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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쏠종개는 지느러미에 쏘이면 정신을 잃을 정도의 강력한 독이 축적된 가시를 품고 있어 위험한 어류로 분류된다. |
필리핀 네그로 섬 해역에서 야간 다이빙을 진행할 때 일이다. 입수하기 전에 가이드가 "Be careful Catfish!(캣피시를 조심하라)"라며 주의를 주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캣피시가 무엇일까? 피시는 물고기를 말하는데, 고양이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깜깜한 밤바다 속. 앞서 가던 가이드가 멈춰 섰다. 가이드가 비추는 랜턴 빛을 따라 시선을 돌리니 산호초 아래로 수백 마리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앞으로 튕겨 나왔다가 다시 뒤로 물러나는 규칙적인 반복 행동들이 상당히 리드미컬했다. 제주도 바다에서 가끔 만나던 쏠종개(메기목 쏠종개과)의 새끼들이었다. 메기와 같이 턱밑에 있는 네 쌍의 수염이 특징적이라 제주도에서는 바다메기라 부르는 것을, 필리핀을 포함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고양이 수염과 연관지어 캣피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야행성인 쏠종개는 어릴 때는 무리 지어 다니지만 성장한 후에는 독립생활을 한다. 성체의 크기는 30㎝에 이르는데 성장하면서 지느러미 가시에 강력한 독이 축적되어 위험한 어류로 분류된다. 성장한 쏠종개들은 낮 동안 주로 바위나 산호초 지대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사냥에 나선다. 독을 가진 대부분의 어류들이 그러하듯 이들도 움직임이 느리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일정한 장소에 머물며 일생을 보낸다.
쏠종개 가시에서 나오는 독은 강렬하다. 쏘이면 불쏘시개에 찔린 듯 화끈한 통증과 함께 정신을 잃는다. 쏠종개가 죽은 후에도 가시에 독이 남아 있어 낚시에 걸려든 쏠종개를 멋모르고 만지다가는 화를 당할 수 있다. 쏠종개의 외형적 특징인 턱밑 네 쌍의 수염은 깜깜한 밤에 갑각류나 어린 물고기 등의 먹잇감을 탐지하는데 사용된다.
※ 공동기획 한국해양대학교·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