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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 두두두두 둥! 둥! 둥! 둥!
까만 화면에 문자 몇을 넣자 동(銅)이 섞인 유리 벽 넘어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민정은 좌판에서 손을 마우스로 옮겼다. 그녀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규칙적이며 둔탁한 소리를 들으며 모니터에 나타나는 영상들을 찬찬히 살폈다. 가죽 북 위에 모래를 올려놓고 밑에서 두드리면 그 알갱이들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다가 차츰 중앙으로 회전하며 모이듯이 저 소리도 한 가운데로 집중되고 있었다. 한동안은 절에 있는 종소리와 비슷했다. 주말이면 북한산을 타고 넘어오다 들었던 어느 산사 종소리가 연상되었다. 절의 종소리 간격이 더 길었지만, 산을 넘어 떨어지는 붉은 덩어리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그때마다 마음의 중심이 안정되며 헐떡이던 숨이 차분히 가라앉아졌다. 멀리 한강이 보이는 암석 위에서 듣는 종소리는 더욱 그랬다. 그와 비슷한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뚫어질 듯이 화면을 주시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3번 방입니다.”
“네? 네, 잠시만요.”
“유 선생이 어제 김ㅇ성 환자 검사했어?”
옆에서 전화를 받았던 강 선생이 모니터 앞의 민정에게 물었다. 그 순간 그녀는 옆에서 밀려오는 알코올 냄새를 맡았다.
“네. 선생님!”
“음, 판독실에서 불러.”
“네. 다녀오겠습니다.”
그녀는 검사실을 나와 복도를 지나갔다. 그때 옆으로 산소통을 끼고 침대카가 급하게 지나갔다. 그 뒤로 흰 가운의 인턴이 힘없이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의 푸석한 얼굴에는 어제도 날을 꼬박 새웠다는 인식 꼬리가 따라가고 있었다.
“유 선생이 이 환자를 스캔했나?”
긴 모니터 앞에서 노 교수가 지시봉으로 하나의 파형 이미지를 가리켰다. 그러자 옆자리에 늘어선 의대학생들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로 향했다.
“네! 교수님!”
“예전 스펙트럼과 어제 스펙트럼이 왜 이렇게 다르지?”
옆에 앉은 3년 차 레지던트가 보여주는 영상을 지적하며 그 교수가 딱딱한 얼굴로 되물었다.
“저는, 가장 큰 곳, 그리고 비정상 부위에 ROI를 선택했습니다. 교수님!”
그녀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래? 전에 찍은 영상과 왜 이렇게 틀리는지 알고 있나?”
교수는 그녀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른 두부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 뉴로블라스토마(Neuroblastoma 신경아세포종) 환자의 포커스(focus 발생부위)는 이곳 블레인스템(brainstem 뇌간)이야. 지난번의 ROI(region of interest 관심영역)는 여기였는데, 이 친구가 스캔한 곳은 여기지. 어제 스캔한 곳은 잘못된 곳을 찍었어. 여기 씨스트(cyst 낭포)를 포함하면 MRS(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핵자기분광법)의 스펙트럼이 이렇게 나타나지. 즉, 잘못된 곳에 ROI를 찍으면 락테이트(Lactate)는 나타나지 않고 물 피크(water peak)만 이렇게 높게 나타나는 거야.”
그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노트에 연신 적기 시작했다. 학생 대부분은 머리를 끄떡거렸다.
“자네,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실에 온 지 얼마나 되었나?”
“2년 되었습니다.”
“음, 알았어. 가고, 이 실장을 내가 부른다고 하게.”
“죄송합니다.”
판독실을 나오는 그녀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학생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그녀는 2홉들이, 4홉들이 술병이 생각났다. 언젠가 지방 의대에 다니는 친구의 조카가 말했다. 자신들은 6홉들이 그릇이라고 하였다. 한편, 교수는 도제처럼 묶인 제자들에게 자신 그룹의 우월함을 은근히 교육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헛구역질로 이어졌다. 화장실로 급히 들어간 그녀는 비릿한 침과 아침 커피를 게웠다.
‘쪽팔림은 한순간이지만, 이 실장의 냉랭한 추궁을 어떻게 피하면 좋지?’
그녀의 뇌는 하얗게 변해갔다.
“……”
“죄송합니다.”
“흐~음!”
“……”
“아침부터 깨지고. 소화불량에 폭탄을 맞았으니…. 왜 그랬어?”
실장은 분노와 인내를 조절해가며 금방 터질 거 같은 눈으로 민정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브닝에 맡은 환자라서…….”
“다른 방 선임 선생들에게 물어나 봤어?”
“모두 식사 가셔서 여쭐 시간이 없었습니다. 실장님!”
“그럼, 다른 환자를 봤어야 하지 않겠어?”
“마침, sedation(진정) 상태라,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간호사실에서 그만…….”
“MRS에 관하여 공부는 얼마나 했나?”
“학교와…, 연수 특강 그리고 책으로 나름대로 조금…….”
민정은 말을 계속 이어갈 수가 없었다. 자신의 불찰이었다. MRS scan은 알면 알수록 더욱 혼동되는 자기공명영상 기법이었다. 물리학과 출신 PhD(박사)가 강의하고 여러 번 설명하였으나 이해가 좀처럼 되지 않았다. 하나의 검사 시퀀스(sequence, 인체나 조직에 부가하는 무선주파수 형식)가 보통 6~7분 소요되는데, 한 번 얻은 스펙트럼이 이상하게 나타나면 두려워하고 깜짝깜짝 놀랐다. 이번이 두 번째 시도하는 환자의 검사였고 지난번에는 어찌해서 무사히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단단히 탈이 나고 말았다. 교수의 지적처럼 엉뚱한 곳의 스펙트럼을 얻고 만 것이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리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됐고. Repeat(재검)이야. 유 선생이 앞으로 절대 스캔하지 말고.”
“네. 감사합니다.”
“감사라니? 배워! 날을 세워서라도. MRI실에 남으려면….”
실장은 단호했다. 냉랭한 표정에서 가차 없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만큼 그의 책임도 막중했다. 보건직, 간호직 그리고 일반직을 거느리는 막강한 실장으로서 전적으로 의사 교수의 지시 명령에 따르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거대한 조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다른 부서는 몰라도 실장의 CT와 MRI 기술은 병원에서는 물론 국내 전체에서 손꼽고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부단한 그의 노력의 산물이겠지만 그는 항상 자부했고 어깨에 언제나 힘이 들어가 있었다. 단지, 의사 교수 앞에서는 꼬리를 내렸다. 수많은 동료와 후배를 지도했던 실장에게 풋내기 MRI실 방사선사는 콧김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오늘 단단히 야단치는 것으로 실장은 차후, 어린 여자 후배에게 자기의 위상을 재차 각인시켰다.
*
“못 나가.”
“집 근처, 그 카페야.”
“안돼! 나갈 수 없다고!”
“왜? 무슨 일 있어? 어제 약속한 거잖아! 말해 봐. 무슨….”
“못 해. 그러니까. 그냥 돌아가.”
“내가 싫어졌어? 다른 남자가 생긴 거야?”
“아니래도. 그냥 가. 오늘은 정말 피곤해. 끊어!”
민정은 핸드폰을 접었다. 남자 친구. 배 근호. 소아 병원 나이트(Night) 근무 당시 내과 인턴과 유 민정은 대판 싸웠다. 영상의학과 당직의 호출이 안 돼서 초음파를 미뤘더니 당직실로 찾아온 인턴은 민정을 윽박질렀다. 의사 신분으로 방사선사를 뭐하겠다고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온 배 인턴. 언성이 높아질 즈음 나타난 영상의학과 당직의를 보자 서둘러 꼬리를 내린 배 근호. 그의 기세등등했던 기가 순식간에 대리석 바닥으로 스며들고 말았다. 영상의학과 레지던트 3년 차는 일반 인턴에게 하늘과 같은 존재. 배 인턴은 교수의 이름을 불러가며 위기를 넘겼다. 그 후, 밤마다, 유 민정과 배 근호는 수시로 마주쳤다. 서로 화를 풀었지만. 그리고 어느 날, 나이 차이가 없고 제주도가 같은 고향이라는 말에 그들은 친해졌다. 어느 심야 시간, 맥주캔과 통닭은 그들을 순식간에 한 몸으로 만들고 말았다.
민정은 매몰차게 수화기를 끊은 걸 후회했다. 하지만 곧, 그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물 피크(peak)를 포화(suppression)시키고, 엔에이에이(NAA), 락테이트, 크레아틴, 포스포크레아틴 순서 그리고 각 위치 피피엠(ppm 농도의 단위. 1피피엠은 100만분의 1)까지는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프레스(PRESS)기법과 스팀(STEAM)기법의 차이는 알다가도 몰랐으며 에디커런트(eddy current 와류)를 잡고 다시 쉬밍(shimming, 자기장 동질화)을 하고 한 곳의 엠알에스 데이타(MRS data)를 얻는 데까지 가다가 결국 용적 선별(volume-selective) CSI(chemical shift imaging 화학적 전환 영상) 값을 얻는 방법에서 두 손 두 발 들고 말았다.
“이 년 가지고 절대 안 돼! 정말이야. 이건 거짓말이라고! 10년 넘은 박사(PhD)만 아는 거라고! 젠장 할!”
그녀는 요약 책자를 던져버렸다. 일 년 전에 받았던 특강 교재를 박박 밟고 말았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모니터에 그가 서 있었다.
딸칵!
“왜 왔어?”
“밥이나 제대로 먹었냐?”
“…….”
“실장 때문이야?”
“…….”
“내가 한번 말해줄까?”
“뭐라고?”
“아…아니. 그 사람 술 좋아한다며!”
“무슨 헛소리야! 들통나고 싶어?”
“우리가 남이야? 나도 곧 전문의 딴다고!”
“그만, 그만! 아직은 아니야. 제발 나서지 말았으면 싶어.”
“네가 힘들어하잖아! 그 사람 내 또래면 갈겨주고 싶다고!”
“피! 웃기네. 그 사람이 당신 머리 하나 더 있어.”
“왜 이래! 나도 유단자야.”
“십 년 전 이야기하고 있네. 가지고 온 거 뭐야?”
민정은 조금 화가 풀렸는지 배 근호가 가져온 비닐봉지를 열었다. 안에는 양념통닭이 가지런히 담겨있었다.
“유 선생! 조금 늦었네.”
“네.”
“저기, 가운데 한 교수님 곁에 가서 앉지.”
“네?”
“오늘은 야단치지 않으셔. 술잔만 따라드려.”
“아?! 네.”
민정은 사람들 뒤로 해서 교수 옆에 앉았다. 교수 세 명 사이에 두 명의 일반 여직원들이 끼어있었다. 실장의 간단한 회식 이유를 끝으로 각자 잔을 들자 그가 외쳤다.
“2(이)!”
“이해합니다.”
“0(공)!”
“공들입니다.”
“2(이)!”
“이제부터는”
“4(사)!”
“사랑합니다.”
여자들을 제외하고 모든 남자는 잔을 단숨에 비웠다. 시장했는지 아니면 술이 고팠는지 모든 전공의와 방사선사, 간호사 그리고 일반 직원들이 금방 잔을 채웠다. 잠시 후, 메인 커다란 회 접시를 들고 종업원들이 들어왔다.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마주 보는 사람끼리 웃으며 권하기 시작했다.
“유 선생이라고 했나?”
“네. 유 민정이라고 합니다. 교수님! 지난번 검사를 잘못해서 죄송합니다.”
“뭐였지?”
“MRS….”
“아! 브레인스템 블라스토마(brainstem blastoma 뇌간 아세포종)환자 말이지?”
“네. 교수님!”
“아니야. 이 선생! 당신 MRS 얼마나 했지?”
교수는 앞에 앉은 실장에게 대뜸 물었다. 그러자, 실장은 순간 당황했다가 재치 있게 답을 했다.
“교수님! 저는 교수님이 하라는 대로 했습죠. 암…, 한, 십 년은 했습니다. 실장 직위에 오르기 전까지요.”
“거봐! 저 친구도 그 정도로 배운 거야. 이 년이라고 했나? 유 선생은 잘하는 거라고.”
“감사합니다.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그래.”
유 민정은 무릎 꿇은 자세에서 술병을 곱게 들었다. 또르르. 넘치지 않을 정도로 민정은 조심스럽게 교수의 잔을 채웠다. 교수는 즉시 잔을 비우고 민정에게 잔을 내밀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받고 돌아앉아 잔을 비웠다.
“교수님! 민정 선생은 다른 과에도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실장의 목소리에 그만 여성들의 시선이 그의 얼굴로 쏟아졌다. 곱지 않았다. 유 민정의 표정도 살짝 굳어졌다. 하지만 남자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매운탕이 나왔을 때는 얼굴이 모두 붉게 변해있었고 술잔의 빈도가 빨라졌다. 회식 자리는 커다란 맥줏집으로 이어졌고 몇 사람은 3차까지 몰려갔다.
*
띵! 띠리리리리링! 팅! 팅! 팅!
MRI실 조정대 앞에 여러 사람이 몰려 있었다. 메인 스캔 모니터(Main Scan monitor) 옆에 있는 일반 피씨 모니터(PC monitor)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었다. 글자가 나왔다가 그림이 나오고 공란으로 변했다가 다시 순서는 반복되고 있었다. 그 모니터(monitor) 영상은 MRI실 촬영실 내에 있는 환자 머리에 붙어있는 유리경에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이해되나?”
“fMRI(기능적 MRI 검사법)라면서요.”
“기억 중추가 어디에 분포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거야.”
“확산강조 MRI(DW-MRI) 기법을 쓰는 겁니까?”
“지금은. 뇌 혈류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BOLD(Blood Oxygen-level Dependent, 뇌의 활성화로 뇌 산소량 증가 측정 이용) 기법을 사용할 거야, 앞으로는 에이에스엘(ASL:Arterial Spin Labeling 동맥스핀표지)법이 주가 되겠지. 그만큼 MRI 기계가 좋아지고 있다는 거지.”
“이해가 부족합니다.”
“차차 알게 될 거야. 너무 많은 걸 넣으면 고장이 나. 우리 뇌는. 하지만, 에이아이(AI) 기술은 우리를 저만치 앞질러 가고 있지.”
“교수님도요?”
“그럼. 본교 포함 내가 삼십 년 배운 것도 AI는 몇 분 아니 몇 초면 끝낼걸?”
“네.”
민정은 PhD 신이 말해주는 것을 옆에서 꼼꼼히 적으며 모니터를 응시했다. MRI(단면 영상)와 MRA(혈관 영상)를 겨우 넘어 MRS(핵자기분광법)를 아직도 이해 못했는데 벌써 fMRI(뇌 기능적 영상)를 접하고 있으니 그녀는 앞길이 캄캄했다. 그래도 그녀는 지고 싶지 않았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었다. MRI실로 발령받은 이상 철저히 알고 싶었다. 일반 엑스레이(X-ray)와 방법과 차원이 달랐다. 2차원에서 3차원으로 공부 방법을 바꿔야 했다. 어쩌면 MRI란 4차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같았다. 민정은 어려웠지만 그만큼 재미가 있었다. 하나씩 배울수록 자신의 뇌에 지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그 지도를 따라 자신의 이상을 찾고 싶었다. 더구나 복잡한 일과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고 싶었다. 그때 옆에 두었던 핸드폰에서 알림 톡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잠시만요. 교수님!”
그녀는 앉은 자리에서 PhD에 양해를 구했다. 머리를 끄덕이는 박사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더분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자세로 일하는 그를 대부분 MRI실 직원들은 좋아했다. 십 년 전에 교수진에 합류한 그는 여느 영상의학과 교수들과 달랐다. 일반 직원들과 골프도 치고 스스럼없이 술자리를 같이했다. 그도 교수지만 어딘지 외톨이로 떠돌고 있었다. 그녀의 자리로 선배 안 선생이 바로 앉았다. 그는 민정의 사수였다. 콘트롤 마우스를 잡은 그의 자세에서 여유가 묻어났다. 뒤로 나가며 자신은 언제쯤 저 위치에 도달할까 생각했다.
“뭐라고요? 네. 알았어요. 곧 내려갈게요.”
문자를 열자마자 민정은 놀라서 급히 전화기를 눌렀다. 강경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이틀째 집에 없다는 것이다. 이웃에 계신 이모의 연락을 받고 그녀는 즉시 ‘이쁜 엄마’ 번호를 눌렀다. 또르릉 또르릉…. 신호는 갔으나 계속 받지 않고 있었다. 작년 가을에 그곳으로 이사 온 어머니에게 작은이모가 유일한 친척이며 보호자였다. 물론 자주 내려가지 않은 민정도 요즈음 불안했다. 옆집 아주머니의 전화번호도 몰랐다. 그녀는 바로 실장실로 들어갔다.
“반 차? 그리고 내일은 휴가?”
“네.”
실장은 아무런 이유도 묻지 않았다. 단지 머리 한번 끄덕이고 사인을 했다. 어제 자신을 노려보던 민정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뒤돌아나가는 그녀에게 한마디 던졌다.
“다, 유 선생을 위한 대접이라고 생각해!”
‘뭘? 노리개로? 검사를 실수했다고 그 대가로 그렇게 해야 했던 거야?’
그녀는 머리를 저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흔들리며 밀착되어 오는 교수의 숨결을 느꼈다. 그녀는 한숨을 몰아쉬고 서둘러 서울역으로 달려갔다. 막히는 택시보다 전철을 택했다.
아파트는 비어 있었다. 그녀는 화장실부터 이방 저방 찾아다녔다. 주방은 깨끗이 정돈된 상태로 있었다. 평소 어머니의 성격이란걸 민정은 알았다. 거실 커튼을 열었다. 바로 앞 공원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폭이 넓은 강 건너 하얀 비닐하우스 단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
“또르릉 또르릉 …”
그녀는 수화기를 귀에서 내렸다. 그래도 벨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그녀는 안방으로 달려갔다. 반짝, 반짝 숨을 쉬고 있는 듯 벨 소리는 정돈된 침대보 아래에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엄마!”
그녀는 이불을 들치고 전화기를 들었다. 십 년도 지난 구식 접이식 휴대전화가 계속 울리고 있었다. 민정이 서울로 공부하러 떠날 때 아버지가 엄마에게 사준 핸드폰이 그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그녀는 당분간 전화를 끊지 않았다. 그 속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바로 튀어나올 거 같았다. 언제부터인지 힘이 빠져나간 목소리가 자신을 찾고 있는 거 같았다. 그녀는 수화기를 끊고 역전으로 달려갔다.
“네. 신고 접수됐고요. 저희가 전국으로 찾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 일째예요. 제발, 우리 엄마 찾아주세요. 네? 엄마의 기억력이 약간 떨어진 상태예요.”
“그래요? 혹시, 치매 환자이신가요?”
지구대 젊은 경관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 건망증이 약간 있으셨고, 얼마 전 서울에서 경도 인증 장애 검사를 받았어요.”
“그러니까, 등급 판정은 받으셨나요?”
“아직요. MRI 검사를 받고 신경과 교수님이 판정할 예정이었어요. 다음 주에.”
“아! 네. 아직은 치매라고 단정은 못 하겠네요. 잠깐만요. 안쪽으로 들어오시지요.”
경관은 친절하게 민정을 모니터 앞에 앉혔다.
“이분이 맞는가요?”
마우스를 움직이며 경관은 한 여성 노인을 가리켰다. 눈에 들어오는 붉은 조끼를 입고 있었다.
“맞아요! 엄마! 우리 엄마예요. 그런데 여기가 어디예요?”
민정은 단번에 엄마를 알아보고 뛸 듯이 기뻤다. 어머니를 곧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전국에 산재한 CCTV의 힘을 느꼈다. 어머니는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군산, 군산 공항입니다. 실종 당일 신고를 받고 찾아낸 영상입니다.”
“그래요? 그럼, 지금은……?”
“안타깝게, 그곳에 계시다가 다시 나갔습니다. 택시를 탄 것 같은데 그다음 영상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지금, 전국적으로 CCTV를 확인하고 있으며 군산 택시조합에 당시 운전기사의 탐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택시 번호나 당시 운전기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항이 분비는 시간대라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호자님!”
“아! 왜 그곳에 갔지요? 엄마가?”
“그곳에서 그날, 제주로 가는 비행기가 일곱 차례 있었는데 어느 비행기에도 모친께서는 탑승하지 않으셨습니다. 혹시, 제주와 인연이 있으신가요?”
“네. 엄마 아빠의 고향입니다.”
“아버님은, 그곳에 사시고 계십니까?”
“네? 아니요. 이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 네. 실례했습니다.”
“아닙니다.”
“보호자님께서 급하고 안타까우시겠지만 조금 더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시지요. 혹시 모를 행려 분들까지 조사하고 있으니까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지고 오신 모친 핸드폰을 저희가 잠시 조사해도 상관없겠습니까?”
“여기요.”
“보호자님의 전화번호가? 아! 이 번호가 따님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맞습니까?”
“맞아요.”
“걱정되시겠지만, 실종 분을 찾는 대로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전화기는 곧 돌려드리겠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그녀는 지구대를 나와 이모 집으로 향했다.
“울지마! 아가! 엄마는 곧 오실 거야. 알았지?”
작은이모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린 민정에게 이모가 달려와 그녀를 안았다. 이모는 민정의 어깨를 토닥이며 현관으로 들어갔다.
“힘들지? 걱정하지 마! 어서 이 물을 마셔. 놀랐겠다.”
“이모! 감사해요.”
“아니야. 언니는 강한 사람이야. 어릴 적부터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강했어. 성산에서 언니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 똑똑했고. 이쁘고 말이야.”
이모도 눈을 훔쳤다. 이번에는 민정이 이모를 안았다.
“그런데, 언니가 제주도로 가야 할 일이 있었니?”
“몰라요. 저도 정신없이 바빠서 엄마께 전화를 제대로 못 했어요.”
맞다. 엄마의 핸드폰을 열자 어제, 오늘 부재중 자기의 번호가 열 개가 넘었고 이모가 다섯 번 그리고 오 일 전에 민정의 두 번 전화가 전부였다. 오 일 전, 그녀가 MRS 검사를 잘못한 날이었다.
*
“어머니 소식은?”
“아직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선생님!”
“왜 그래? 우리 방에서 한 명이 빠져도 문제는 없어. 다른 방 식구들도 많잖아?”
“그래도. 죄송해요.”
“빨리 어머니 소식이 왔으면 좋겠다. 힘내!”
“제가 환자분 내릴게요.”
민정은 MRI실 문을 열고 들어가 검사가 끝난 환자를 보어에서 나오게 하는 버튼을 눌렀다. 그때 갈색 유리문 너머로 커다란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산부인과 배 근호를 알아?”
“네? 아! 조…금 알아요.”
“확실히 해! 무슨 관계야?”
“저…, 소아병동부터 알고 지냅니다.”
“그 사람을, 어제…. 술집에서 만났지.”
“네. 그러셨군요.”
“유 선생을 잘 봐달라고 하더군.”
“그 선생님이요?”
“그래. 부탁도 하고, 약간 언짢은 소리도 하고 또…. 그만하지. 어쨌든 그랬어.”
“속상하셨다면,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유 선생이? 그럴 필요 없어. 전문의가 다가 아니야. 그는 곧 나갈 거고. 그리고….”
자꾸 뜸을 들이는 실장이 아니었다. 단호하고 직설적이며 상대를 누르는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교수들만 제외하고 항상 그랬다. 그런데 오늘, 실장은 민정을 요리조리 뜯어보고 있었다. 민정은 속히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교대 시간이라서….”
그녀는 말을 얼버무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마디 더 하지. 그 사람 조심 해!”
민정은 그 말을 무시하고 실장실을 나왔다. 자신이 누구보다도 배 근호를 잘 알고 있었다. 곱상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일 주 일째 그를 못 만나고 있었다.
“어렵겠는걸.”
“왜?”
“전문의 시험 끝났다고 교수님들이 모이래.”
“회식 끝나고 만나면 안 돼?”
“어…. 늦을 거야. 내가 연락할게.”
“응! 알았어. 기다릴게.”
그러나 새벽 두 시가 지나도록 그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녀는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다. 세탁기에 묵혀둔 빨랫거리를 몽땅 집어넣고 돌렸다. 분말도 듬뿍 부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못 먹는 커피로 쓸어내렸다. 짙은 향이 식도에 끈적한 길을 만들며 내려갔다. 코끝으로 들어온 향이 뇌 속으로 파고들었다. 커피 향의 중추는 어느 셀(cell)에서 활성화될까. 그녀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연애의 쾌감은 어느 곳일까. 얼마 전, 저널에서 본 이미지가 떠올랐다. 남녀 간에 성행위가 어느 중추에 집착하는지에 관한 연구였다. 민정은 근호의 체위를 생각했다. 작지만 야무지게 생긴 그의 등 뒤에서 흐르는 땀을 기억했다. 그의 숨소리보다 자신의 비명이 터 커지는 걸 느꼈다. 그때, 그녀의 뇌 속으로 둥둥 팅팅 정렬된 스핀(spin, 원자의 자기 회전)들이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pulse)를 맞고 세차 운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제부터인가 마음을 차분히 해주는 산사의 종소리가 아니었다. 경사자계코일(gradient coil, MRI 몸체 안에 있음)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눈을 찡그렸다. 그래도 일렬로 섰던 스핀(spin)들이 강제로 누워 회전하는 영상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어느 선배가 밤에 보았다던, 머신 앞에 흐릿한 형체가 눈앞에 나타났다. 앗! 뜨거워. 그 순간 커피잔에서 커피 물이 발등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머리를 반복적으로 흔들고 핸드폰을 열었다. 아무 기록이 없었다. 그에게서도 지구대에서도 이모에게서도 소식이 없었다. 그녀는 다시 쓴 커피를 몽땅 마셔버렸다.
휴일 늦은 시간에 그가 찾아왔다. 익숙하게 들어오는 그의 손에 잔뜩 선물이 들려 있었다. 그의 흰 치아가 열리는 웃음을 보자 그만, 그녀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허둥지둥 그들은 서로를 탐했다. 뒤로 밀려나는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침대로 쓰러졌다. 그때 그녀의 머리에서 그리고 이번에는 가슴에서도 둥둥둥 치는 세차운동이 요란하게 일어났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요란하고 일정하며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히는 소리에 그만, 가슴과 허리를 누르는 그를 그녀는 밀치고 말았다. 더 이상 뇌 속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견딜 수가 없었다.
“왜?”
“안 되겠어.”
“뭐가?”
“오늘은, 기분이 아니야.”
“음. 알았어.”
배 근호는 속옷을 입었다. 그때 그의 등이 평소보다 작아 보인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는 옷을 다 입자 한번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 그는 현관으로 향했다.
“할 말 없어?”
민정은 누운 상태 그대로 말했다.
“고마워.”
“다르게 말하면 안 돼?”
“어떻게….”
“사랑한다는 말.”
피식. 그는 웃었다. 그리고 그는 돌아서서 누워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또, 봐!”
그리고 그는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딸칵. 그 소리로 공간이 닫혀버렸다. 그녀는 천장의 전등을 바라봤다. 그녀는 안다. 그가 다시 초인종을 누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어쩌면, 앞으로 문자도 통화도 서로 안 할 거라는 이유가 지금 바로 성립되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실장의 말이 떠올랐다. 그때, 탁자 위에서 진동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귀찮았다. 모든 게 허망했다. 침대 위에서 그대로 잠들고 싶었다. 그러나, 벨은 줄기차게 울리고 있었다. 그 순간 받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물밀듯이 그녀를 흔들었다. 그의 전화일 거야. 사과하려고 하는 걸 거야. 아니, 근사한 저녁을 약속하려는 걸 거야. 은은한 불빛 아래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기 경찰서입니다.”
“네?”
“목포 경찰서 조 순경입니다.”
“그런데요?”
“어머니, 혹시, 황 혜경 님 보호자 아니십니까?”
“맞아요. 엄마. 우리 엄마 찾았어요?”
“네. 길게는 말을 못 하고 즉시, 제주도로 가셔야겠습니다.”
“목포가 아니고요?”
“네. 황 혜경 님께서 울고불고 야단나서 제주행 페리에 승선시켰습니다. 물론, 저희 일행이 함께 탔습니다. 걱정을 마시고, 제주항으로 가시면 저희가 모시고 있겠습니다.”
“네. 감사, 감사합니다.”
“오늘 못 오셔도 내일까지는 저희가 모시고 있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녀는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김포공항으로 가며 그녀는 실장에게 전화했다. 어머니 사연을 말씀드리고 선처를 호소했다. 실장은 순순히 허락했다.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까지 했다. 그 말에 그녀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리고 그녀는 겨우, 비싼 비행기 표를 살 수 있었다.
그녀는 환한 불빛 조명으로 빛나는 제주시를 내려다봤다. 몇 년 전까지 제주행은 기쁘고 들뜨고 한편으로 평온한 휴식의 길이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집이 있었다. 언제나 어리광 부리며 쉴 수 있는 곳. 서른이 다가오는 그녀에게 아직도 꿈의 안식처였다. 아버지의 사고 전까지는. 그날, 어두운 건널목에서 아버지는 사고를 당했다. 친구들과 술자리. 다툼이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 성격에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말았는데 그만 트럭이 그를 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반짝이는 착륙 유도등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
“…….”
“나! 민정이야! 딸. 황 혜경 씨 딸. 나 몰라?”
“…….”
“엄마!”
“저, 진정하시고요. 어머니께서 경찰서에 오시니 놀라셨던 거 같습니다. 가족이, 두 분이 다시 만나다니 다행입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저희의 일입니다. 무사하셔서 천만다행입니다. 진정하시고, 이제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
“네.”
“혹시, 머물 곳은 있으십니까?”
나이 먹은 경관이 깍듯이 그녀에게 말했다.
“네. 고향입니다.”
“네. 그럼, 저희의 임무를 종료하겠습니다. 조심히들 가십시오.”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감사합니다.”
경관은 웃으며 손수 문을 열어주었다. 모녀가 택시를 탈 때까지 그는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엄마! 우리 성산 옛집 갈까?”
“…….”
순간, 황 혜경 씨의 초점 없는 눈에 이채가 띄었다. 노인은 물끄러미 옆에 앉은 민정을 바라봤다. 택시가 큰 도로를 달리자 거리가 익숙한 듯 그녀의 모친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맞아! 엄마! 김녕 해수욕장이야. 엄마랑 나랑 아빠랑 보트 탔던 곳. 기억나?”
“기, 김, 녕.”
노인은 더듬거리며 처음으로 입술을 움직였다. 다음날, 모녀는 공원묘지로 향했다. 성산일출봉이 훤히 보이는 곳에 공원묘지가 있었다. 민정의 모친은 익숙한 듯, 한 묘지를 향해 앞장서 가고 있었다. 꽃을 든 민정은 묵묵히 뒤를 따라갔다. 둥둥 딩딩 탕탕! 그녀의 뇌로 또다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괴로웠다. 그녀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앞서간 모친은 어느 묘 앞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아빠! 엄마랑 저 왔어요.”
그녀의 모친은 묘비석을 쓰다듬고 있었다. 민정은 묘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동네 어른들이 한 것처럼 봉분 위의 잡초 몇 개를 따냈다. 여전히 그녀의 모친은 비석을 쓰다듬고 있었다.
“엄마! 바람이 차. 그만 가자.”
그녀의 모친은 한참 머뭇거렸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말했다.
“으, 민, 정, 아. 고, 맙, 다. 사, 랑, 한….”
노인의 말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훅 불어온 바람이 그녀의 가슴으로 파고들자, 민정의 모친은 숨듯이 가슴을 여미었다. 모녀는 돌아서서 마을로 향했다. 힘이 없었는지 모친은 민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 순간 민정은 퍼뜩 놀랐다. 그녀의 뇌 속에서 조금 전까지 요동을 치며 돌고 있던 스핀(spin)의 운동 굉음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혀지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엄마의 어깨를 가만히 감쌌다. 걸어가는 그녀들 앞에 성산일출봉이 뚜렷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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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쩌면 뇌를 괴롭히는 스핀(spin)의 굉음은 차갑고도 메마른 도시에서 헤매고 있는 인간에 대한 경종인지도~
문득 엄마와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전문 의학용어를 섭렵하신 후 썼겠지요? 이런 전문 소설 쓰기 어려운데 정말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늘 향필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네. 언젠가 뇌 인지과학에 대하여 쓰고 싶었는데 늦었습니다. 특히, AI가 너무 앞서가고 있는 요즘은. 그만큼 사람에게 도움도 크겠지만 혜택도 줄어들겠지요. 인간의 관계에서는 어떨지 모르고요. 네. 고향과 어머니가 주제지만 멀어지는 사회의 정도 다루고 싶었습니다. 자주, 그리고 잘 쓰지 못하지만 읽으시고 지도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오랜만에 소설을 대합니다.
의학 용어는 모르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소설을 쓰는 일이란 시간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겠지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생소한 의학 용어를 너무 사용했나 봅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스핀(spin) 잘 읽었습니다.
의학용어를 잘 모르니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혼자 사는 노인의 문제 특히 치매가 있는 노인의 문제
현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 한다는데
노인에 대한 복지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건필하세요.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치매 유병율이 10%를 넘는다고 합니다. 계속 어렵게 다가오는 현실이지요. 의학 용어는 누구나 어렵지요. 감사합니다.
아, 성산일출봉과 엄마!!!
의사의 스핀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엄마의 스핀은 가슴 절절하게 느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글을 쓰는 중에 제주가 고향이신 강 시인님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도 몇 분 살고 있지요. 노인과 제주와 스핀을 버무렸는데 우습게 읽히지 않았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원자의 자기회전 ㆍ공부 많이 하셨네요ㆍ뇌의 인지 기능이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하겠지요ㆍ과학으로 보면 단순한데 마음으로 보면 복잡한 삶이고 ㆍ그래도 마음 놓지 말고 뇌의 혼란을 다스려야겠지요ㆍ언젠가 뇌에 칩하나 박으면 치매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ㆍ마음에도 사랑 칩하나 박으면 더 좋겠어요ㆍㅋㆍㅋ
그렇지요. 배우고 아는 만큼 보이고 그걸 쓰는 게 글 쓰는 사람이겠지요.
그리고 얼마 전에, 뇌에 칩을 이식한 사지 마비 환자가 체스를 두었다고 하지요. 잃었던 인지와 운동 중추를 이용한 거고요. 심장이나 뇌혈관에 stent를 넣는 일은 흔한 일이고, 앞으로 일론 머스크처럼, 뇌에 칩을 심어 신경을 조절하겠지요. 그만큼 글 쓰는 일도 정신과 과학을 자주 다뤄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고요. 신 작가님의 소감, 평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