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과 2년간 월 1000만원 자문 계약 -2024년 국회의원 당선 후 ‘중도 해지’…왜? -동종업계 “업계 관행상 본인 돈 가능성 커”
임광현 국세청장이 걸어온 지난 4년은 공익과 사익의 경계를 넘나든 ‘선택’의 연속이었다. 임 청장은 지난 2022년 '국세청의 2인자' 국세청 차장으로 퇴임한 후 민간으로 방향을 틀어 세무법인 ‘선택’ 설립, 제2의 인생을 힘차게 도약하고자 하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국세청 안팎의 기대와 달리 그는 2024년 돌연 정치권 진출을 택했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의원직 대신 국세청장으로 돌아오는 길을 선택했다.
퇴직 후 민간에 몸담았다가 조직 수장으로 복귀한 전례 드문 행보는 곧바로 논란을 불렀다. 세무법인 선택 대표 시절 ‘전관예우’ 논란, 취임 이후 이해충돌 의혹에 더해 최대주주가 이종사촌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국회 위증 논란과 함께 ‘세무법인 선택의 실제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쟁점으로 번졌다.
필드뉴스는 ‘국세청장의 선택’ 연속 보도를 통해 임 청장의 말과 행적, 제기된 의혹을 취재와 자료를 바탕으로 교차 검증한다. 전관 논란의 실체와 지난 4년간 임 청장 발언의 사실관계, 취임 후 이해충돌 징후를 점검한다. 새로 확인된 추가 의혹에 대해선 단독 보도한다. <편집자주>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발언을 듣던 중 머리를 넘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드뉴스 = 김면수·태기원 기자] 국세청 차장으로 퇴임한 후 세무법인 선택을 설립해 대기업 자문 계약 등 전관 의혹의 중심에 있던 임광현 국세청장이 과거 GS칼텍스 외에도 또 다른 대기업과 자문 계약을 맺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필드뉴스 취재를 종합해 보면 임 청장은 지난 2022년 7월 퇴임한 후 같은 해 9월 서울 종로에 세무법인 선택을 설립, 대표로 취임했다. 그 이듬해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한화그룹과 약 2년간(24개월) 월 1000만원에 달하는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해당 자문 계약은 임 청장이 지난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됨에 따라 당초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한화그룹 측에서는 세무법인 선택을 통해 국회의원 당선 후 고문료를 지급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는 것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회법 제29조의2(영리업무 종사 금지)에서는 국회의원이 기업으로부터 정기적인 고문료를 받는 행위를 불법적인 영리 활동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임 청장은 세무법인 선택 대표로 재직할 당시 GS칼텍스와 2022년 10월부터 2년간 총 1억 6800만원어치의 자문 계약을 체결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청장은 “법인이 한 것과 개인이 한 것은 엄연히 구별돼야 한다”며 “이 업체에 개인적으로 자문이나 고문을 한 적이 일절 없었다”며 해명했었다.
◇ 자문료 계약은 ‘법인과 법인’…꼼수 트렌드 지적도
최근 고위 공직자 취업 제한 제도가 강화되면서, 퇴직 고위직들은 취업 제한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소규모 법인을 설립하거나 그 밑으로 들어가 ‘법인 대 법인(B2B)’ 형태로 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외견상으로는 공직자윤리법을 준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은 교묘한 편법 취업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임 청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대기업과의 직접 계약이 아닌 정상적인 법인 간 계약이라며 차별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세무업계 관계자는 “퇴직 공직자들이 실제로는 법인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수익의 대부분은 개인이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이 공공연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시 말해, 형식만 법인 계약일 뿐 실질은 고위직 출신 개인에게 합법을 가장해 돈을 쥐여주는 구조”라며 “임 청장의 주장은 다소 모순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지방청장 월 500만’ 룰 깼다
세무업계에 따르면 퇴직 고위 공직자들의 고문료 책정에는 일종의 ‘암묵적 룰’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1급 지방국세청장 이상인 경우에는 자문료 월 500만원 선, 2급 이하인 경우에는 월 100만~300만원 수준에서 고문료가 책정되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그러나 임 청장의 경우는 다르다. ‘국세청 2인자’로 퇴임한 후 세무법인 선택을 설립, 한화그룹과 맺은 자문료 월 1000만원은 이 같은 관행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임 청장과 한화그룹 간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임 청장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2017년 7월~2018년 7월)으로 재직할 당시 한화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가 진행된 바 있기 때문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업계 관행과 달리 2배 이상 높게 책정된 자문료는 말 그대로 업계 룰을 깬 파격”이라며 “어떤 인연으로 인해 이 같은 자문 계약이 성사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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