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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리퀄(시간적으로 앞서는 속편) 3부작
-1999년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 2002년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 2005년 에피소드 3(시즈의 복수)-
그리하여 또다시 세월은 흘렀다, 16년이나(맞나?).
그러자 루카스 할배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음, 이제야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되었구나. 자, 프리퀄 3부작을 만들어 볼까나.
돈과 기술과 대중의 관심까지 가진 이 노인네는,
스타워즈 우주관의 가장 세세한 부분까지 스크린에 극명하게 옮겨 놓는 작업을 시작했다, 여유롭고 자유롭게.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공화국과 무역연합(상인연합)과 제국, 이렇게 세 개의 세력의 다툼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거지.
물론 제국은 나중에 실체가 드러나게 되고.
무역연합은 공화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세력이다. 근데 공화국이 허락하지 않는다. 따라서, 독립, 아니 분리를 위해서 공화국과 싸우는 중이다.
공화국 의회의 의장 펠퍼틴으로 위장(?)하고 있는 황제 '다스 시디어스'는 아직 그 세력과 정체를 숨기고 양쪽 모두를 굴복시키려 하는 중이다.
그리고 드디어 제다이라는 베일에 싸인 집단이 그 거대한 위용(?)을 드러낸다, 관객들에게.
제다이는 공화국을 수호하는 일종의 군인(기사)들인데,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마스터와 그 제자와 그 제자가 되기 전의 무엇(일종의 제자 유년대. 아, 파다완)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기사 집단은,
라이트세이버(광선검)를 무기로 사용하고 정신동력과 육체적 힘을 다 극단까지 사용할 수 있는
최정예 엘리트 싸움 집단이다.
대단히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직운영을 통해서, 그 정통성을 우주적 차원에서 이어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단순하고(?) 거대한 기사단. ‘공화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를 모토로 삼고 있는.
근데, '민주적인' 공화국을 수호하는 이 집단이, 좀 '비민주적인' 데가 있어.
애나킨이 노예 출신이라 하여 마스터로 승격(?)시키지 않으려 하고, 좀 싹수가 보이는 애들(유아) 데려다 반 강제로 파다완으로 훈련시키고,
무엇보다 마스터들의 폐쇄적인 집단 운영은, 원래의 탄생 의도와는 좀 안 맞는 거 아닌지.
물론 그러니까 군인이지.
그리고 '공화국'이라는 것도 그래. 스타워즈의 우주관에서의 공화국이란,
여러 개의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각각의 행성들 중에는 노예제가 운용되는 곳도 있어. 애나킨도 노예였지.
그게 무슨 공화국이야.
물론 공화제로 이어온 그리스와 로마('케사르' 이후는 제외)도 노예제 국가들이었지.
한 명의 절대 권력자가 없다는 의미에서 공화국이라는 말을 쓴 것이라면,
할 말 없지만 말이야...
웃기지?
어쨌든, 제다이란, 공화국을 지키는 기사 집단이고, 그 개개인의 기사를 일컬음이기도 하지.
십 수 년 전 마지막 ‘제다이 마스터’ 요다의 얘기는, 뻥이 아니었던 거야, 흐흐.
또 ‘시즈’라고 있지. 시스터의 준말이 아니라, 그러니까 제다이에 대응하는 집단인 거지.
원래 제다이였는데 이러저러하다 조직(?)을 나와서 무역연합에 붙은,
악의 무리(?)들인 것인데(두쿠백작 등), 황제(다스 시디어스. 시즈의 군주)가 그 수장이지.
대부분 제다이에게 죽고. 황제 자신도 제다이였을 걸? 잘 모르겠다.
하여간, 무역연합과의 클론 전쟁에서 제다이가, 그러니까 공화국이 이긴다.
황제 입장에서는, 잘 된 일이지(以夷制夷). 이제 황제는 공화국만 접수하면 되는 거니까.
그리하자면 제다이를 괴멸시켜야 했고, 그것을 위해서 애나킨을 끌어들인 거지, 파드메(아마딜다 여왕이었다가 공화국 의회의 의원이 된, 그러니까 왕이었다가 공무원이 된, 애나킨 일생의 사랑)와의 사랑을 이용해서. 참 나쁜 새끼야.
애나킨은 제다이의 고대로부터의 예언대로의 최고의 제다이였는데,
그 출신의 비천함(?)과,
잔인하게 살해당한 어머니에 대한 괴로운 기억과(물론 그 복수를 아주 제대로 하기는 하지만),
스승 오비완에 대한 열등감인지 질투인지 존경인지 모를 감정과,
파드메와의 불안한 사랑 등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좀 불안했지.
황제는 그 불안의 틈을 파고 든 거야. 파드메가 당하게 되는 비참한 ‘거짓’ 죽음을 보여줌으로써, 애나킨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결국 애나킨은 자신의 손으로 요다와 오비완을 제외한 제다이들과 어린 파다완들을 모두 죽이고, 제다이 본부를 파괴하게 되지, 끔찍하게도.
그리고 요다는 황제와, 오비완은 애나킨과 마지막 대결을 벌이게 돼. 프리퀄 3부작 전체의 절정이라 할 수 있지.
옛날 베이더와 루크의 마지막 대결처럼.
한 층 발전된 기술은 이들의 마지막 대결을 장엄하다 못해 슬프도록 아름답게 보여준다. 3d인지 아이멕스인지로 보면 정말 환장한다고 그러대, 5번째 여자가.
그런데 말이야, 요다와 황제의 대결은 말이지. 음.
드디어 마스터 요다의 싸움 장면이 나오는 거 아냐, 얼마나 기대를 했겠어, 내가. 약 30년간 포스 운운만 하던 마스터가 드디어 광선검을 들고 싸우는 거니까.
근데, 음. 좀 방정맞고 부산스러워. 실망이야...물론 볼 땐 몰라...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렇단 거지...
어쩔 수 없지, 요다는 매우 작고 황제는 적당히 크니, 칼싸움이 되려면, 요다가 펄쩍펄쩍 뛰어야 하는 거지.
상상이 되지요? 히히.
황제는 요다를 이긴다. 그리고 오비완은 애나킨을 이긴다.
양 다리와 한 팔이 잘리고 온 몸이 용암에 탄 채로,
애나킨은 오비완을 향해 외친다, I hate you..!
-영어에서의 hate란, 단순히 don`t like의 의미가 아니라, 극에 달한' 증오'를 말한다. 애나킨의 혼란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지-
차라리 오비완이 애나킨을 그 때 죽였더라면, 훗날의 비극은 없었을 지도 몰라. 황제의 제국도 자멸했을지도 모르고. 그만큼 애나킨의 강력한 힘은, 황제에게 꼭 필요했었거든.
그러나 오비완은 제자이자 친구였던 애나킨을 차마 죽이진 못하고,
애나킨은 황제에 의해 기계인간 다스 베이더 경(Lord)이 되어 버리지. 강제로 수술실에 눕혀진 채 개조 수술을 받은 후, 마지막으로 얼굴에 영원히 벗겨지지 않을 검은 투구가 씌워질 때, 애나킨은 울부짖는다. n~~~~o!
참 더럽게 슬프지.
파드메는 애나킨의 쌍둥이를 낳고 죽는다.
오빠가 루크, 동생이 레아(여기서 작은 오류가. 오리지날 3부작에 따르면, 루크가 동생인데? 뭐 중요한 거 아니니까, 패스). 레아는 한 행성의 공주로 키워지고, 루크는 또 다른 행성의 유목민 가족에게 맡겨진다, 물론 오비완의 보호 아래.
마스터 요다는 황제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먼 훗날 루크를 만나게 되는 멀고먼 행성으로 은둔 수련을 떠난다.
그리고 우주는 황제와 베이더가 지배하는 제국의 시대를 맞는다.
이제 77년의 에피소드 4와 시간의 고리가 연결된다.
그 과정이 좀 억지스러운, 그리고 초조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딨어.
이렇게 28년 만에 스타워즈는 완성되었다.
슬픈 애나킨의 전쟁은 이미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에 그 결과를 보여줬지만, 그래서 그의 구원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래도 에피소드 3의 마지막은, 너무도 슬프다.
천사가 될 수도 있었던 제다이는, 검은 투구에 쉰 목소리를 내는 파괴의 신이 되어 버렸다.
애초의 그의 운명은, ‘강력한’ 악마가 되도록 정해져있었던 걸까? 아님 ‘강력한’ 힘에 대한 추구는, 결국 파괴의 길로 자신을 이끌게 되는 걸까?
마지막까지 파드메와의 행복한 날만을 꿈꾸었던 소박한 제다이는,
결국 절망의 나락에서 죽지도 못하고 타의에 의한 파괴의 날들을 보내게 된다. 아들이 자신을 구원할 때까지. 아.
첨단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걔네들만의 우주전쟁은, 좀 꼴 보기 싫었던 게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냉전의 시대에 만들어진 가장 미국적인 소비물의 하나가 그것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진다면,
내 결벽적인(?) 성향에 비추어봤을 때, 싫어하는 게 당연했지. 안 그래? 히히.
물론 오리지날 3부작이 하필이면 그런 시대에 만들어진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루카스 할배에게 정치적 의도가 있었을까요? 아닐 걸. 이후의 행보를 보면 말이야...영화는 영화일 뿐...
하지만 거기에 슬픔과 사랑이 더해진다면,
(조금 오버해서) 호머(호메로스)의 그리스 비극 같은 장엄함을 느껴지게 하기도 하더라,
다분히 '현실적'으로.
그래서 父子相殘이라는 운명의 잔인함과,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전쟁이라는 거대한 죽음의 허망함을,
광선검과 우주선을 통해 보여주는 건,
대단히(참으로) ‘리얼리즘적(현실적)'이다.
민주주의가 제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탁월한 묘사,
인간을 지배하는 거대한 운명의 잔인함,
힘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의 허망한 몰락,
시공과 죽음마저 초월하는 사랑,
어릴 때보다 더욱 이뻐진 마틸다 등
많은 이야기가 밤하늘에 펼쳐진다.
끝없는 이야기들.
아마 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걸.
심심한 자들은 애나킨의 슬픔에 다가서보도록 하시지요.
제작된 순서로 보는 게 좋을 것이외다(4, 5, 6, 1, 2, 3).
그럼 난 바빠서 이만...
p.s 난 어렸을 때 본 ‘에피소드 6’에서의 레아 공주의 금빛 비키니 차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오. 자바에게 인질로 잡혀있던 레아 공주가 왜 비키니 차림이었을까. 도대체 왜. 나 좋으라고?
흐흐.
첫댓글 자바에게 잡힌 레아공주..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어린맘에.. 참.. 그랬었지요..
다두정으로 운영되는 공화국의 무능을 모나키한 제국으로 대체하는 과정이.. 저 또한 인상깊게 봤어지요.. 우리네 현실을 보면.. 영화속 얘기만 같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