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벚꽃은 핀다
저들도 밤을 새우느라
눈도 뻑뻑할 것이고 몸은 굳고
발목은 시시 때때 저릴 것이다
그런 몸을 뒤척여가며
환하게 꽃을 피워낸 것이다
사람들은 꽃만 쳐다보았지
누구 하나 긴 밤 수고한
발목을 어루만지는 이 하나 없다
제철소 교대근무 삼십 년 넘게
야근에 몸이 쑤시고 고통스러워도
아무렇지 않은 듯 아침을 맞는 벚나무같이
그렇게 다독이며 여기까지 왔다
야근을 마칠 때마다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이 환해질 때까지
기계 소음들을 발라냈다
박철영 약력
1961년 전북 남원 식정리에서 태어나 한국방송대학교 국문과 졸업. 2002년 《현대시문학》 시, 2016년 《인간과문학》 평론 등단. 시집으로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산문집으로 『식정리 1961』. 평론집으로 『해체와 순응의 시학』 『층위의 시학』 『이면의 시학』 『시안』이 있다. ‘더좋은 문학상’ 수상. 현대시문학 부주간. 순천작가회의 회장 역임. 한국작가회의 회원, <숲속시> 동인. young20010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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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천태산 시 / 밤에도 벚꽃은 핀다
박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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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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