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보게 된 넷플릭스 드라마 <시크릿 시티>. 호주 드라마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흥미롭고 재밌다. 시즌 1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 화가 끝난 후 다음 화가 있어서 시즌 2까지 나온 걸 오늘 알았다. 드라마를 보며 정치, 언론, 사회의 여러 면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 고위 관료들이 보여주는 각종 정치적 술수를 보며 현실도 그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정보가 한 곳으로 집중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비민주적인지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도 나왔듯이 정보를 손에 쥐면 상대를 쓰러뜨리고 권력을 손에 쥐기 쉽다. 특정 기관이나 특정 개인이 정보를 독점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또한, 기자란 어떤 직업인지 되새겨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책상에 앉아서 타 신문사 기사를 복붙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면서 취재하는 것이 기자의 본분임을 보면서 속이 후련했다. 정의롭지 못한 부분을 심층 취재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 속으로 얼마나 응원을 했는지 모른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사람이 있는데 그를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모두가 그를 여성으로 지칭하는 것이다. 오직 그의 아버지만 남성으로 지칭했다. 어쩌면 태어나서부터 성 전환하기전까지 오랜 시간 동안 쌓여진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추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아버지가 처음 등장했는데 만약 아들이 훨씬 더 오래 살았다면 여성으로서의 삶을 인정하고 여성으로 대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주목했던 점은 드라마 속이지만 호주 사회가 성 전환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부분이다. 드라마가 방영된 연도가 2016년이다. 7년 전 호주에서는 성 전환인들이 드라마에 나오고 전환 후 성별로 대하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실제 호주 사회가 어떠한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면 실제 사회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드라마가 사회와 같을 수는 없지만 너무 다르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주게 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를 보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 시선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드라마가 사회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 각종 차별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어떤 경우는 조금씩 해소 되고 있지만 어떤 경우는 전혀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차별 시선이 많은 분야가 성 소수자와 장애인이 아닐까 싶다.
어디에나 문제가 있는 사람은 존재한다.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직업이 사람의 선함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수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소수의 일탈자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성소수자와 장애인을 생각할때는 은연중에 문제 상황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성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혹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이성애자와 비장애인들이 갖고 있는 것이다. 문제 원인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결코 쉽지 않기에 우리 모두 의식적으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