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새해맞이 행사 준비했습니다. 4시가 되고 다 같이 모입니다. 김동찬 선생님께서 각 팀 설명을 해주시고, 어느 팀이 누구 선생님인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소헌이는 선생님들 밝히기도 전부터 저에게 어느 팀이냐고 속닥속닥 물었지요. 아이들은 누구 선생님팀으로 갈지 궁리하는 아이도 있고, 이미 마음속으로 확정한 아이도 보입니다.
먼저 선생님들이 저마다 다른 방에 들어가 있기로 합니다. 꾸미기 팀인 저는 아가방에서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소헌이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선생님~!! 저는 꾸미기도 좋은데, 선생님이 꾸미기 팀이라고 해서 엄청 좋았어요!”
소헌이가 와주어 엄청 좋다며 서로 기뻐하고 있는데, 뒤이어 예헌이와 지원이도 들어옵니다. 기록을 통해 작년에도 지원이가 꾸미기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올해도 꾸미기 팀이라니 든든했습니다.
다시 자리를 옮기고, 우선 꾸미기 팀이 해야 할 일부터 나눴습니다. 꾸미기 팀 선배인 지원이가 있으니, 작년에는 꾸미기 팀이 뭐 했는지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잘 기억은 안 난다고 말하는 지원이지만, 더듬더듬 기억을 되짚어보며 설명해줍니다.
가랜더, 타임캡슐, 포스터, 편지지 준비, 음악, 토끼 인형 장식.
꾸미기 팀이 맡은 일입니다. 소헌이가 조용히 회의록을 작성해 줍니다. 역할도 정해봅니다. 예헌이는 음악 고르기, 소헌이는 엽서준비, 지원이도 포스터 모아주기 담당입니다.
이제 현수막 꾸밀 차례입니다. 먼저 어떤 문구를 적으면 좋을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잘 가요 2022 반가워요 2023’을 그대로 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문구를 적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2022년은 끝, 2023년 시작
2022년 수고했습니다. 2023년에도 잘 지내요.
첫 번째는 소헌이, 두 번째는 지원이가 낸 문구입니다. 두 가지로 추려졌습니다. 넷이서 투표하니 2대2로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소헌이는 지원 언니가 낸 문구가 너무 길다고 합니다. 지원이는 조금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해보겠다고 합니다. 꾸미기 팀답게 문구선정에 아주 신중합니다. 생각보다 지원이와 소헌이의 문구선정 고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예헌이에게 따로 부탁했습니다.
“예헌아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뭔데요?”
“혹시 우리 꾸미는 재료 가져와 줄 수 있어?”
“네!”
예헌이가 작은 손으로 사인펜과 매직, 종이들을 잔뜩 챙겨와 줍니다. 그동안 지원이는 궁리하다가, 결국 소헌이가 낸 문구로 하자고 양보합니다. 소헌이가 고마움을 전합니다.
‘2022년은 끝, 2023년 시작!’으로 정했습니다. 소헌이는 쉼표가 없는 게 예쁠 것 같다며 빼자고 제안합니다. 쉼표 대신 느낌표를 넣기로 했습니다.
한 글자씩 맡아서 예쁘게 꾸며봅니다. 새해맞이 무대를 빛나게 할 현수막이니, 다들 정성스레 한 글자 한 글자 꾸밉니다. 지원이는 숫자 0을 토끼 배를 이용해서 그리기도 하고, 소헌이는 숫자 2에 여러 동물이 대화 나누는 그림을 그리고, 예헌이는 알록달록 여러 색을 담아봅니다.
태헌이가 왔습니다. 포스터 모으기 담당인 지원이가 태헌이에게 포스터를 그려달라고 부탁합니다.
“포스터가 뭐야?”
태헌이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어봅니다. 지원이가 벽에 붙어있는 그림들 가리키며 친절히 설명해줍니다. 부탁받은 태헌이는 열심히 그림 그립니다.
“토끼 그릴까요? 호랑이 그릴까요?”
태헌이는 열심히 이것저것 그려봅니다. 밑에는 큼지막하게 이름도 적습니다.
“다섯 살인데 이름도 쓴다니, 엄청 대단하다.”
지원이가 태헌이 옆에서 칭찬해줍니다. 동생도 항상 예뻐하고, 잘 챙겨주고, 꾸미기 팀을 잘 이끌어주는 지원이 덕분에 든든합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집중해주어 저는 몇 글자도 못 꾸미고, 금방 마쳤습니다. 바닥에 꾸민 종이들을 펼쳐봅니다. 배경이 살짝 허전하여, 배경을 각자 꾸며보기로 합니다.
배경 꾸미는데 가연이가 왔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가연이와 첫인사를 나누고, 지원이에게 현재 뭘 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가연이도 아이들에게 배경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안합니다. 먼저 말 꺼내주고, 다가와 주는 가연이 덕분에 금방 가까워졌습니다. 가연이에게는 꾸민 종이들을 모으고, 내일 설치하는 것까지 해서 현수막 담당을 부탁했습니다. 흔쾌히 좋다고 하며 김동찬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바로 현수막 걸을 끈을 가져왔습니다.
내일은 음악 고르고, 엽서 준비하기로 합니다. 무대 장식은 다 같이 합니다. 소헌이는 엽서준비 정확히 뭐 하는 것인지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묻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책임지고 애쓰는 아이들 덕분에 우리들이 꾸밀 무대가 더욱 궁금합니다. 참가자 전원이 꾸밀 포스터 책임지고 장식할 지원이, 새해맞이 행사하는 동안 분위기 있게 할 음악을 고를 예헌이, 아이들이 쓸 엽서를 모으고 나눠줄 소헌이, 현수막 책임지고 설치해줄 가연이. 아이들 모두가 자신의 역할 있습니다. 책임감 있게 애쓰고, 해내는 아이들의 모습 빛납니다. 아이들이 만들어 준 새해맞이 행사, 특별한 새해맞이 할 겁니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