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원에서 / 혜원박영배
오랜만에 이용원엘 들렸다
서너 살 위로 보이는 주인은 흰 가운에 정중한 포즈
노련한 재단사처럼 안경 너머 눈빛으로 의자에 앉기를 권했다
산수화가 걸려있는 벽
구름 휘감아도는 봉오리
실개천 흐르는 전원
그곳애 오두막을 짓고 나는 주인공이 된다
빗질하는 가위소리가 빗소리도 같고 물소리도 같고
귓불을 핥듯 지나가는 면도날
온기로 느껴지는 묵은 궐련 냄새
머리가 툭 떨어지면 조심히 들어 나를 미안하게 한다
마지막 특급 서비스
영혼을 달래 듯 손 끝으로 양 미간을 지그시 누르거나
귀를 막고 뒤에서 손가락으 톡톡 치면
아! 그냥 노곤한 새가 되고 싶어진다
첫댓글 햬원 / 박영배 시인님의 좋은글 "이용원에서"와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기쁩주고 사랑받는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