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온천탕 신선놀음울창한 숲과 뜨거운 온천수, 깨끗한 바다를 한번에 즐기는 경북 울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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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부와 뜨락 원문보기 글쓴이: 농부와 뜨락
⊙ 백암폭포-백암온천 백암산은 울진군과 영양군 사이에 솟은 높이 1004m의 산이다. 정상 주위는 바윗자락과 급사면이지만, 백암온천 쪽 중산간 기슭은 소나무들이 빽빽한 완만한 오솔길이어서 부담 없는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진동하는 솔향 맡으며 느긋한 산책길 온정리 백암온천지구 관광안내소 앞 네거리에서 성류파크관광호텔 쪽으로 올라 태백온천모텔 옆길로 좌회전해 오르면 주차할 터가 나온다. 산불감시·등산통제소에서 출입대장에 신원을 기록하고 오르면 곧바로 낙엽 깔린 평탄한 숲길이 시작된다. 정상까지는 8㎞, 왕복 4~5시간 걸리는 본격 등산길이다. 그러나 4㎞ 거리에 있는 백암폭포까지는 완만한 오솔길, 1시간40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물길도 없는 짧은 산길이지만 솔향 진동하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소나무숲은 오를수록 빽빽해지고, 솔잎 깔린 산길은 걸을수록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대개 지름 20㎝ 안팎의 소나무들이지만,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진한 솔향을 내뿜으며 키 자랑을 하고 있다. 큰 소나무 밑동에선 커다란 ‘V’자형 홈을 볼 수 있다. 송진 채취 흔적들이다.
폭포 앞에서 가파른 산길을 1시간40여분 타면 ‘흰바위’를 거쳐 정상에 이른다. 백암산이란 이름은, 햇빛을 받으면 희게 빛난다는 ‘흰바위’에서 비롯했다. 정상 북서쪽 자락엔 신선계곡(선시골)이 선구리 쪽으로 펼쳐진다.
백암산 산불감시요원 한용웅(65)씨는 “신선계곡은 훼손되지 않은 깊은 골짜기”라며 “정상에서 신선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해 다니는 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백암온천은 신라시대 한 스님이 이곳에서 솟는 물로 환자들을 씻겨 치료했던 데서 시작됐다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수온이 섭씨 50도에 이르는 유황온천이다. 관절염, 외상 후유증,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 덕구계곡-덕구온천
이 골짜기엔 세계 각국의 유명한 다리들을 본떠 만든 13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미국의 금문교, 독일의 라인크니교, 영국의 포스교, 한국의 서강대교 등의 100분의 1 축소판이다. 몇 해 전 태풍 루사로 골짜기의 다리들이 모두 떠내려간 뒤 새로 놓은 다리들이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다소 어색한 모습들이지만, 자녀를 데려온 탐방객들은 안내판의 다리 설명을 함께 읽으며 걸어 오른다.
수량은 적어도, 물 고인 곳마다 솔잎·가랑잎들이 떨어져 흐르고 쌓여 계곡은 온통 가을빛이다. 선녀탕을 지나 모습을 드러내는 용소폭포 주변 경치가 볼 만하다. 라인크니교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위를 따라 이어진 작은 소와 물굽이들이 용이 몸틀임을 하며 지나간 모습이다. 수백년 동안 승천하지 못하던 이무기가 매봉산 산신령의 도움을 받아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용소폭포에서 50분쯤 맑은 공기 쐬며 더 오르면 신선샘 지나, 더운 김을 뿜으며 솟구치는 원탕을 만난다. 해발 500m 지점이다. 2m 정도 높이로 치솟는 뜨거운 온천물을 바가지로 받아 마실 수 있다. 옆엔 발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 있는 족욕탕도 있다. 물 건너의 작은 건물은 매봉산 여산신령을 모신 산신각이다. 계곡 바윗자락엔 홍수로 휩쓸려내려간 옛 노천탕의 흔적도 남아 있다. 원탕에서 1시간 남짓 더 오르면 매봉산 정상.
계곡 바윗자락엔 노천탕의 흔적이 매일 아침 7시(12~2월, 봄~가을엔 매일 아침 6시30분) 덕구온천호텔 로비에 모이면, 누구나 해설가의 안내로 진행하는 덕구계곡 원탕 아침산행에 참가할 수 있다.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이다. 섭씨 42.6도의 온천수가 매일 4000t씩 뿜어져 나온다. 중탄산나트륨·칼슘·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한 약알칼리성 온천으로, 신경통·관절염·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600년 전 사냥꾼이 상처 입은 멧돼지를 쫓던 중, 계곡 물에 몸을 씻은 멧돼지가 활기를 찾고 달아나는 것을 보고 살펴본 끝에 자연용출 온천을 발견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울진/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울진 여행쪽지 퉁수맑은탕, 가자미회국수 ◎ 울진 가는길 |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 타고 대관령 넘어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로 우회전해 동해에서 나가 7번 국도 타고 삼척 거쳐 울진으로 내려간다. 4시간30분 걸림. 또는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안동 쪽으로 우회전, 중앙고속도로 타고 가다 풍기나들목에서 나와 좌회전해 5번 국도로 영주까지 간 뒤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봉화 거쳐 불영계곡을 따라 울진까지 간다. 4시간20분 걸림.
대게잡이가 12월1일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제맛을 보기엔 아직 이르다. 속이 덜 찬 물게가 대부분이다. 속살이 꽉 차는 시기는 2월부터 4월이다. 후포항 막바지 방파제 옆 골목 안의 동심식당(054-788-2588)은 28년째 전복죽을 해 온 식당이다. 옆의 등대식당(054-788-2556)도 전복죽 전문. 후포면 삼율리 면사무소 옆 골목의 빙그레식당(054-788-3136)은 허름한 보리밥 전문식당이지만, 싱싱한 퉁수맑은탕을 그날그날 내는 집이다.
퉁수는 아귀 새끼를 닮은 바닷고기. 전날 예약해야 먹을 수 있다. 근남면 산포리 망양정회집(054-783-0430)은 해물칼국수를 푸짐하게 내는 곳. 근남면 진복리 바닷가 해오름식당(054-783-0300)은 물곰탕을 한다. 토종닭·전복·송이버섯 등을 한데 끓인 ‘해천탕’도 낸다. 울진군청 앞 네거리 시장통의 허름한 칼국수식당(054-782-2323)은 조미료를 안 쓴 가자미회국수(사진)를 낸다.
◎ 온천 상세정보 | 덕구온천 스파월드는 원탕의 온천수를 송수관을 통해 내려받아 데우지 않고 쓴다.(섭씨 41.8도) 수영복 차림으로 실내 기포욕탕·수영장·바디맛사지탕·어린이슬라이더·황토사우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노천탕엔 자스민탕·레몬탕·폭포탕 등이 있다. 스파월드 이용료는 성수기(12월20일~3월1일)엔 어른 2만5천원, 어린이 2만원. 비성수기엔 주말 어른 1만5천원, 어린이 1만1천원, 주중 어른 1만원, 어린이 7천원. 단순 온천탕은 어른 7천원, 어린이 4천원. 호텔덕구온천 (054)782-0677. 온정면 온정리 백암온천지구 안의 한화리조트는 대형 유황온천탕과 족욕을 즐길 수 울진읍 경찰서 앞 ‘S모텔’(054-781-5005) 등 읍내리에 여관도 많이 있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0.
울진 볼거리들 관동팔경 올라가 시 한 수 읊어볼까
울진 여행길엔 계곡과 숲과 바다를 한 코스로 꿰어 감상할 수 있다. 길가에 자리잡은 볼거리도 수두룩하다. ◎ 불영계곡·금강송숲 | 영주~봉화~울진으로 이어진 36번 국도를 타면 찻길 옆으로 이어진 불영계곡과 함께한다. 장쾌하게 굽이쳐 내리는 바위골짜기가 길 옆이나 전망정자에서 내려다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통고산 휴양림 부근에서 대광천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소광리 금강소나무숲’도 만날 수 있다. 불영계곡엔 신라 때 의상 대사가 창건한 절 불영사도 있다. 울진읍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있다.
◎ 민물고기전시관·성류굴 | 36번 국도 울진읍 못미처엔 민물고기 생태체험관이 있어 자녀와 함께 들를 만하다. 토종 물고기들을 관찰하면서 각종 어류의 생태를 배우는 학습관이다. 근남면 구산리엔 2억5천만년 전의 신비를 간직한 석회동굴 성류굴이 있다.
고려 때 처음 지어 중건을 거듭하다 일제 강점기 때 철거됐던 정자다. 월송정이 본디 있던 자리는 현 위치 뒤쪽 논 건너 예식장 자리였다. 월송정 문화해설사의 말씀. “1933년까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왜놈들이 옆에 해군부대를 설치하면서 ‘적 전투기의 표적이 된다’는 이유로 철거해 버렸지.” 망양정은 기성면 현종산 자락에 있던 것을 185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 바닷가 드라이브 | 백암온천에서 바닷가로 나와 후포~거일리~직산리(북쪽 방향)로 이어지는 8㎞의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이 길은 월송정으로 이어진 뒤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덕신교차로에서 오른쪽 길로 빠지면 오산리~근남면 진복리~망양정에 이르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연결된다.
◎ 봉평신라비 | 죽변면 봉평2리엔 국보 제242호인 신라비가 있다. 신라 법흥왕 11년(524년)에 세워진 비석으로 높이 2m, 너비 30여㎝의 사각형 빗돌 한쪽 면에 10행에 이르는 한문이 새겨져 있다.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한 과정을 적었다. 글·사진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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