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의 우상 숭배 사건[삿 17장]
[내용개요]
지금까지는 사사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본장부터는 일반 백성들의 현실적인 삶에서 일어 나는 사건들을 중점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사사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에도 불구 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여 주고자 한 것이다. 이것은 사사기 전체의 주된 주제로 백성들의 타락보다, 타락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에브라임 지파의 미가라는 사람이 어미의 돈을 훔침으로 가정에 갈등이 일어나자 결국 그 돈을 돌려주었다. 그러자 어미는 그 돈으로 우상을 만들어 신당을 세웠다(1-6절). 그 후에 미가는 아론의 자녀들만이 감당할 수 있는 제사장의 직분에 일반 레위인을 세움으로 모세의 율법을 어겼다. 그러면서도 미가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하게 여기고 하나님께서 복 주실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7-13절).
[강 해]
본문은 사사 시대의 타락하고 부패했던 한 사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당시 사사 시대에는 왕이 없었기 때문에 질서도 없고, 하나님의 법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사들이 때때로 나타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지도할 뿐, 그것도 어느 일정 지역에 국한되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브라임 산지에 미가라 이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본문은 미가의 가정에서 발생한 한 사례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는 사회가 얼마나 잘못되고 그릇된 길로 나아가게 되는 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1. 미가가 신상을 만듦
1) 미가가 어머니의 돈을 훔침
에브라임 산지에 미가라 이름하는 자가 있었습니다. 성경은 그가 어머니의 돈 일 천일백을 훔쳤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뒤에 미가가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삼고 그 임금으로 일 년에 은 열 개를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여기 은 일천일백은 아마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액수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절도 행위가 미가의 집안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이렇게 당시 사회는 타락하고 부패하였습니다. 즉 부모에 대한 효성도 없고, 부모를 경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였습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는 사회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 모든 질서와 예절은 하나님의 법도를 준수함으로써 가능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a. 주의 법에 순종하라(신6:4-5)
b. 도적질을 삼가라(출20:15)
2) 어미가 신상 둘을 만듦
미가의 어머니는 다시 돈을 찾게 되었습니다. 돈을 가져 간 자를 향해 저주하는 말을 들은 미가가 그 저주가 무서워서 훔친 돈을 어머니에게 드린 것입니다. 미가의 어머니는 이 돈을 은장색에게 주어 신상 둘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나무를 조각하여 신상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은을 녹여 부어 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당시 사사 시대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 마음에 소원하는 대로 우상을 만들고 섬겼습니다. 여기서는 우상은 손으로 만든 것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고 가슴 깊이 간직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도 우상입니다. 따라서 돈이 우상이 될 수도 있고, 자녀가 우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상이 우리의 심령을 지배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a. 우상 숭배를 삼가라(출20:4)
b. 물신 숭배의 사례(딛1:12)
2. 미가가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음
1) 미가가 에봇을 만듦
에봇은 제사장이 제사 드릴 때 입는 조끼와 같은 의복이었습니다. 이 에봇의 가슴에는 12개의 보석이 달린 흉패가 있었고, 그 흉패 안 주머니에는 우림과 둠밈이라는 기구가 있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였습니다. 이 의복은 제사장들이 입는 옷으로 아무나 입을 수 없는 옷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미가는 불경스럽게 제사장의 권한을 침해하여 자기 마음대로 에봇을 만들고 후에는 그것으로 아들에게 입혀 제사장을 삼는 엄청난 죄악을 일삼았던 것입니다. 성도들에게는 성도에게 주어진 위치와 신분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좋고 선한 일이라도 그것이 신분과 위치를 벗어나면 그것은 결코 선한 일이 될 수 없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그 위치에 맞게 처신하고 행해야 합니다.
a. 에봇(출28:6-8)
b. 자기 위치를 지키라(고전12:28-29)
2) 미가가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음
미가는 어머니가 만든 우상과 드라빔을 자기의 신당에 모셨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아들을 그 신당의 제사장으로 삼았습니다. 원래 제사장은 레위 지파에 속한 아론의 가문에서만 배출될 수 있었고, 하나님께서 친히 임명하시고 허락하시는 직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미가는 이런 거룩하고 존귀한 직분을 자기 마음대로 아들에게 임명하는 매우 불경스런 행실을 자행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직분자 된 성도들은 자신의 직분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인 줄을 깨달아 삼가 조심스레 감당해야 하며, 또한 충성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a. 하나님이 주신 직분(고전12:4-5)
b. 직분에 충성을 다하라(고전4:2)
3. 미가가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삼음
1) 식물에 팔린 레위인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은 미가는 아무래도 이 행위가 율법을 거스르는 일이라 마음이 편치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미가는 마침 자기 집에 들린 떠돌이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삼을 작정을 하였습니다. 게다가 이 떠돌이 레위인은 떠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이런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여 레위인은 미가 집안의 제사장이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넘의 거룩하신 직분을 자기 생계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는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임을 말아야 합니다.
a. 제사장 직무를 맡은 레위인(민8:19)
b. 돈으로 직분을 삼(행8:20)
2) 불신앙과 타협하는 레위인
하나님께서 레위인들을 이스라엘 전지역에 흩어져 살게 하신 것은 궤위인들이 이스라엘 전역에 흩어져 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권면 하며, 훈계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막중한 사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기 본문의 레위인은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불신앙적 행실을 일삼는 미가와 타협하고 협상하여 신앙을 저버렸습니다. 우리는 이런 직분자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직분자는 하나님이 주신 직분에 최선을 다해 충성할 뿐만 아니라 연약하고 잘못 된 성도들을 권면하고 훈계하며 양육할 사명이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a. 충성하라(계2:10)
b. 권면과 훈계의 사명(딤전3:2)
결론
본문의 레위인은 참으로 그릇되고 잘못된 직분자의 대표적 표상입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직분자 된 자들은 다시 한번 자신들의 모습을 돌이켜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행여라도 하나님 앞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이 레위인과 일치하지는 않는지 삼가 경계하며, 경성하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미가. 이름의 뜻은 '여호와와 같은 자가 누구냐' 또는 '누가 여호와를 닳았는가'.
2절. 저주하시고. 원어 <hl;a;:알라>는 '탄원하다, 간청하다, 엄히 명하다'라는 뜻.
3절. 신상을. 원어로 <ls,p,:페셀>인데 나무를 깎아 만든 것, 금이나 은을 입힌 것 등이 있다.
5절. 신당이. 원어로 <!yhila> tyIB':베트 엘로힘>을 뜻하는 이말은 우상 숭배 의식을 행하기 위해서 지은 '하나님의 집'을 나타낸다. 에붓과 드라빔을. '에봇'은 원래 대제사장의 겉옷을 가리키나 후에 우상 숭배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드라빔' 역시 우상 숭배 의식에 사용된 것으로 고대 근동 지역에서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졌다. 제사장을. 하나님에 의해서 세워진 직분. 그러나 이것은 오직 레위 족속에게만 한정되었다.
6절. 옳은 대로. 원어 <rv;y::야솨르>는 '옳은, 편안한, 자기보기에 적당한'이라는 뜻을 가짐.
7절. 가족에. '가족, 친척'을 뜻하는 원어 <hj;P;v]mi:미쉬파하>는 '지파'와 구별되어 한 아버지에게서 나온 '씨족'을 나타 낸다.
8절. 찾고자. 원어 <ax;m;:마차>는 '구별하다, 발견하다, 획득하다'라는 뜻.
10절. 아비. 원어 <ba;:아브>는 '아버지, 조상'을 뜻하나 여기서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그들에게 영적인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존경의 표현을 말한다.
11절. 만족히 여겼으니. 원어 <la'y::야알>은 '기쁘게 받아들이다'를 뜻하므로 레위인이 미가의 제안을 쾌히 수락했음을 나타낸다.
[신학주제]
종교 형식주의. 본장에서 에브라임 사람 미가가 우상을 만들고 산당을 세워 떠돌이 레위인으로 하여금 제사장으로 삼고도 하나님의 축복을 요구한 것은 당시 이스라엘 공동체에 만연된 종교 형식주의에 대해 극명하게 보여 준다. 당시 이스라엘은 가나안 입성 후 몇 백 년 간에 걸친 생활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신앙을 잃어버렸다. 이는 광야 40년과 출애굽의 사건 속에서 그들을 도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기억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된 사사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은 점차 변질되어 갔다. 특히 가나안 입성 이후 완전히 전멸시키지 못하고 남겨 놓은 가나안 부족들의 우상 숭배와 타락한 도덕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본장에서 미가란 인물이 산당을 짓고 제사장을 세운 것도 애초에 모세에 의해 제정된 율법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나안 우상 숭배의 일반적인 관습에 따라 가정에서 섬기는 수호신을 위한 산당이었다. 따라서 미가의 여호와 신앙은 형식에 있어서는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여호와 숭배를 띠고 있고 내용에서는 가나안의 우상 숭배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러한 종교 형식주의는 결국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이방 민족의 압제를 받게 된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신약 시대에도 나타난다. 배타적 율법주의로 무장된 유대주의는 대표적인 종교 형식주의로 세례 요한과 예수의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 또한 현대의 기복적인 신앙과, 도덕적 우양의 관점으로 하나님을 믿고 삶 자체는 전혀 말씀에 따르지 않는 자들의 신앙이 바로 종교 형식주의 인 것이다.
[영적교훈]
공동체는 구성원들의 삶을 규정하는 법칙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본장에서 보듯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각자 자기 소견대로 행하였다. 그 결과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잘못된 길로 행하게 된 것이다. 타락한 인간은 무능하고 어리석어서 바른길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대로 행하는 인간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로 성도들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해야 함을 교훈해 준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미리 아시므로 우리들의 삶을 축복된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