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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 그 사연]
남인수의 ‘가거라 삼팔선’
입력 : 201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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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로 담아낸 ‘분단의 상처
이 노래는 2차 세계대전이 낳은 곡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이후 아픈 역사가 계속된 우리 민족의 절규다.
우리는 36년간 일제 치하에 있다가 광복을 맞이하지만,
미국과 소련이 주도한 정치적 분계선인 38선 때문에
고향길이 막혀버린다.
환희와 비탄의 갈림길. 고향을 오가지 못하던 1948년.
이 시대적인 비련을 이부풍이 가사로 얽고 박시춘이
곡을 지어서 남인수가 부르려고 했는데,노랫말이 당국
검열에 걸리고 만다. 이때 이부풍은 개사 요구에 불응하며
잠적해버린다.그래서 진방남(반야월)의 손끝에서 일부
개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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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이 막혀 못 오시나요
아~ 물이 막혀 못 오시나요
다 같은 고향 땅을 가고 오건만
남북이 가로막혀 원한 천리 길
꿈마다 너를 찾아 꿈마다 너를 찾아
삼팔선을 헤맨다
(남인수, ‘가거라 삼팔선’ 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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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15일 12시,
제124대 일왕 히로히토의 무조건 항복선언 목소리가
라디오를 타고 흘러나온다.
8월6일 오전 8시15분 히로시마에 투하한 우라늄 원자폭탄과
8월9일 11시02분 나가사키에 투하한 플루토늄 원자폭탄에
일본은 두손을 든 상황.
이 절묘한 타이밍에 그동안 관망만 하던 소련은 8월9일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8월의 폭풍작전’ 명칭 아래 한반도
남진을 감행한다.
8월9일 두만강을 넘고 13일 극동함대를 청진항에 상륙시켜
청진방송국을 장악한다.
이때 방송국 직원과 일본군은 현장에서 폭사하고
방송국장 부인이 구사일생으로 살아 함흥방송국으로 피신해
상황을 알린다.
깜짝 놀란 미국은 한반도 중간지점인 위도 38도선에 굵은 선을
긋고 이남은 미국이,이북은 소련이 점령하자고 제안한다.
소련은 이를 수용한다.
이 선이 바로 이 노래의 모티브다.
노래는 해방 후에 만들어진 음반 1호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니다.
KPK악단 반주로 출반한 ‘흘러온 남매’라는 곡이 1호다.
이어서 남·북한에는 미군과 소련군이 주둔하며 군정을
시행한다.
서울에는 찬탁·반탁 깃발이 물결친다.
남한에는 1948년 8월15일 합법단독정부가, 북한에는 9월9일
소련 사주를 받은 공산정권이 수립된다.
남인수와 이난영(본명 이옥례)은 1934년 목포가요제에서
만나 연인이 됐다.
KPK악단이 목포 공연을 할 때 이난영이 찾아왔고,
경남 진주 출신 남인수가 단장에게 오디션을 부탁했던 것.
하지만 사랑을 시샘한 운명의 신은 악단장 김해송을 둘 사이에
끼어들게 해 1936년 이난영과 결혼시킨다.
이에 분개한 남인수는 일본으로 건너가 유랑가객으로 방랑하다가
해방 후 귀국해 이 노래를 부른다.
출처:유차영<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장, 한국콜마㈜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