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을 맞아 피서휴가를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올해는 이 여름철에 하계올림픽이 열려서 피서지의 무료함도 덜게 되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사에 관심 많은 분들은 이미 아실 테지만 홍콩에서 흥미롭게 전해진 소식이 하나 있어서 폭염도
잠시 잊을 겸 되새김질 한 번 해봅니다.
어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실려서 독자들에게 뜨거운 논쟁꺼리를 제공한 기사라는데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습니다.
장소는 홍콩인 것 같습니다.
27세 절세미녀와 결혼한 33세 중국인 세프의 사생활 고백인데요,
달콤한 신혼일 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특이한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입니다.
세프에게는 열렬하게 사귀던 애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애인은 절세미녀였던지라 여럿 남자를 동시에 사귀고 있었습니다.
세프는 그런 애인을 아내로 맞으려고 고심 끝에 청혼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애인은 싫지는 않았는지 한 가지 조건을 내겁니다.
자신은 절대로 한 남자에게만 만족하며 살아갈 수가 없으니 결혼해도 계속 ‘자유연애’를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함께 살기는 하되 남자에 대한 욕구가 넘치기 때문에 니 혼자 힘으로는 불감당이다,
그러니 다른 남자를 사귀더라도 간섭하지 마라, 니도 다른 여자를 사귀면 된다, 그러면 결혼해주께...
뭐 이런 얘깁니다.
세프는 당황했지만 미리 터놓고 하는 솔직한 얘기에 긍정적이 됐고 무엇보다 절세미녀를 아내로 맞는다는
기쁨에 기꺼이 인정하고 결혼을 했답니다.
아내는 그때까지도 학생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결혼하자마자 호주로 유학을 가더니 학기를 마치기 바쁘게 사전에 얘기도 없이 그곳에서 사귄
22세 일본인 남자를 데리고 돌아왔다네요,
세프는 당황했지만 결혼할 때 한 약속이 있어서 태클을 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졸지에 아내를 두고 일본인 남자와 함께 사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세프는 처음에 불편했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는 아내와 일본인을 보자 이내 적응하게 되었다는데요,
그런 생활을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는 오히려 자신이 더 흡족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다 아내와 일본인은 무슨 이견이 있었는지 말다툼을 자주 했다는데요,
그럴 때마다 세프는 아내를 위한답시고 일본인을 설득시켜 불만을 달래주곤 했답니다.
하지만 일본인은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었던지 일주일 만에 보따리를 싸서 떠나가 버렸습니다.
세프에게는 앓던 이가 쏙 둘러빠진 듯 속 시원한 기분이 들지 않았겠습니까 ?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답니다.
그 반대로, 일본인 친구가 떠난 일로 아내가 상심할까봐 노심초사하며 지내고 있다는데요,
그러면서 아내가 아무리 많은 남자를 사귀더라도 결국 끝까지 남아서 곁을 지켜줄 사람은 오직
남편뿐이라는 사실을 알기 바라며 그런 관점에서 자신은 우월감을 느낀답니다.
세상 살다보니 이렇게 하늘과도 같은 심성을 지닌 남자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 혹시라도 옥녀 같은 아내가 변강쇠를 만나면 영영 떠나가지 않을지 우려가 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미녀를 아내로 둔 남편들은 남들한테 뺏길까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모 재벌의 이혼이 그렇다지요,
우리 어렸던 시절까지만 해도 능력 있는 어른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첩을 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려웠던 가난한 집안에서는 식구 하나라도 줄여보려는 궁여지책으로 나이 어린
딸자식을 부잣집 첩살이로 보냈던 아픈 기억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서글픈 일도 이미 숱한 세월 속에 뒤바뀌어진 세상입니다.
이제는 능력 있고 미모를 갖춘 여성이 여럿 남자를 거느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홍콩의 어느 세프의
고백으로 확실히 알게 되었네요,
옛날 어르신들의 충고가 헛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 잘 생긴 마누라 얻으면 쪽박이 찾아온다.”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이 초반부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에 폭염도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네요,
회원님들 모두 피서철 휴가를 즐겁게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The Tremeloes 'Silence Is Golden' < 1967 >
트래멜로즈 '침묵은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