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12월26일(日)晴 ▲백암산(3)(백암온천장-헬기장-정상-흰바위-백암폭포-온천장)
해봉산악회(44명)
♠참 고
백암산[白巖山]
경북 울진군 온정면(溫井面)과 영양군 수비면(首比面)의 경계에 있는 산.
위치 : 경북 울진군 온정면 영양군 수비면
높이 1,004m. 태백산맥의 줄기인 중앙산맥에 딸린 산으로, 주위에 오십봉(五十峰:
827m) ·금장산(金藏山:848m) ·칠보산(七寶山:810m)이 솟아 있다. 사방의 비탈면은
경사가 급하며, 계곡과 늪이 많다.
서쪽 기슭에서는 장파천(長坡川)이 발원하며 높이 40m의 백암폭포가 있다. 동쪽 기슭에
서는 평해남대천(平海南大川)의 상류 수계(水系)가 발원하고 온정리에는 백암온천이 자
리한다.
산에는 소나무 ·참나무 숲이 울창하고, 평해~백암온천 간 버스와 울진~백암온천 간 버
스가 각각 운행된다.
♣산행 코스
백암온천(11시22분)--삼거리(11시48분)--헬기장(13시10분)--정상(13시28분)식사--갈림
길(14시15분)-- 백암폭포(15시10분)--삼거리(15시43분)--백암온천(16시) 총 4시간38분
☞☞백암산 첫 번째 산행은 92년2월2일 직장의 김 종탁, 남 경희와 함께 에델바이스 산
악회를 따라 갔다
눈이 너무 쌓여 헬기장에서 러셀이 안 되어
무릎 위까지 빠지는 눈밭에서 선체 점심식사만 하고 되돌아 하산하였고
두 번째는 92년12월27일 부일산악회를 따라
정상을 밟고 되돌아 왔는데 이번은 정상에서 흰 바위 쪽으로 내려가 백암폭포를 경유하
여 하산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솔직히 2주 만의 산행이지만 좀 과로했는지 입술
에 물집이 생겨 휴식을 취하려고 했는데 지난 사량도산행시 알게 된 석 회원과 종씨 남
상희 회원과 참여한다는 약속도 있고 해서 참여하게 된 샘이다.
어쨌든 만원이 되어 출발하게 되었는데 산행은 안했지만 임 대장도 오랜만에 얼굴이 보
여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오르자 제 정옥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안내방송을 한다.
9시50분, 경주I/C를 빠져 7번국도로 달리다 동해안의 화진휴게소에 들려 휴식을 취한
다. 화장실에 들려 용무를 보다 창밖으로 파상적으로 몰려오는 파도를 발견하고 바쁘게
버스에 올라 캠코더를 들고 나오는데 허 회원이 해안의 파도가 기가 막힌다며 촬영하라
고 한다.
눈부신 높은 파도를 남쪽해변에서 북쪽으로 선이 뚜렷한 수평선과 시원한 파도를 촬영하
다 왼편의 암벽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지는 하얀 파도를 한동안 촬영한다.
온갖 시름이 한꺼번에 흩어지는 통쾌감속에 자연의 장관에 숨을 죽인다.
지난번에 촬영했든 내장산 산행비디오를 보며 달리다
11시18분, 백암온천 태백호텔 옆 갈림길에 도착한다.
인원파악과 상견례를 마치고
11시23분, 백암산을 향해 출발한다.
입산통제소 앞을 지나는데 관리인이 나와
“대표로 한사람만 오이소!”
신고하고 가라고 소리친다.
11시33분, 따뜻한 날씨 탓인가 몇몇 회원이 걸음을 멈추고 등산로 변에서 재킷을 벗는
다. 군화에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장년회원의 모습이 시선을 끈다.
11시48분, 백암폭포 갈림길 이정표(정상3.9km)를 지나 촬영하며 가다 뒤돌아보니 남 상
희 회원의 꼬맹이 아들이 엄마 앞에서 힘들게 걸어온다.
“몇 살이야?”
하고 물으니
“열 살”이라며 수줍게 이야기한다.
나무그늘에는 하얀 잔설이 덮여있다.
김 형필 회원이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대학생 아들과 힘이 드는지 앉아 쉬고 있다.
12시10분, 천냥묘 옆에서 앞서 올라갔든 신 회원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지 되돌아가야
겠다며 멈추어 서있고 허 회원도 돌아가겠다고 한다.
12시24분, 석비 이정표(정상2445m)를 지나 가파른 갈지자 등산로를 탄다.
올라갈수록 많이 보이는 흰눈이지만 그냥 덮여있는 정도이다.
김 형필 회원과 아들이 다시 휴식을 하고 있어 캠코더로 촬영하며 아들에게
“지금까지 산행한 소감이 어때요?”
“일년 만에 해보는 산행이라서 힘들지만 기분은 상쾌하고 좋습니다.”한다.
김 회원 쪽으로 촬영하며
“아드님 하고 함께 오니까 어때요?”
하고 물으니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서울에서 요놈이, 제 엄마가 감시 차 내려 보낸 모양인데... 앞으로 종종 다리고 올 겁니다.”
13시, ‘정상1210m'석비 이정표를 거쳐 남부지방산림관리청에서 세운 갈림길 이정표(선
시골, 정상1.06km)를 지나친다.
13시9분, 8년 전 눈이 너무 쌓여 러셀이 안 되어 되돌아 하산한 추억이 있는 헬기장에
등산객 두 사람이 버너에 불을 피우고 라면을 끓이고 있다.
이제 평탄 완만한 잡목사이의 오름길이 이어진다.
눈이 없는 등산로 좌우로는 제법 눈이 쌓여있고 도중에 어린이 장갑을 발견하고 앞서
간 아이가 흘려버린 걸로 판단 주워들고 가는데 얼마가지 않아 가족등산객중의 엄마가
되돌아오면서 장갑을 찾고 있다.
돌려주니 엄마는 감사하다고 하는데 진작 주인인 꼬마는 무관심이다.
“왜 흘렸어?”
“그냥! 그냥! 귀찮아서 버렸어에”
“몇 살이야?”
“아홉 살!”
“이름이 무어야?”
“임재홍”
“물건을 소중하게 여겨야지 함부로 버리면 돼나!”
웃으면서 말했지만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도대체 아이가 힘이 들고 귀찮았는지 모르지만 요즈음 아이들, 사물을 소중하게 볼 줄
모르는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가지 않아 일행인 사내아이와 여식아이가 앉아 쉬고 있는 걸
"산 잘 타네!“하며 격려를 해준다.
짧은 된비알을 거쳐
13시28분, ‘白巖山 頂上1004m 溫井面靑年會’라고 음각한 모가 없는 큼직한 석비가 서
있는 정상에 올라선다.
하지만 이건 널찍한 공터에 콘크리트로 포장한 헬기장이다.
사방 나무한그루 보이지 않는 조망이 확 트였는데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이 회원은 서둘러 되돌아 하산하겠다며 곧장 내려가고 제 대장에게 주변 산을 설명해 달
라고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우선 캠코더로 수평선 위로 낮게 구름이 깔린 동해에서 반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며 촬
영해 나간다.
낙동정맥의 낮은 능선을 따라 한바퀴 돌고 준비해간 떡으로 식사를 마치고 남쪽방향에 ‘흰바위 백암폭포 ←’라고 음각한 석비가 서 있는데 좀 전에 올라온 아이들이 주변에
깔린 눈을 뭉쳐 올려놓았다.
13시52분, 그 석비가 가르치는 방향으로 하산한다.
완만한 자갈길이 곧 가팔라진다.
아빤 별로 보이지 않는 꼬맹이 가족들 일행이 뒤따라 내려오는데 부모들이 만들어 주었
는지 나뭇가지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내려오고 바위 옆 갈지자로 급하게 내려가는 가는
코스에서 한 아빠가 꼬맹이를 오른쪽 어께에 메고 능숙한 걸음걸이로 내려간다.
바위아래에 내려서서 뒤돌아보니 김 형필 회원이 아들을 에스코트 하듯 조심조심 내려온
다. 등산로가 희미한 잡목숲길을 지나 왼편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길목에서 한동안 가이
드하며 촬영한다.
내리막길은 끝나고
14시12분, 안부에 내려서니 ‘정상350m’라고 음각한 석비가 서있다.
14시16분, 갈림길 이정표(온천장, 백암폭포)에서 꼬맹이들이 깔려있는 눈으로 장난치는
데 어른들이 어느 방향으로 하산할 건지 의논하고 있다.
먼저 내려간 회원들은 왼편의 온천장 코스로 내려갔는지 직진하여 백암폭포 쪽으로 내려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뒤돌아보니 흰바위 옆으로 내려오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송신탑이 보
인다.
혼자서 밋밋한 등산로를 따라 가다
14시35분, 돌을 쌓아놓은 성터를 지나고 계속 평탄한 길은 이어진다.
오른편으로 작은 암괴를 끼고 내려가다 음지여서인가 하얀 눈으로 덮인 묘지를 지나고
암괴사이의 급 비탈을 내려간다.
15시11분, 왼편 숲 사이로 하얀 얼음기둥을 발견하고 백암폭포에 당도했음을 깨닫는다.
한데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아 되돌아 올라가 오른편으로 길을 발견한다.
15시17분, 백암폭포 이정표(온천장2.3km 정상2.4km)앞에 선다. 왼편으로 돌아 암괴 바위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얼고 얼어서 거대한 얼음기둥으로 변해 또 다른 빙폭의
장관을 보여준다.
캠코더로 촬영하고
배낭에서 캐논을 꺼내어 빙폭을 촬영, 개울을 건너 잔설과 낙엽으로 덮인 다정한 등산로
를 따라가다
15시30분, 무덤아래 길을 지나
15시43분, 오전에 지나쳤든 백암폭포 갈림길 이정표 옆을 빠져나간다.
마사토와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를 따라가다
16시, ‘백암산정상 5185m'라고 음각한 석비가 서있는 등산 신고소 앞에 당도함으로써
4시간38분의 산행이 끝난다.
16시5분, 유성파크온천 도착.
뒤에 안일이지만 내 앞에 내려간 회원들은 곧장 내려가 백암폭포도 못보고 많은 걸음을
걸었다며 허탈해 한다.
집행부에서 안내하는 ‘유성파크온천’에서 바쁘게 목욕하고 나오니 17시, 옆 좌석의 이회원은 정상에서 곧장 내려와 조 회장, 신 회원등이 마련한 옷 닭찜을 먹었다며 자랑한다.
주변을 살피니 얼룩무늬 군복회원이 보여 산행소감 한마디를 부탁하니 김 양이 그 옆의
부장님이 말씀을 잘하니 한마디 하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김 양이 권유해서 참여한 모양이다.
무뚝뚝한 부장님이 무표정하게 한 말씀 하신다.
“산행은 즐거웠는데...눈이 적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목욕을 늦게 마친 부녀회원들을 기다리다
뜻밖에 석 회원과 동행한, 사량도 심장마비 전조증세 노장회원이 인사한다.
그날 체해서 그랬다며 그날 고마웠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했다며 소주잔을 건넨다.
17시15분, 부산으로 출발. 제 대장의 인사 안내방송을 하며 백암온천을 빠져나간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산 능선위로 붉게 물드는 주황색 노을을, 얼마가지 않아 왼편으로 아
침보다 잔잔한 저녁파도를 감상하며 달리다 ‘보경사휴게소’에 들린다. 다시 달리는 차
중에 지난번 가야산 산행 때 촬영한 비디오를 보며 달리다 옆에 앉은 이 회원이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줄 수 없느냐는 걸 어렵다고 했더니 다음 신년 산행 때 올 그냐 고
묻는다.
예상외로 차량정체가 없어 일사천리로 달려 20시29분, 부산T/G를 빠져나간다.
산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