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차 정기산행 오대산 상원사,월정사, 총회~
산행지: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비로봉
일시: 2014년 2월 16일
날씨: 맑음
참가 인원: 32명
원래가 2월은 약산 모객이 꽤나 힘든 달이다.
오랜만에 藥山 참석의 들뜸과
며칠 이어져 내린 영동의 폭설이 만든
깊은 눈 구덩으로 하루 낮 은둔의 기대감과 함께
각박한 삶으로부터 도피처를 찾아
오대산 상원사로 향한다.
무엇보다 눈 덮인 월정사 전나무 천년 숲길이 보고 싶었다
7시 홈플에서 마지막 손님을 태우고
32명을 겨우 채운 버스는 경부고속도로에 살짝 들어서더니
어느덧 중앙고속도로를 갈아 탄다
추운날씨에 시간을 절약하려고 차간에서 찰밥세트를 나눠 주신다.
아침 스폰은 서동수 천사님이시다.
오늘 최교석 대장님께서 포교사 시험을 치루는 날이기에
마침 雪山을 선물하듯 박상원 산행고문님께서
자기 이름하여 上院寺로 일일 가이드를 자처하셨다.
A조는 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원점회귀 7.5km구간~버스를 타고~월정사로
B조는 상원사에서 월정사 9km 아름다운 선재길을 걷는다.
10시 30분이 지나면서 어느덧 차는 월정사 옆길로 접어든다.
스패츠를 착용하고 아이젠을 준비하면서, 눈길로의 산행을 단단히 준비한다.
이어지는 상원사로 오르막 길..
유순하고도 넓찍한 월정사 골짜기는 순백의 풍광의 침묵에 빠져있고,
울창한 숲은 두터운 눈에 덮인 채 깊은 잠에 빠져있다
A조,, B조
시간은 공히 4시간 코스,,눈산을 올라 비로봉 정상을 밟느냐
안부에서 아름다운 선재길을 여유롭게 걷느냐는 선택을 두고서
몇 번 번복해야만 했다.
박대장님께서 오늘 코스가 쉽다 하시고,
특A조 김고문님, 조미경부회장, 애랑, 가끔 박태환 회장님 경애쌤,미자선생,,,오늘은
모두 A조로 합류하시기에, 선재길을 포기하고 A조로 나서기로 결정하였다.
발 아프다는 윤애란 회장을 꼬드겨 경북여고 47회 동기
조선희와 함께 3명이서 비로봉을 밟기로 했다.
김광기 고문님의 오늘 A조 합류는 감동이다.
2월 함빡 눈산에 급경사길을 올라 비로봉을
밟는다면 그는 아마 전국 1%안에 드실 것이다.
상원사 계곡 어드메 쯤에서 세조가 몸에 난 종기 때문에 혼자서 조심 씻고 있을 때
동자승 하나가 숲에서 놀고 있길래 씻어 달라 부탁하며
“어디 가서 임금의 몸을 씻어 주었다는 말을 하지 마라“
하자 “임금께서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보았다는 말을 마십시오”
계류에서 세조의 등을 씻어주었다는 문수동자와 나눈 이야기가 듣기는 듯하다.
11시 즈음 상원사 주차장에서 산행은 바로 시작되었다.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문수성지라고 새겨진 거대한 바위 비석앞에서
약산모두의 모습을 담은 한컷을 하고는 바로 상원사로 들어선다.
오늘 상원사~비로봉~상원사 코스 A조는 19명이다.
박대장님께서는 B조길을 안내하고는 바로 A조에 앞장서신다.
길옆에 ‘번뇌가 사라지는 길’ 표지판을 스쳐 상원사 계단을 오른다.
‘千古의 智慧 깨어있는 마음’ 이라는 현판을 보면서
잠시 명상에 잠기기도 전에 바로
급경사 계단을 오르니 8각9층 흰 돌탑이 경내를 지키고.
대웅전이 아닌 문수전이란 본원이,,, 여기는 문수보살을 모시는가 보다.
세조와 문수보살과 고양이의 일화가 문득 생각난다.
上院寺,,,월정사의 末寺라고만 여겼지만
이곳은 단종에게서 왕위를 찬탈한 세조의 속죄가 보이는 추억이 많고
또한 보물도 많다.
국보 36호,, 最古 아름다운 종 상원사 대종,,, 天音回香,,
그래,,, 좋은 소리는 향기가 되어 돌아오는 법이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과
이곳은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을 모신 문수전이 있다.
그밖에 구석 구석 볼거리가 많을 것이지만 갈길이 멀고
추운계절이라 대충 훓어 보고는 지나친다.
대구서 접근하기가 참 힘든 곳인데 빡빡한 일정에 쫒겨 아까운 생각이 든다.
언제 하루해가 긴 날 시간내어 월정사까지 좋은 숲길도 걸어보고
상원사 경내도 들어보고,,한번은 더 올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바로 이어지는 눈 덮인 계단길,,
적멸보궁의 수호 道樑 중대 사자암(中臺獅子庵)으로 오르는 된비알 길엔
초입부터 우람한 눈 덮인 전나무가 길가에 도열해 있다.
비탈에 인상적으로 가람구조로서는 특이한 5층 계단식형인
중대 사자암을 지나 잠시 휴식하고는 또 다시 된비알을 오른다.
그 길 따라 비로봉을 향한 산객은
마치 승려의 발걸음으로 깊은 深心과 深眼으로 산을 느끼는데
먼 산 딱따구리는 맹렬히 거목을 쪼아대고 까마귀들은 까악 정막을 깨친다.
유난히 참나무 전나무 거목들이 많은 이 拂法의 산은 한그루 한그루가 雪花다
억겹의 계단을 밞고 또 밟아
착잡하고도 황홀한
옷자락같이 내려 앉은 눈꽃더미
겨울에만 내리는 이 눈은
하필이면 추울 때 무얼 덮어 주려 내리는가?
구름과 바람과 눈꽃
여러 번 가던 길을 멈추고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절경이다
여백이 풍부한 눈 내린 풍광 앞에
하늘을 덮었던 구름안개가 벗겨지고 햇살이 골짜기 깊숙이 파고 든다
제 몸 무게만큼 끌어안은 사랑
얼마쯤까지 같이 할 수 있나 ,,
수천 生을 반복한데도 지금 사랑을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그러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이 맺은 인연이란 얼마나 至重한가,,
온 겨울을 이기고서야 꽃을 피우듯, 지키기 위한 용기가 있을 때
사랑은 더 아름다운 것
순수한 사랑 이기에 ,,,젊음이 부러운 이유이다.
마른 가지위에 한 웅큼 눈뭉치 시린 산 언덕을 오른다,,
사랑이 깊으면 증오는 눈 녹듯 사라진다고 했나?
오르막을 다한 지점에 적멸보궁입구을 보고 하산길에 들러기로 하고
갈길이 바빠 지나친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寂滅寶宮
寂滅이라 함은 ‘니르바나’,, .‘영원한 평안 혹은 평화’라 한다.
이곳은 불상이 놓여야하는 자리 뒤쪽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다.
또 다시 롤러코스트를 타듯 눈길을 헤치고 한참을 오르다
정상을 앞둔 지점에서 눈밭에 앉아 중식을 챙긴다
점심은 현미밥 한 덩이 묵은 김치 한 조각이 꿀맛이다.
차라리 배낭 속에 들때가 더 편했던 듯,,
밥과, 술, 차, 과일로 가득 채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빙판처럼 미끌리는 상행길을 밟을때 ,
누군가가 내려 오면서 흘린말
“아직 시작에 불과해요”,,얼마나 험 하길래,,문득 조령산 생각이 난다.
그때도 박대장님께서 가이드 하셨고,,최악의 상황이었지,,
박태환 회장님께서 ,,‘박대장 말은 믿어선 안된다’ 고 ㅎㅎ
하지만 힘들수록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는 것이다.
미끄럼 된비알을 있는 힘다해 오르다 보니,,
어느새 두 동기는 눈앞에서 사라졌다.
바로 뒤쪽 김고문과 이간사님께서 따라 오신다.
눈길은 험하고 길었고
비로봉은 드디어 나타났다
1563m 비로봉,,가장 높은 봉우리에 붙이는 이름이다..
사위가 툭 터인 시원한 전망이 압권이다.
한폭의 수묵화 같은 겨울산군의 너울대기,,
화사하게 피어난 설화 뭉게구름처럼 눈이 부시고 눈보라 휘몰아쳐간 흔적
시들어 버린 풀포기조차 환상의 흑백 작품이 되어 피어있다.
북으론 설악산이, 남으론 용평 스키장이,
동으론 동대산 너머 저 멀리 강릉시내까지,
서론 호령봉에 이어지는 한강기맥이 한 눈에 잡힌다.
비로봉 정상석에서 증명사진을 남기고
김광기고문님의 비로봉 정상진입을 애워싸 축하드리고 바로 하산길로 접어든다.
상행길에서 만났던 경애선생님과 미자 선생님은 보이시질 않는다.
상행길 보다 더 험한 하행길,,
아이젠을 했지만 미끌러져, 더러는 봅슬레이도 하면서
끈도 잡고 스틱을 쓰면서 안간힘을 쓰면서 비탈길을 내려온다.
중대사자암을 지나면서 산허리로 난 호젓한 산길로 접어든다.
전나무 참나무 거목들은 겨울산을 겁 없이 찾은 산객을 따뜻하게 품어 줄 듯
가지를 펼치고 있다. 간간이 눈폭탄을 맞기도 하면서 말이 필요 없는 시간이었다.
선희와 애랑 셋이서 고요하니 얼마나 걸었을까?
바로 상원사로 들어선다.
8각 9층 흰돌탑을 돌아서 돌계단을 내려 상원사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잠시후 김고문님의 후미가 도착하고 16시 10분
바로 차를 몰아서 B조와 특A조가 기다리는 월정사로 향한다.
이어 20분 차를 몰아서 평창 한우 고깃집에 도착한다.
오늘은 총회날
차기 회장단을 선출하는 날인데 정진교회장님께서 유임을 하시고
총무님은 극구 사양을 하신다.
전임 정동기 회장님께 공로패와 이 한길 총무님께 감사패를 전달을 하고
오늘 참석못하신 유람선님과 봄향기님께도 감사패가 준비되었다.
1년 개근과 정근하신 분 9분께 스틱을 선물하고
개근이지만 작년 스틱 수상자에게는 우의를 ,,
모든 회원들게 스카프를 선물한다.
약속된 6시를 조금지난 10분 바로 차는 다시 귀향길로 들어선다.
바깥은 이미 암흑이고 차가운 어둠 속을 달린다.
이어 마이크를 받아든 애랑은 맛갈나는 진행으로 흥을 돋군다.
버스와 함께 모두가 흔들리는 시간이었다.
하루 순백의 산길에서 들었던 ,,, 자장율사 독경소리와 풍경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설국에 든 스님의 미소가 문득 떠오른다
또 한달 잘 살아내고
다음 달 남해 거제도 지심도,,,시산제에서 뵙기를 청합니다,,,
좋은 시간 함께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눈도 어둡고,잡동사니가 복잡한 머릿속에서 마음먹은 대로 글이 잘되질 않지만,
윤회장이면 꼼짝못하는 저가 숙제를 마치게 됨을 감사히 여길뿐입니다.
좋은 날들 되시고 , 사랑하는 매일이 되시길,,,
첫댓글 옛 말에 "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똑같은 곳을 보고 왔음에도..저는 많이 못 보고 왔내요..저는 오대산 다시 갈 검니다.
조작가님 우야마 이렇게 잘 쓰노 하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소이다...같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를 반복하면서 눈덥힌 비로봉을 접수했었건만 난 그져 미끄러질까봐 땅만 쳐다보고 밧줄 잡고 하느라 주위가 하얗게 위로 겠습니다...
눈이 많다고 만 느낀것을 ..다시한번 나의 감성 부족을 느끼게 된다네...허나 국민 교육헌장에 있는 구절처럼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고" 타고나질 않은걸 우야겠습니까마는 조작가님이 나한테 꼼짝 못한다카이 대리 만족으로
오랜만에 약산 대표작가 조혜령작가님의 감성적이고 정감어린 산행후기를 대하니 반가움이 그지없네요,...
힘들게 올라간다고 못보고 못느낀 설경과 불사의 고사들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사랑과 인연의 아름다움도 설파해 주시니,..과연 약산 최고의 주필이시지요,...
조작가님의 후기를 볼 수 있는 즐거움이,...약산과 함께 언제나 있기를,...조작가님 고마워요,~~~
오랜만에 조북구회장님의 글을 보니 반갑네요~~~~역시 어휘력은 대단하고~~~~~"모범 산행후기"임을 인정합니다!! 수필가나 시인으로 등단해보시길~~~~~
비로봉 정상을 상상하는 이재미를 약산님들께서 이해하실까??
조작가님!! 후기 잘 감상했습니다.~
글솜씨 좋은 건 언제나 부러울 뿐 입니다.~~
윤회장님 말씀처럼 저마다의 소질....제 것은 ㅠㅠ..~~~
하얀눈에 눈이 멀어 비로봉까지 올랐고 그 쾌감은 말로 표현 못하고 단지 A조가 왜 그토록 기를 쓰고 올라가는지 고개가 끄득여 지는 산행이였습니다덕분에 월요일 부터 독한 것이 찾아와 몇일 고생하였습니다
강인한 체력이 부럽기만 합니다
역시 산행은 자기체력에 맞게 해야하나 봅니다
ㅎㅎㅎ미경님 감기몸살 앓았군요,ㅎㅎㅎ땀 많이 흘리고 열린주리로 찬기운이 들었나 보내요,..
조리 잘하셔서 빨리 쾌차하시고,..감기 조심하세요,~~~
@신세계로박태환 월요일날 좀 쉬면 좋을건데 바쁘게 지내다 보니 딱 걸렸어요그래도 짧은 시간에 낫기 시작 하네요
오랜만이구먼요 ㅎㅎ
겨울 눈산행의 아름다운 설경과 산행의 어려움을 잘 표현해 주셨네요.뻑 빠져봅니다.@#$%^&*
오랜만에 조작가님의 글솜씨에
월정사 전나무 숲길 몇번이라도 가보고 싶어요