 할 뿐이다. 2018 동계올림픽을 위해 강릉에 새로 짓는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1,079억 원의 공사비가 소요되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철거되거나 원주로 이전된다. 철거 비용만 추가로 1,000억 원이 들것으로 추산한다. 2010년 올림픽 유치 계획대로 원주에서 유치하면 된다. 아니면 강릉을 ‘빙상의 메카’로 발전시키던가. 또한 당초에 스노보드를 신청했던 횡성은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대회를 다섯 차례나 치러 본 경험이 있으니 적합한 종목으로 조정하면 안성맞춤이다.11조 4,311억 원의 국비가 들어가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빚더미 동계올림픽의 대표 사례 도시로 기록된다면 대한민국과 강원도에 비극이 될 수 있다. 7,000천억 원 이상 비용을 대야 하는 강원도는 부채에 허덕이게 되고 부담은 강원도민과 평창군민에게 돌아가 미래 세대에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올림픽과 관련된 직접 시설에 소요되는 예산은 1조 2,600억 원이며, 강원도 부담액은 3,457억 원이라 하더라도 혈세인 만큼 적은 액수는 아니다. 신설이 필요한 6개 경기장은 유치 신청서의 착공 예정일보다 반년 늦은 지난 해 하반기 첫 삽을 떠서 현재 공정이 10% 안팎에 불과하다. 늦었지만 마지막으로 강원도민과 평창군민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여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게 더 현실적이다. 198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8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오히려 110억 달러 적자를 봤다. 가장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는 2010년 제21회 캐나다의 밴쿠버 대회도 최대 100억 달러의 적자로 끝났다. 조직위에서 흑자라고 주장하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도 마찬가지다. 조직위 관계자는 “적자는 경기장 시설에 국한되어 있다”라고 전하고 있다. 인천시의 전체 부채 규모는 1조 2,493억 원이며, 올해 매일 이자만 11억 원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추산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비롯해 4개 시설에 수익 사업을 유치하겠다던 계획도 현재로선 소득이 없다.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말로 하는 희망만 있을 뿐이다. 레이크플레시드 올림픽지역개발청(ORDA) 최고 경영자인 테드 블레이저가 “파티의 손님이 모두 떠난 뒤에 문제가 시작된다”고 언급한 것처럼, 올림픽 개최 전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장밋빛 기대와 달리 대회 이후 현실에서는 올림픽 시설이 지역의 훌륭한 문화적 유산으로서가 아닌 ‘애물단지’가 되어 지역경제의 부담으로 전락한 사례가 많다. 올해 3월이면 분산 개최 여부의 결정 시안이 끝나 IOC에 통보해야 한다. 그 전까지 나름대로의 타당성에 따른 합의와 결정은 국가나 강원도를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난 다음 ‘강원의 힘’을 보여 줘도 늦지 않다.동계올림픽 저변에 열악한 한국에서 동계올림픽을 경험해 본 전문 인력은 거의 없다. 현재 341명이 일하는 조직위(중앙공무원 30명, 지방공무원 107명, 대한체육회 및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8명, 위원장 회사 대한한공 27명, 민간전문직 160명)는 내년까지는 876명, 2018년까지는 1,300명으로 늘어난다. 이들을 통한 강력한 리더십과 체계적인 준비, 그리고 온 국민의격려가 없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성공하기 쉽지 않다. 현재 중요한 것은 화합 차원의 ‘다짐 대회’나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토론회’도 중요하지만, ‘동계올림픽 경기 사후(事後) 활용방안’과 ‘실패 사례를 감안한 배후(背後)시설 설치방안’을 주제로, 빠른 시일 내에 관련학회나 유수대학에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주먹구구 담론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향후 적자를 메울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올림픽 전후의 배후시설 설치를 통한 지방경제 활성화와 배후도시와 연결된 지역 관광산업은 상호 긴밀한 활용계획에 따라 그 결과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2018년 2월 9일에 열리는 개막식에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개막을 선언하는 사람은 박근혜대통령이지만, 후일 진정으로 평가받는 사람은 대통령과 조직위 및 관계자가 아니라 강원도민과 평창군민 모두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